새만금계획안에 '전북발전'은 없었다

새만금 간척용지의 토지이용계획 수립연구 공청회 열려

등록 2006.11.17 18:36수정 2006.11.19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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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난 4월 15년만에 새만금 방조제 공사가 완공됐다. 이날 농림부는 제1공구(가력도 부근) 1.6km의 개방 구간 중 마지막 남은 500m 구간을 연결함으로써 끝 물막이 공사를 모두 마쳤다. 사진은 방조제로 모두 연결된 가력도 부근 모습.

지난 4월 15년만에 새만금 방조제 공사가 완공됐다. 이날 농림부는 제1공구(가력도 부근) 1.6km의 개방 구간 중 마지막 남은 500m 구간을 연결함으로써 끝 물막이 공사를 모두 마쳤다. 사진은 방조제로 모두 연결된 가력도 부근 모습. ⓒ 전북도청 제공

마침내 새만금 토지이용계획안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11월 17일 전라북도 도청에서 그간 5개 국책연구기관에 의해 준비된 내용이 전북도민들의 관심 속에 3년만에 발표된 것이다.

새만금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왔다. 또한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왔다. 산업화, 근대화 추진과정에서 대규모 국토개발의 결정판이라 불릴만한 거대 사업이기에 그 관심은 높을 수밖에 없었다.

바다와 갯벌을 막는 이 거대한 토목사업은 길이만도 33㎞에, 전체 개발면적은 40100㏊로 서울의 2/3넓이, 여의도의 140배와 맞먹는 어마어마한 규모이다. 이토록 넓은 땅을 매립해서 무엇을 하려고 하였던가? 바다와 갯벌을 막아 농지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새만금의 대규모 토목사업은 순조롭지 못했다. 생명, 생태적 가치의 소중함이 지구적 차원에서 일반화되고, 풀 한포기조차도 소중히 여기는 시대가치가 시민의식으로 발전함으로서 그 사상 위에 새만금 문제는 환경보전과 지역개발이라는 심각한 논란거리를 제공하게 된 것이다.

새만금 민관공동조사단 등 치열한 주장이 맞서고, 305㎞ 부안에서 서울까지 성직자들의 감동적인 3보1배로 인해 국민들은 새만금 갯벌이 보전되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강고한 개발동맹체인 전라북도 지방정부와 지역 정치인들, 대규모 건설업체에 의해 새만금 개발사업은 계속 추진되었다.

특히 21세기에 걸맞은 대안적 경제발전에 대한 희망을 준비하지 못한 지방정부는 지역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새만금 개발환상만을 도민들에게 심어놓았고, 법원 역시 새만금 환상에 손을 들어주고 말았다.

결국 새만금 방조제 33㎞ 구간 중 2.7㎞만이라도 해수유통을 염원하던 그 많은 국민들과 지역주민, 종교인, 환경단체의 의견은 묵살된 채 2006년 4월 21일 새만금의 물길은 막히고 말았다. 수천, 수만년을 이어오던 강물과 바닷물의 만남은 이렇게 차단되고 말았다.


'철통보안' 새만금 이용계획안, 무얼 담았나

그로부터 6개월여가 지난 17일, 막힌 새만금의 간척용지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에 대해 공청회가 개최되었다. 철저한 비밀 속에 정부를 대표한다는 5개 국책연구기관에 의해 제시된'새만금 간척용지의 토지이용계획(안)'은 무엇을 담고 있을까? 과연 새만금의 신화를 꿈꾸는 전라북도 도민들의 희망이 담겨 있는가? 이제 국책연구기관들이 3년에 걸쳐 심혈(?)을 기울여 온 이 계획안으로 전라북도를 경제적으로 부유한 지방자치단체로 변모시킬 수 있을 것인가?


전라북도가 새만금사업을 통해 얻고자 한 것은 방대한 농지가 아니다. WTO, FTA에 의해 갈수록 축소되고 있는 국가계획이 엄존하고 있는데 과연 농지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전라북도가 원하는 것은 첨단산업시설이다. 지역의 소외를 극복하고 인구유출을 막을 수 있는 멋지고, 막강한 부를 창출할 산업시설을 원하는 것이다. 공청회에서 발표된 토지이용계획안은 이런 염원을 담고 있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5개 국책연구기관이나 전라북도가 선호할 수밖에 없는 대안3(만경수역 한시적 해수유통 및 집중개발), 대안4(만경수역 한시적 해수유통 및 분산개발)에서 토지이용계획은 농업용지 73%, 산업용지 5.2%, 관광용지 2.8%에 불과하다. 대안4도 이와 비슷하다. 그것도 2020년이나 2030년에 가서야 가능한 사업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만경강과 동진강의 수질문제가 여전히 큰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이번 발표에서도 보듯이 환경부가 제시한 만경강과 동진강의 수질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국토연구원의 발표에는 점차 수질이 개선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전주권의 개발확대, 방조제 완공으로 인한 해수유통차단 등으로 수질 악화는 불가피하다.

그런데도 대안3과 대안4안을 중심으로 토지이용계획안을 확정하려고 하는 것은 지극히 비정상적이다. 또한 간척지를 메울 토사량 확보도 불가능하고 용수확보 방안도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

'희망'없는 이용계획안... 3년 걸렸다?

새만금사업을 통해 얻고자 하는 전북의 희망은 이번 토지이용계획안에는 없다. 여전히 바다와 갯벌을 막아 농지가 되고 이것도 수질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원칙에서 한발작도 진척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무려 15년을 끌어온 이 새만금사업에 무엇이 담겼을까 하고 관심이 높은 많은 국민들과 전북도민들에게 이 계획안은 실망스러운 것이다.

아니 어쩌면 이미 예측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전라북도에게 새만금 간척사업은 방조제 공사 이외에는 그 어떤 의미 있는 사업이 결코 될 수 없었던 것이다. 환경단체가 제시한 계획안보다 훨씬 후퇴한 이 계획안이 무려 3년이나 걸려 5개 국책연구기관에서 나왔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같은 내용의 공청회가 서울에서 한번 더 예정되어 있다. 또 다시 이번 전주에서 발표된 내용이 반복해서 나온다면 이는 웃지 못할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새만금에 대해 열린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 환경단체가 제시한 부분개발안을 포함하여 다양한 의견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 전라북도 발전의 진정한 길이 무엇인지, 이를 위해 갯벌과 환경의 보전이 왜 전북발전에 필요한지 다시한번 발상의 전환과 노력이 경주되어야 한다.

끝으로 갯벌은 그 숨길이 열리는 순간 생명체들로 넘쳐날 것이다. 해수유통방안을 모색하고 부분 발전 안을 수용하는 진정한 상생의 길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 이글은 박진섭 생태지평 연구소 부소장(새만금 화해와 상생을 위한 국민회의 집행위원장)이 썼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글은 박진섭 생태지평 연구소 부소장(새만금 화해와 상생을 위한 국민회의 집행위원장)이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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