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시민기자들, '사는 이야기'팀이 '대지를 지키는 모임'을 찾았다.송성영
한국에서 '유기농'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70년대부터지만 농민운동차원에서 논의가 된 것은 80년대 중반 이후부터다. 박정희와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군사독재에서의 농민운동은 종교(가톨릭농민회와 기독교농민회)라는 우산 속에서 활동할 수밖에 없었다.
농민회는 1987년 6월 항쟁을 거치면서 종교적 울타리를 벗어나 전국농민회총연맹을 결성하게 됐고 기존의 기독교농민회와 가톨릭농민회는 새로운 길을 모색해 생명공동체 운동이라는 개념 속에서의 유기농 운동을 시작했다.
@BRI@처음에는 '유기농이 부자들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냉소적인 시각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톨릭농민회에서는 원주교구의 한살림을 시작으로 유기농 운동을 생명공동체 운동의 핵심과제로 전개해 갔고, 기독교 농민회에서도 정농회와 협력하면서 생명공동체 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판로가 문제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살림이 만들어졌고, 생협들이 만들어졌다. 유기농산물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은 한국이나 일본 모두 마찬가지였다. 실제로 백화점에 나오는 유기농산물을 보면 20%가 아니라 30% 이상 비싸다고 한다.
우리 일행 중에 한 사람이 질문했다.
"질 좋은 유기농은 결국 가난한 사람들은 먹지 못하고 돈 있는 사람들만 먹게 되는 게 아닌가?"
이에 대해 '대지를 지키는 모임'은 "유기농산물은 일반 농산물보다 18~20% 정도 비싼데, 유기농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음식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다. 그만큼 식비 값이 떨어진다"고 답했다.
"유기농 생산자의 입장에서 볼 때 유기농산물은 일반 농산물에 비해 노동력이 배 이상 들어간다. 이에 비해 생산량이 적다. 그러니 비쌀 수밖에 없다. 더불어 자연환경을 살린다는 측면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는 것.
누구를 위한 유기농인가?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일본의 '대지를 지키는 모임'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의 '한살림'이나 '생협'들이 끊임없이 준비해 놓고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그 답을 NGO 활동에서 찾아갔다. 환경을 살리고, 쌀을 지켜내고, 원전을 반대하고, 아이들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운동 등이야 말로 유기농을 통해 얻은 이익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분명한 작업이라고 보았다.
'대지를 지키는 모임'은 오래 전부터 환경문제며 '쌀 지키기 운동'을 비롯한 농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다양한 운동을 벌여왔다. 지난해 우리농민들이 바다에 뛰어들고 삼보일배를 했던 홍콩에서의 WTO 반대 시위에도 참여했다고 한다.
또 이들은 꾸준히 원전반대운동을 펼쳐나가면서 '100만 명 촛불의 밤' 행사를 펼쳐나가고 있었다. 전등 대신 초를 켜고 에너지 절약과 지구 온난화 방지에 동참하는 '캔들 나이트'라 불리는 이 운동은 2001년 미국에서 '정전 운동'으로 시작됐다. 그 이듬해 일본에 건너와 '대지를 지키는 모임' 주도로 열리고 있는데 현재 세계 12개국에서 동참하고 있다.
왜 가난한 사람들은 유기농을 쉽게 접할 수 없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