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눈도 뜨지 않은 갑비 새끼들이 오물오물 뭉쳐 있습니다.이승숙
지난 수요일(15일) 아침이었다. 가족 모두가 늦잠을 자서 아침부터 경황이 없었다. 고등학생인 아들은 오전 7시 50분까지 학교에 가야 하는데 우리 가족은 7시가 다 된 시간에 일어나고 말았다. 그래서 모두들 정신없이 설쳐야만 했다. 나는 밥 챙겨먹을 시간이 없는 아들을 위해서 과일과 음료수를 챙겼다.
집 안팎을 둘러보러 나갔던 남편이 집 안으로 들어서며 그랬다.
"갑비 새끼 낳았더라."
우리 집 삽살개 갑비가 새끼를 낳았단다.
"갑비가 새끼를 낳았다고? 아니 언제 임신했는데 새끼를 낳은 거야?"
"응, 며칠 전에 보니까 갑비 배가 좀 부른 거 같고 젖꼭지가 좀 달라 보이더라. 그래서 임신했나 생각했는데 임신 했었나 봐."
그러자 수능 시험을 앞둔 딸아이가 그러는 거였다.
"안 그래도 어젯밤에 계속 끙끙거리는 소리가 났어요. 난 그 소리가 무슨 소린가 했는데 갑비가 새끼 낳는 소리였나 보네."
딸아이는 지난해에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했다. 그래서 올 한 해 동안 집을 떠나서 서울에서 공부를 하다가 수능 시험을 앞두고 집에 돌아온 참이었다.
우리집 삽살개 '갑비', 수능 전 날 새끼를 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