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가 쉬어가기 좋은 곳, 갈대보다 줄기가 질겨 돗자리를 만드는데 사용하기도 했다고 한다.김민수
부들은 아주 단순하게 생겼다. 이파리와 기다란 줄기를 쑥 내밀고 소시지 같은 꽃 같지도 않은 꽃을 피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꽃꽂이의 소재로 많이 사용된다. 간결하고 시원하게 생긴 모양새가 다른 꽃들과는 달라 전체적인 미(美)를 조화롭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단순한 것(simple), 그것은 '텅 빈 충만'과 닮았다. 거추장스럽게 자기를 치장하지 않고도 넉넉하게 살아가는 것, 단순한 삶이지만 그 안에는 심연을 알 수 없는 깊이 있는 의미가 있는것, 그것이 예수의 삶이요 그의 설교였다. 그런데 신학자들은 수없이 많은 교리들로 치장을 해서 그 당시 어린아이부터 배우지 못한 무지렁이들조차도 다 알아들을 수 있었던 예수의 메시지를 신학자들조차도 알지 못할 말로 바꿔버렸다.
단순한 것을 복잡한 것으로 바꿔가면서 미궁에 빠진 것이다. 예수가 이 땅 어느 교회에 가서 고개를 끄덕이며 설교를 들을 수 있을까? 이젠 예수 없는 교회, 예수 없는 설교만 남은 것은 아닌가? 삶과 괴리된 설교, 삶이 없는 성서중심, 그것은 이미 예수의 이 땅에 오심의 의미와는 너무 먼 길에 서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