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여풍' 세계로 통했다

여성개발원 선정 '세계 10대 여성정책'

등록 2006.12.27 12:21수정 2006.12.27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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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혜원 기자] 올해 세계적으로 여성정책과 관련해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각국의 고위직에 여성의 진출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2006년 세계는 유엔을 통한 성 주류화와 각국의 여성 정치 참여가 크게 두드러진 것에 주목했다.

한국여성개발원 동향분석센터는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지난 12월 20일 ‘2006년 세계의 10대 여성정책’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를 여성에 대한 폭력 방지와 성적 결정권에 주목하고 전통적으로 여성의 지위가 낮은 이슬람권 국가를 비롯한 각국에서 정책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인 한 해로 평가했다.

각국 정치 고위직에 여성진출 급증

한명숙 대한민국 총리, 엘렌 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 미첼 바첼렛 칠레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포르샤 심슨 밀러 자메이카 총리 등 각국 고위 의사 결정직에 여성이 크게 증가했다. 미국에서는 미 의회 역사상 최초로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가 부통령에 이어 대통령 승계 2순위인 하원의장에 선출되었다.

UN 양성평등기구 확대 재편

유엔은 여성발전기금(UNIFEM), 여성지위향상국(UNDAW), 여성문제자문관실(OSAGI) 등 현재 개별적으로 운영되는 여성기구들을 통폐합하여 하나의 양성평등기구로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이는 유엔 개혁의 일환으로 여성기구를 강화하기 위해 이루어진 조치다. 신설된 기구는 예산이 확대될 뿐 아니라 유엔 사무차장급의 수장을 두게 된다.

이슬람국 파키스탄‘여성보호법’신설


파키스탄은 이슬람 전통을 바탕으로 여성에게 불공평하게 대했던 강간법을 개정한 ‘여성보호법’을 신설했다. 지금까지 파키스탄에서는 이슬람 종교법에 따라 여성이 강간 피해를 입증하려면 이슬람교 남성 증인 4인을 확보해야 했다. 그러나 증인을 세우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피해 여성이 오히려 간통으로 몰리거나 최악의 경우 사형까지 선고받는 일이 벌어져 왔다.

신설된 여성보호법은 증인 제도를 없애고 고소인이 원할 경우 민간 법정이 형법을 적용해 강간 사건을 다루게 했다.


영국, 여성할례도 망명사유 인정

영국 정부는 아프리카 등지에서 음핵의 일부 또는 전체를 제거하는 여성 성기절단과 같은 여성에 대한 폭력을 망명 사유로 인정하기로 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 10월 시에라리온 출신 여성의 망명 신청에 대해 “모국에 돌아갈 경우 강제로 여성 할례를 받게 될 위험이 있다”며 망명자 지위를 부여하였다.

시에라리온에서는 90%에 달하는 여성이 성기절단을 당한다. ‘할례’라 불리는 여성 성기절단은 고통과 각종 질병을 유발하며 심한 경우에는 정신분열 및 사망까지도 초래할 수 있어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는 관습이다.

인도, 역사상 첫 ‘가정폭력방지법’

여성에 대한 폭력이 심각하게 행해지고 있는 인도에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가정폭력방지법이 신설됐다. 신설된 가정폭력방지법은 가정폭력을 언어적, 성적, 감정적, 경제적 폭력으로 정의하고, 남편과 남편의 친척에 의한 폭력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도 국가범죄 기록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매 3분마다 여성에 대한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유엔인구기금(UNFPA)에 따르면 인도의 기혼 여성 70%가 구타당하거나 성적 학대를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 뉴저지주‘산후우울증’검진 의무화

미국 뉴저지 주에서는 산후우울증의 조기 발견, 치료를 위하여 산부인과 의료진이 산전·산후 산모에게 산후우울증을 검진하도록 법제화했다. 이에 따라 주정부는 산모의 우울증 조사, 검진을 비롯해 교육 자료를 개발했을 뿐만 아니라 상담 전화도 개통했다. 산후 여성의 80% 정도가 경험하는 산후우울증은 스트레스와 출산 후 호르몬 불균형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베트남, 국제결혼 규제 강화

베트남은 올해 베트남에서 국제결혼을 신청하는 부부가 의무적으로 지방법원에 출석해 면접 심사를 거치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이는 베트남 정부가 국제결혼을 가장한 국제 인신매매를 방지하기 위해 제정한 것이다. 베트남은 현재 국제결혼을 빙자해 베트남 여성들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의 술집으로 팔려가거나 한국·대만 남자와 결혼한 베트남 여성들이 가족 등으로부터 학대나 부당한 대우를 받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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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노벨평화상에 방글라데시 유누스 박사

2006년 노벨평화상은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과 은행의 설립자 무하마드 유누스 박사가 공동 수상했다. 그라민 은행은 ‘여성은 가족에게 필요한 지출을 하기 때문에 적은 액수로도 빈곤 퇴치가 가능하다’는 신념으로 지난 20년 간 여성 고객에게 무담보 소액대출 사업을 벌여왔다. 그 결과 방글라데시에서는 여성 교육률이 높아졌으며 모성 사망률 등은 감소했다.

인도 여성경찰 125명 평화유지군 파견

인도 정부는 라이베이라에 여성 경찰관 125명을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파견했다. 경찰관을 많이 파견하는 국가 상위 10위에 드는 인도에서 여성으로만 이루어진 경찰을 파견한 것은 처음이다. 유엔은 분쟁 상황에서 자주 발생하는 여성에 대한 폭력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여성 평화유지군을 장려해왔다.

칠레 응급피임약 무상공급 실시

칠레 정부는 올해 모든 공공 의료기관에서 14세 이상 여성에게 피임약과 응급피임약을 무상 공급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부모 동의 없이 무료로 피임약을 처방받을 수 있게 되었다. 공급받을 수 있는 약에는 응급피임약도 포함하도록 했다.

전통적인 가톨릭 국가인 칠레에서 연령과 소득에 관계없이 여성에게 성적 결정권과 재생산 결정권을 준 이 획기적인 법령은 칠레의 첫 여성 대통령인 미첼레 바첼레트 대통령이 2001년 보건부 장관 재임 시절 응급피임약을 합법화한 이후 5년간 쏟은 노력의 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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