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비트 소리에 맞춰 온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비보이. 화려한 몸놀림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배성환(28)씨는 "몇 년 사이에 매스컴에서 많이 다루던데요, 저절로 관심을 두게 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한때 언더그라운드의 동아리 모임 정도로만 알려졌던 비보이가 현재 전국에 3천여 명. 최근 TV나 공연 등에 자주 등장하며 비보이는 한국 대중문화의 새로운 물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비보이의 기이한 춤동작은 브라질 고유무술 카포에라, 아프리카 부족의 춤동작, 체조의 안마 등 다양한 움직임들이 합쳐져 만들어진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1980년대 중반 주한미군방송의 '소울트레인'이라는 프로그램에 등장한 흑인들의 춤을 보고 흉내 내면서 시작됐고 그 후 이태원 클럽에서 주로 공연이 이뤄졌다고 한다.
1990년대 후반부터 힙합 문화와 함께 비보이도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1990년대 후반 비보이라 지칭하는 최초의 그룹 '익스프레션'이 결성되었고 T.I.P, 스파크, 서브웨이 등 팀들이 계속 생겨났다.
2001년 독일에서 열린 세계대회 '배틀 오브 더 이어'에서 '비주얼쇼크'라는 국내 팀이 수상하며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그 후 각종 세계대회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진입하는 등 한국의 비보이 팀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BRI@비보이는 랩퍼, 디제이, 그래피티와 함께 힙합을 구성하는 4개 구성 요소 중 하나로 간주된다. 일반적으로 비보이는 브레이크 댄스를 추는 사람이며 힙합은 웨이브, 팝핀(몸의 관절을 튕기듯 끊어주는 것), 락킹(음악에 맞춰 동작을 잠깐 고정하는 것)을 하는 사람으로 구분된다.
힙합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비보이는 바닥에 가까이 붙어 춤을 추기 때문에 플로어댄스(Floor Dance)로 불린다. 선 채로 춤을 추는 힙합은 스탠딩댄스(Standing Dance)로 불린다.
비보이는 영화, 광고, 음반, 게임, 공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올해 들어 서로 다른 코드를 접목한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나 비보이가 함께한 댄스 퍼포먼스 '더 코드' 등이 관객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뮤지컬 형식인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의 경우 외국인이 전체 관객의 20%에 이르렀다. 비보이는 '난타' 이후 한류의 새로운 전략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문화평론가 원종원(38)씨는 "언어적 한계를 춤이라는 동작으로 뛰어넘는 비언어극이기 때문에 국제 시장 진출에 유리하다"고 평했다.
국내 비보이들이 세계에서 각광받는 이유는 한국적인 문화코드와 결합해 새로운 창조력을 일궈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의 비보이들이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춤을 추는 것 이외에 연기와 노래 등 배우의 능력을 갖춘 비보이의 숫자가 많지 않고, 개런티를 받거나 스폰서 기업을 두고 있는 비보이 팀도 열 팀 정도가 고작이다. 얼마 안 되는 팀이 장기간의 공연을 소화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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