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조선중고급학교 체육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선생님과 2인3각 경기에 참가하고 있다.박은영
기사에 의하면 홋카이도(北海島) 조선학교에 걸려온 11건의 협박전화를 비롯해 센다이(仙台市), 삿포로(札幌市), 코야마(小山市) 등의 조선학교에 '북한에 돌아가라', '학생의 안전을 생각한다면 폐교하라'라는 내용의 전화가 연이어 걸려왔다.
일본에 살고 있는 재일 조선인들은 조선인으로 살고 싶은 마음에, 또 자신의 아이들을 조선인으로 키우고 싶어서 조선학교를 만들고 이를 지켜왔다. 하지만 북한의 핵 실험 같은 민감한 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살얼음판 위를 걷는 듯 긴장해야만 했다.
현재 일본 전국에는 71개의 조선학교가 있고, 약 1만2천명의 학생들이 등록되어 있다. 재일조선인들의 주요 거주지에 속하는 교토시의 조선학교에는 중급학교에 130명, 고급학교에 114명 정도의 학생들이 속해있다. 이들 중 일본 대학과 조선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각각 30% 정도씩이다. 나머지 학생들은 취직을 하거나 전문학교에 진학한다.
이들이 배우는 수업 과정은 일본학교와 같다. 그러나 조선어와 민족교육을 병행하는 까닭에 전체 교육시간은 다른 일본학교에 비해 1505시간 정도 길다.
오늘의 조선학교가 있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 10년 전 교토에 있는 제2초급학교(한국의 초등학교에 해당)에 교장으로 부임한 오성원씨. 10년 전만 해도 조선학교에 대한 일본사회의 편견은 지금보다도 대단했었다고 한다.
"저는 딸아이에게 '치마저고리를 입고 당당하게 학교에 가라'고 말했지만, 딸아이는 '아버지는 아무것도 몰라요'라며 울음을 터뜨리더군요. 하굣길에 딸아이의 친구가 뒤에서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더래요. 그 바람에 넘어져서 얼굴을 부딪치고, 벌겋게 부어서 피까지 났더라고요. 그땐 정말 괴로웠습니다."
아직도 일본 사회 속의 재일조선인들에 대한 차별은 여전하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조선학교를 바로 알고, 알리고자 하는 움직임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 한가운데 '조선학교 판넬전'이 있다. 조선학교 판넬전은 무지와 편견으로 인해 차별당하는 조선학교의 현실에 공감하고 이를 개선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모임이다.
교토시와 인근 대학의 학생들이 모여 판넬을 제작, 각 학교를 순회하며 전시회를 연다. 2006년 6월경부터 적은 인원으로 시작한 모임이 어느새 교토의 유력 일간지인 <교토신문>에 실릴 만큼 성장했다. 교토대학, 도시샤대학, 교토외국어대학 등에서 각 학교의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어느덧 열 차례가 넘게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편견과 차별 속에서 피어난, '조선학교 판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