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애의 심정으로 열렬히 환영함니다"

북한, 금강산에 정치 구호 아닌 관광 입간판 세워

등록 2006.11.22 18:07수정 2006.11.22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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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난 10월의 금강산

지난 10월의 금강산 ⓒ 안서순

"동포애의 심정으로 열렬히 환영함니다."

길이 10여m, 높이 1m 정도 크기의 붉은색 바탕 간판에 흰색글씨로 이같이 적혀있는 구호가 금강산 눈썰매장에서 온정각 문화회관 사이에 있는 삼일포 가는 삼거리에 세워져 있다. 이 자리는 차를 타고 지나는 금강산 관광객들의 눈에 쉽게 띄는 곳이다.

22일 현대아산 금강산 관광홍보 관계자는 "이 간판을 우리가(현대아산) 처음 발견한 것은 지난 17일이나 정확히 언제 세워졌는지는 모르고 최근에 세워진 것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정치구호가 아닌 관광선전을 담은 입간판을 세운 것은 북한 핵 이후 금강산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자 금강산은 안심하고 와도 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정치선전구호가 아닌 이 같은 파격적인 '관광선전입간판'을 세우고 현대아산이 금강산 관광8주년을 기념해 '금강산 관광권을 상품으로 하는 이벤트와 2박3일에 기존 46만원인 2박3일 금강산 관광비용을 특별할인명목으로 29만원까지 내리는 등의 혜택을 주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관광객은 턱없이 줄고 있다.

최근 금강산 관광객 수를 보면 10월 2만2000명이고 11월에는 20일 현재 7000명에 불과해 이런 추세대로라면 11월은 10월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2월에는 예약자가 1만여명이나 실제 관광에는 몇 명이 나설지 예측하기 어렵다. 현대아산은 "겨울철 비수기인 면도 있으나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걱정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통일부가 '금강산 관광이 대북인식에 미친 영향'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7.5%가 '금강산 관광을 통해 북한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됐다'고 대답했고 '변화없다'와 부정적 변화가 각각 20,4%와 2.1%로 나타났다. 금강산 관광객 대다수가 금강산 관광을 통해 북한을 긍정적인 면에서 새롭게 인식하게 됐다는 것이다.

통일부는 "금강산 관광사업은 분단과 대결을 넘어 남북대화의 물꼬를 튼 첫 번째 남북경협사업으로 민족경제공동체의 기반건설을 위해 서해의 개성공단과 더불어 동해의 발전축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1998년 11월 20일 봉래호가 동해항을 출발하는 것으로 시작된 금강산 관광이 8년 만에 가장 어려운 상황과 마주하고 있다. 이러한 원인은 북한 핵 실험의 후폭풍에다 부동산 시장과 정치상황 등 복잡한 문제까지 겹친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 5월께는 2004년 11월 착공해 올해 10월 18홀 공사가 마무리된 금강산 골프장이 시범 라운딩을 거쳐 클럽하우스가 완성되는 10월부터 본격적인 라운딩을 시작한다. 현대아산은 또 내금강 코스를 개발하기위해 지난5월 답사를 모두마치고 내년 봄부터 이 코스에 대한 관광도 시작할 계획이다.


게다가 2020년까지 원산지구, 동정호지구, 통천지구 등 모두 10개소에 이르는 관광특구를 개발할 예정으로 있다. 현대아산은 금강산을 배경으로 한 휴양, 문화시설이 들어설 경우 친환경적인 국제적인 명소로 되어 일일 1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오고가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음 '아고라'의 자유토론방에 '철학자'라는 아이디를 갖고 있는 네티즌은 "금강산 가기 운동으로 평화의 힘을 보여주자"며"그렇게 많은 인원이 아니라고 좋다, 수백, 수천이어도 좋다, 북한 핵실험을 계기로 냉전세력이 남북간의 대결구도를 부추키고 선동하고 나서는 시점에서 '금강산 가기 운동'을 통해 이들의 공세를 무력화 시키고 평화의지를 보여주자"고 주장했다.
노사모는 올해 해넘이와 내년 해맞이 행사를 금강산에서 가질 계획이다.

노사모 통일위원회는 "북한이 핵실험을 한 후 남북관계는 조심스럽게 새로운 행보를 내딛고 있다"며 "금세라도 전쟁이 날 것처럼 설레발을 더는 언론의 부추김은 있었지만 국민들은 현명하게도 개성공단 제품을 꾸준히 사주고 금강산에 더 많이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한 핏줄 한 민족을 이어주는 소중한 만남의 끈을 더 많이 있는 것이 평화의 밑천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같이 금강산 관광에 적극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금강산 관광 안가기가 북핵으로 인한 전쟁에 대한 불안과 혼란을 막는데 기여하는 일이다'며 적극적으로 금강산 가기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기도 하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핵 이후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관광객이 줄고 있으나 이는 북핵 문제만이 아닌 계절적으로 비수기인 점도 영향도 있고 또한 관광객이 줄어들었다고 '위기'라고 바라보는 시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금강산 문제가 남북문제만이 아닌 외부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어 정부 입장은 적극적인 정책을 세우기보다는 현재 진행되는 것이 차질없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관리하면서 지켜보고 있는 입장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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