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도 걱정없이 경운기 탄다

경남 거제 동부번영회 경운기에 야광표시판 부착

등록 2006.12.20 14:21수정 2006.12.2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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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동부면 연담마을 김봉률씨가 야광 표시판을 가르치고 있다

동부면 연담마을 김봉률씨가 야광 표시판을 가르치고 있다 ⓒ 김석규

“해가 지더라도 여유있게 일을 마치고 경운기를 타고 집으로 오더라도 큰 걱정 없이 올 수 있게 돼 번영회가 고마울 따름이다.”


경남 거제시 동부면 경운기들은 밤에 운행해도 교통사고 걱정이 없다.

동부면번영회(회장 박찬식)가 밤에도 잘 보일 수 있도록 동부면 18개 마을 경운기 350여대에 새 야광안전 표시판을 붙였기 때문이다.

동부에 경운기 야광표시판이 붙여진 것은 지난 11월. 동부번영회에서 23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야광표시판을 주문, 350여대의 경운기에 붙였다.

이 사업은 박찬식 번영회장이 지난 10월 옆집 할아버지가 밤에 경운기 사고로 숨지면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밤에도 경운기가 잘 보이도록 야광안전 표시판을 좀 더 크게 잘 보이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 나서면서 시작됐다.

번영회 회의를 통해 경찰들이 쓰는 야광띠와 같은 광섬유를 붙이면 어떨까 싶어 광섬유를 지름 20㎝ 크기의 원으로 잘라 경운기 뒤에 붙였다.


그리고 밤에 어느 정도 거리에서 식별이 가능한지 직접 실험까지 했다. 그 결과 40m 뒤에서도 안전표시판을 볼 수 있었다. 기존의 안전표시판이 10m 전방에서 겨우 식별이 가능했는데 비하면 큰 성과였다.

또 오래되더라도 형광물질이 바래거나 퇴색되지도 않아 기존의 안전표시판에 비해 월등한 식별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곧바로 번영회에서 230여만원의 예산을 확보, 안전표시판을 주문, 제작해 동부면사무소와 이장들의 협조를 얻어 마을별로 돌아가며 11월 한 달 동안 350여대의 경운기에 붙였다.

번영회가 경운기에 붙인 야광표시판은 동부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동부면 연담마을 김봉률(70)씨는 “겨울은 해가 빨리 지기 때문에 해가 지기 전에 경운기를 몰고 와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도 많았었는데 새 야광표시판 때문에 큰 걱정을 덜게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나도 번영회원이지만 번영회가 마을의 작은 것에서부터 지역의 안전과 발전을 위해 좋은 일을 한 것 같다”면서 “동부에서 경운기 사고는 앞으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찬식 번영회장은 “밤에 일어나는 경운기 사고는 사망사고로 직결되는 경우가 많아 걱정이 많았는데 새 야광 표시판으로 농민들의 사고위험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거제 전역의 경운기에 밤에도 잘 보이도록 야광 표시판을 붙여 야간운행 안전을 확보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박 회장은 거제우체국 운영회의에서 경운기의 야광 표시판처럼 집배원들의 오토바이에도 적극 활용할 것을 주문, 우체국에서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덧붙이는 글 | 거제신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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