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정규직화'...금융권 확산될까

노동계·여성계 "비정규직 해결에 긍정적...일단 환영"

등록 2006.12.26 11:33수정 2006.12.2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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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황영기 우리은행 행장(오른쪽)과 마호웅 노조위원장은 비정규직 전체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되 정규직 행원의 내년 임금은 올해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황영기 우리은행 행장(오른쪽)과 마호웅 노조위원장은 비정규직 전체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되 정규직 행원의 내년 임금은 올해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 우먼타임스

[주진 기자] 국내 기업 최초로 우리은행이 내년 3월부터 영업 창구에서 근무하고 있는 3천여명의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해 여성 비정규직 해법에 숨통이 트였다.

12월 20일 황영기 우리은행 행장과 마호웅 노조위원장은 비정규직 전체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되 정규직 행원의 내년 임금은 올해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또 앞으로 비정규직을 더 이상 채용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은행 측은 정규직 전환 대상자인 창구직과 콜센터의 비정규직 3100명 가운데 남성은 50~60명이고 여성이 96% 이상을 상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규직이 법적으로 보장받는 복리후생, 사회보장보험 가입, 임금 체계 등 처우가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허연욱 우리은행 인사부 HR운용팀 수석부부장은 "여성의 경우 법이 보장하는 출산·육아휴직을 받을 수 있어 일과 가정의 양립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출산 시 유급휴가 1년과 휴가 이후에도 1년을 더 무급 휴직할 수 있도록 해 여성들이 일정 기간 육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BRI@우리은행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따른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만 직원 간 결속력과 생산성이 높아져 효율 면에서 이를 상쇄할 만한 성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조치에 대해 노동계와 여성계는 "대책 없는 해고로 가는 것보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며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전국여성노동조합, 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 한국여성단체연합은 12월 21일 성명을 통해 "금융산업 비정규직의 대다수가 여성들이라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여성에 대한 고용상의 차별을 해소할 정규직 전환 합의에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이번 조치가 비정규직과 관련한 성별, 직군별 차별을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이 복리후생 면에서는 정규직과 동일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직군별로 급여 체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대부분 영업점 창구에서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여성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더라도 직군별 보상 시스템에 따라 직무와 성별에 따른 차등 대우가 주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국내 은행의 경우 창구 여직원이 정규직이라도 급여 면에서는 일반 남성 정규직의 30~40% 수준 밖에 안 된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일단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실질적인 임금 차이를 좁혀나갈 것인가가 중요하다. 이번 우리은행의 조치가 시중 은행을 포함해 비금융권으로 확산되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초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에 이어 국민, 신한, 하나은행 등 다른 시중 은행들도 비정규직 법안 통과에 따라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금융권에 도미노 현상을 가져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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