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이 웃어른께 존댓말을 쓴답니다"

경남 창녕 대지초교, 효행교육 차원 '높임말 쓰기' 교육... 3년 만에 100% 사용

등록 2006.12.15 16:56수정 2006.12.1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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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창녕 대지초교 전경.

창녕 대지초교 전경. ⓒ 대지초교


전교생이 웃어른에게 존댓말을 쓰는 학교가 있다. 경남 창녕 대지초등학교(교장 이준형)가 효행교육 차원에서 '존댓말 하기' 교육을 벌여 효과를 보고 있다.

이 학교가 학생들에게 존댓말을 생활화하도록 한 것은 3년전부터. 당시 학생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았더니 30% 미만만이 웃어른에게 존댓말을 쓰고 있었는데, 지금은 전교생 모두가 존댓말을 생활화하고 있다.

@BRI@대개 어린이들은 아버지와 할아버지에게는 존댓말을 쓰지만, 어머니나 할머니에게는 존댓말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학교도 3년전 조사를 해봤더니, 할아버지와 아버지에게는 70% 이상이 존댓말을 썼지만, 할머니나 어머니에게 존댓말을 쓰는 비율은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지초교는 학생들의 바른 인성지도를 위해 ▲등하교시 인사하기 ▲부모님께 높임말 쓰기 ▲심부름 잘하기 ▲사랑의 편지쓰기 ▲1인 1예절 실천하기 5대 약속을 생활화하도록 지도했다. 학생들에게 5대 약속을 생활화하고 존댓말을 사용하도록 심층지도했다.

대지초교는 2003년 3월부터 '예쁜 내 모습' 생활본을 활용, 존댓말을 사용하도록 지도했으며 매일 일기쓰기와 함께 자신의 하루 생활을 체크리스트 작성을 통해 반성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2004년 7월 조사에서는 전교생 50여명 가운데 91%의 학생들이 존댓말을, 그리고 지난 10월 전교생 4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0%의 학생들이 존댓말을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 학교는 학교장 명의로 '존댓말 인증서'를 학생들에게 주어 계속 이를 습관화하도록 했다.

김석연 교감은 "우리집도 그렇지만 시골이고 도시고 할 것 없이 아이들이 웃어른에게 반말 비슷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효행의 근본은 말에서 나온다고 보고 아이들한테 말 바꾸기 교육부터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교사들을 대상으로 연수도 했고, 아이들이 존댓말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느끼도록 했으며, 매일 지도하고 점검하니까 서서히 좋아지기 시작했다"면서 "그런데 방학을 지나고 나니 사용률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는데, 1년 정도 교육을 하니까 습관으로 되더라"고 설명했다.

이 학교는 식사 전후 인사하기 교육도 벌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개 어린이들의 경우 식사 때 반찬이 맛이 없다며 투정을 부리는 경우가 있는데, 식사 전에 "잘 먹겠습니다"는 인사부터 하게 해 효과를 보게 되었다는 것.


집에서 밥을 먹을 때나 학교 급식소에서 식사를 할 때도 그 같은 교육을 강조했다. 급식소에서는 식사를 받아올 때도 "감사합니다"나 "잘 먹겠습니다"라고 인사를 하고, 식사 뒤 식기를 반납할 때도 "잘 먹었습니다"는 말을 하도록 했다.

이석연 교감은 "아이들이 존댓말을 쓰고 밥상머리에 앉아 인사까지 하니까 부모들이 '우리 아이 아닌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며 더 좋아한다"면서 "생활 속에서 쉽게 지나쳐버리기 쉬운 생활예절을 직접체험을 통해 익힘으로써 학생들은 효행과 예절을 가정과 사회에서 직접 실천하는 방법과 마음가짐을 다지는 예의바른 학생으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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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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