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동안 더 낸 보험료 받으세요"

건강보험관리공단 직원 사칭한 사기전화를 받다

등록 2006.12.07 17:13수정 2006.12.0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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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7일 오후 3시 20분경. 따르릉 전화가 왔습니다.


"여보세요?"
"네. 여기는 건강보험관리공단인데요. 000씨(남편이름)가 지난 5년간 납부한 건강보험료에서 환급금이 발생하여 돌려드리려고 전화 드렸습니다."
"지금 통화할 수 없는데요.(집에 없어서... 평일 그 시간에 집에 있을 시간이 아닌데...) 전화번호를 알려드릴까요?"

"그럼 전화 받는 분은 어떤 관계신가요?"
"부인인데요."
"네. 그럼 부인 되시는 분 전화번호를 알려 주세요."
"네. 000-0000-0000."

@BRI@뭔가 좀 이상하네요. 본인이 아니면 처리할 수 없는 일 아닌가요? 번호를 말하는 발음이 너무나 이상합니다. 문득 <오마이뉴스>에서 전화사기 당했던 기사가 생각났습니다. 그 때도 전화한 사람 말소리가 중국동포 말투라고 했지요.

"잠시 후에 저희 담당 직원이 휴대폰으로 전화를 할 것입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지금 제게 전화하신 분이 우리나라 사람 맞습니까? 발음이 무척 이상하군요. 중국동포신가요? 국민건강관리공단 직원 맞습니까?"
"네, 중국에서 건너와 건강보험관리공단에서 일하고 있는 정식직원 맞습니다."

"그럼 본인 이름을 말씀해 주세요. 제가 직접 공단에 전화해서 지금 전화하신 분과 직접 통화를 하지요."
"네. 제 이름은 김00입니다.(이름이 기억이 안 남.) 그리고 고객이 직접 전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저희 쪽 담당 직원이 전화를 할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지금 제가 직접 전화로 확인을 하지요."
"아니 고객이 저희 쪽으로 전화를 하는 것이 아니고, 저희 쪽 담당 직원이 전화를 할 것입니다.(당황하지도 않고 침착하게 말하는 중국동포의 목소리는 무척 뻔뻔스럽습니다. 목소리도 안 떨리네요)."

전화를 끊고 곧장 건강보험관리공단으로 전화해서 직원과 통화를 합니다.


"방금 전에 보험료 환급한다는 전화를 받았는데, 지금 공단에서 전화로 환급을 해 주는 것이 사실인가요? 얼마 전부터 계속 기계음으로 그런 전화가 오다가 오늘은 중국말투를 사용하는 여자에게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네. 요즘 그런 일이 많다는데, 모두 사기 전홥니다."

이번에는 전화국에 전화를 했습니다.

"이러이러한 전화가 왔는데, 발신지 추적이 안 되어도 통화내역이라도 뽑을 수 있을까요?"
"요즘 그런 전화가 많이 온다고 전활 주십니다만, 거는 전화는 비용이 발생되어 기록이 남지만, 받는 전화는 수신자 부담이 아닌 모든 경우에는 기록이 남지 않습니다. 또한 발신지를 숨기고 전화를 하는 경우 발신자번호도 추적할 수 없습니다."

"그럼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경찰에 신고를 한다거나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요즘 그런 일로 신고가 되어, 경찰에서 용의자를 몇 명 잡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 걸려 온 전화통화를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럼 스스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나요? 제가 알려 준 제 전화번호로 제게 어떤 나쁜 일이 생길 확률도 있나요?"
"전화번호로 고객을 은행으로 유인하여 직접 인출하는 방법 말고는 그 전화번호로 다른 일을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 오후에 일어난 일입니다. 남편 이름을 알고 있다는 것과 집 전화번호를 알고 있는 것. 너무나 뻔뻔스럽게 침착한 전화가 사기꾼의 수법인 줄도 모르고, 친절하게 전화 받은 제가 무척 바보 같군요.

이 글을 쓰는 중에 또 전화가 오는군요. 아까 알려준 제 핸드폰으로요. 모르는 번호지만 받습니다.

사용하지 않는다는 전화번호
사용하지 않는다는 전화번호정민숙
"여보세요? 고객님? (아까 그 목소리의 여자군요.)"

제 목소리를 듣더니 황급하게 전화를 끊었습니다. 발신번호를 보니 001-8617-91100으로 뜨는군요. 다시 그 번호로 통화를 누르니 "지금 거신 전화번호는 사용되지 않는 번호입니다. 다시 확인 후 걸어주세요"라는 음성안내가 나오는군요.

이번에는 112로 전화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이런 전화가 오는데 어떻게 신고를 하면 될까요?"
"네. 주소를 알려주시면 경찰이 출동을 하겠습니다."

"출동하셔도 전화 말고는 아무 것도 말씀 드릴 것이 없는데요."
"네. 지금 그 건으로 조사를 하는 중입니다. 혹시라도 은행으로 가셔서 현금인출기에 카드를 집어넣지 않도록 하시고요. 가족들과 특히 부모님들께 주지시켜주세요. 그리고 국세청 직원이라는 사기도 극성이니 조심하시도록 하세요."

혹시라도 이런 전화를 받을 때 어떻게 하면 잡을 수 있는지 방법 좀 알려주세요. 그리고 이런 전화를 받았어도 사기 당하지 않도록 조심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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