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가장 힘센 것은 무엇일까?

[독후활동]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 나만의 '수탉'이야기

등록 2006.12.23 11:24수정 2006.12.2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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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세상에서 가장 힘센 것이 뭐라고 생각하니?

"폭력이오!"
"돈이오!"



그런 것 말고 다른 건 없을까? 눈에 보이는 것 말고 보이지 않아도 힘이라고 느낄 수 있는 거 말이야.

"능력이오!"
"사랑이오!"
"웃음이오!"


@BRI@아이들은 저마다 힘이라고 느끼는 생각을 말했다. 유성도서관 독서동아리에 모인 4학년 아이들. 오늘은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을 읽고 '나만의 수탉이야기'를 쓰거나 그리기로 했다.

이 책은 그림책으로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가족의 의미와 그 힘에 대해 일깨워 준다. 살아가면서 무엇이 진정한 용기인지, 힘센 수탉과 수탉의 가족들을 통해 물리적인 힘보다 가족들의 사랑과 지혜의 힘이 얼마나 큰 힘인지 보여준다. 그림동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힘센 수평아리 한 마리가 태어났다. 수평아리는 자라면서 더 씩씩해지고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이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자기가 세상에서 힘이 가장 세다고 나타난 또 다른 수탉이 나타난다. 수탉은 새로 나타난 수탉에게 싸움을 할 때마다 진다.


세월이 흘러 수탉은 자기 힘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고 슬픔에 빠진다. 그때 수탉의 부인이 다가와 건강하게 자라는 손자와 손녀들, 알을 잘 낳는 딸과 힘센 아들들을 보여주면서 여전히 그가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임을 알려준다.

a 환갑을 맞이한 수탉내외의 가족들.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재미마주) 본문에서).

환갑을 맞이한 수탉내외의 가족들.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재미마주) 본문에서). ⓒ 한미숙

진정한 힘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그 힘은 어떤 때 써야 할까? 책의 내용을 기본으로 극본과 만화로 표현해보기로 한 수업시간, 아이들은 '힘'을 골똘히 생각하며 연필을 들었다. 노란 종이 한 장씩을 나눠주고 '나만의 수탉 이야기'를 만들어보는 아이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얘들아, 우리 책상을 다 붙이고 위에 올라가서 할까?"
"와, 좋아요!"


높은 책상에 턱걸이처럼 매달린 아이들이 왠지 불편해 보였다. 따로 떨어진 네 개의 책상을 붙이자 널찍한 방이 되었다. 아이들이 신발을 벗고 그 위에 올라갔다. 웅성웅성하는 사이 도서관 아저씨가 무슨 일인가 빠끔히 문을 열어보곤 살짝 닫았다.

a 책상을 붙이자 마치 안방 같다. 노란 도화지 한 장씩을 받아들고 구상하는 아이들.

책상을 붙이자 마치 안방 같다. 노란 도화지 한 장씩을 받아들고 구상하는 아이들. ⓒ 한미숙

a 세 명이 한 조가 되어 세 조로 나누었다. 배경과 인물 사건을 어떻게 나눌까?

세 명이 한 조가 되어 세 조로 나누었다. 배경과 인물 사건을 어떻게 나눌까? ⓒ 한미숙

a 제법 속도를 내면서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는 아이들 사이에 옆의 친구 것을 보고 자기 글을 연구(?)하는 아이.

제법 속도를 내면서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는 아이들 사이에 옆의 친구 것을 보고 자기 글을 연구(?)하는 아이. ⓒ 한미숙

a 무엇이 그리 재미있는지 간간이 웃음소리도 들리지만 여간 표정이 진지하지 않다.

무엇이 그리 재미있는지 간간이 웃음소리도 들리지만 여간 표정이 진지하지 않다. ⓒ 한미숙

a 다른 친구들은 얼만큼 했을까?

다른 친구들은 얼만큼 했을까? ⓒ 한미숙

힘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을 서로 얘기하면서 우리는 내가 느끼고 실감했던 힘의 위력에 대해서, 또 힘이 없어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를 생각하며 속상했던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아이들은 할 말이 많았다. 동생이랑 똑같이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엄마의 힘(사랑)을 더 많이 받고 있는 동생보다 자기가 꾸중을 더 많이 들었다는 준영이. 친구들이랑 딱지치기를 하다가 동네 형들에게 힘이 없어 딱지를 빼앗겼다는 현이.

힘에는 부정과 긍정의 힘이 있다. 우리는 긍정의 힘이 살아가는데 얼마나 큰 용기를 주며 그 힘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그 힘을 키워야 할지를 얘기했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 돼요."
"운동하면서 힘을 길러요."


아이들 말에 '공부'라는 말은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공부의 힘이 곧 성적과 연결되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은 다음 시간에 자기가 쓴 글로 연극을 할 기대로 조금 상기된 표정이다.

세상에는 많은 힘들이 존재한다. 그런 힘들이 물리적인 것보다 우리 정신을 지배할 때는 더 중요하다. 살아가면서 수없이 들었던 용기와 희망, 새삼 그 힘의 울림이 강하게 다가온다.

덧붙이는 글 |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 글: 이호백 그림: 이억배/재미마주

덧붙이는 글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 글: 이호백 그림: 이억배/재미마주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

이호백 글, 이억배 그림,
재미마주,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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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가면을 줘보게, 그럼 진실을 말하게 될 테니까. 오스카와일드<거짓의 쇠락>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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