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록의 여배우들 겨울무대 달군다

박정자·손숙·김혜자 등 중견 연기자들 연극무대 ‘러시’

등록 2006.12.12 11:52수정 2006.12.12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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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채혜원 기자] 김혜자, 박정자, 손숙, 윤소정, 정영숙 등 중년 여성 배우들의 활약으로 연말연시 연극무대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 김혜자씨는 12월 5일부터 아르코예술극장 무대에 올려지고 있는 연극 ‘다우트(Doubt)’에서 냉철한 수녀 엘로이셔스 역을 소화하고 있다.

그동안 드라마 ‘궁’, ‘전원일기’ 등에서 보여준 부드러운 이미지를 벗고 의심 많고 냉철한 수녀로 변신했다. ‘다우트’는 인간 내면에 잠재한 의심과 의혹에 관한 철학적 주제를 미스터리 심리극으로 다룬 작품으로 2005년 퓰리처상과 토니상 등 미국의 주요 연극상을 휩쓴 화제작이다.

내년 초 무대에 올려지는 ‘신의 아그네스’는 박정자씨와 손숙씨가 1992년 공연 이후 15년 만에 같은 배역으로 조우해 벌써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손숙씨는 자신이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까지 그만두고 연습에 몰두하는 열정을 보이고 있다.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로 수많은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신 배우 박정자씨는 두 딸을 둔 엄마지만 자식을 버리고 수녀로 살아가는 미리암 원장 역을 맡아 손숙씨와 호흡을 맞춘다. 아그네스는 ‘신성함’이라는 뜻을 가진 여자 이름으로, 이 작품은 1982년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첫 공연된 이래 ‘여성들의 에쿠우스’로 불리며 지금까지도 여성 관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연극 ‘강철’은 남편을 살해한 한 여성이 15년 동안 감옥에 수감되어 있다가 한 번도 만나지 못한 딸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심리극이다. 영화 ‘왕의 남자’, ‘올가미’ 등을 통해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펼쳐온 배우 윤소정씨가 남편을 살해한 제이 역을 맡아 여성폭력 문제에 대해 냉철하게 이야기한다.

@BRI@이 작품은 여성 관객들을 위한 특별 이벤트도 따로 마련했다. 오는 12월 16일에는 김애실 한나라당 국회의원과 김 의원의 모교인 경기여고 학생들이 함께 공연을 관람하고 대화의 시간을 가진다. 이어 12월 20일부터는 한국여성재단과 함께 격주 수요일마다 여성 관객 10명을 무료 초대하는 문화 나눔 행사도 진행한다. 초청 대상은 평소 공연 관람이 어려운 저소득층 여성들이다.

TV 드라마 ‘인어아가씨’에서 주인공 아리영의 어머니 역을 맡은 것을 비롯, 올해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 또 다른 어머니 역할을 선보인 정영숙씨도 연극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12월 31일까지 유시어터에서 공연되는 연극 ‘황금연못’을 통해서다. 이 작품은 추위로 얼어붙은 관객들의 마음을 노부부의 사랑과 가족의 소중함으로 따뜻하게 녹여주고 있다.

관록 있는 연기로 눈물과 웃음을 선사해 온 중년 여성 배우들. 관객들은 극장으로 향하는 총총걸음으로 그들의 변함없는 열정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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