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민주화운동을 대중화시킨 '전향 386그룹'이 주축이 된 북한민주화네트워크와 <시대정신> 그룹은 뉴라이트의 인재풀이다. 사진은 지난 11월 9일 자유주의연대 주최 열린 '일심회' 사건 관련 긴급토론회에 참석한 김영환 <시대정신> 편집위원, 최홍재 조직위원장, 신지호 대표, 구해우 미래재단 상임이사, 홍진표 집행위원장(왼쪽부터) 등 전향 386그룹 멤버들.오마이뉴스 권우성
이처럼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인간중심의 주체사상에 매료되었다가 강제수용소 출신 탈북자들의 수기를 읽고 '대오각성'해 전향한 386그룹이 주축이 된 북한민주화네트워크와 <시대정신> 그룹의 시작은 '푸른 사람들'이라는 지난날의 과오를 '반성하는 모임'이었다. 김영환, 구해우, 조혁, 한기홍씨 등이 회장을 지냈다.
김영환씨는 1996년부터 조혁·한기홍·홍진표씨 등 운동권 출신들과 함께 '사회주의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 21세기의 대안 사상이론을 모색하는 '푸른 사람들'이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이 모임은 주로 마르크스주의·계급주의·민족주의·통일지상주의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다가, 그중의 일부는 정치권으로 가고 새로운 사상을 모색하자는 그룹이 남아 1998년 <시대정신>(격월간)을 창간하고, 이듬해 북한민주화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정식 명칭이 '북한의 민주주의와 인권 실현을 위한 네트워크'인 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과거 민족해방그룹(NL) 주사파에서 전향한 386들이 주축이 돼 출범한 단체답게 현재 뉴라이트 운동의 인재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당시 김영환·조혁(전 반미청년회 의장)·이숭규(열린사회시민연합 교육정책위원장)·한기홍(<시대정신> 편집장)·허현준(자유주의연대 청년국장)·홍진표(자유주의연대 집행위원장) 등이 출범의 주역들로 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자유주의연대(대표 신지호)와 함께 '뉴라이트네트워크'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이하 북민넷)는 탈북자 및 납북자가족모임 결성을 지원하고 북한인권 국제워크숍을 여는 등 주로 북한의 인권문제를 공론화하는 일을 주로 해왔다. 북민넷은 엘리자베스 바사 등 유럽의 북한인권 운동가들과 연대해 EU 국가들이 유엔 인권위원회에 북한인권결의안을 상정해 통과시키는 데 기여했고, 2005년에는 미국의 프리덤하우스와 함께 워싱턴과 서울에서 북한인권 국제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북민넷은 2005년 1월 북한전문 인터넷신문인 <데일리NK>(www.dailynk.com)를 창간해 홍보활동에 더 주력하고 있다. <동아일보> 기자 및 국정원 산하 연구소 연구위원 출신의 손광주씨가 편집인 겸 편집국장인 <데일리NK>는 함북 회령에서 발생한 공개총살 동영상, 반(反)김정일 선전물 부착 등 북한 반체제단체의 활동, 북한 국경경비대원의 도망자 구타 동영상 등을 잇따라 보도하면서 북한전문 보도기관으로서의 위치를 굳혔다.
손광주 국장에 따르면 <데일리NK>의 1일 접속자는 국문판이 2만5000명, 영문판 5000명으로 총 3만명 정도이다. 세계 최초의 북한 전문 인터넷신문을 표방하는 <데일리NK>는 한국에서보다 일본에서 더 유명해 한국어를 아는 일본인 전문가들과 기자들이 상당수 접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통전부 등에서도 접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북민넷은 마르크스주의·주체사상·통일지상주의를 비판하고, 자유주의 이념을 전파하는 전향 386의 사상적 근거지인 <시대정신>을 통권 30호까지 발간해오다가 지난 여름부터는 뉴라이트재단의 사상이론을 전파하는 기관지 성격으로 전환한 <시대정신>(계간)을 재창간해 현재 33호를 발간하고 있다.
북민넷은 현재 전향한 386 운동권 출신의 창립 멤버인 한기홍 대표가 이끌고 있다. 연세대 81학번인 한 대표는 학생운동을 거쳐 인쇄노조와 전태일 기념사업회, 철도청 등 14년간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1997년 '푸른사람들' 회장을 거쳐 1998년 전향 386들과 함께 <시대정신>을 창간해 초대 편집장으로 활동해 오다가 현재는 북민넷 대표와 <데일리NK> 발행인을 겸하고 있다. 한 대표는 뉴라이트재단(이사장 안병직)에도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북민넷에는 황장엽 전 비서가 상임고문으로 있고, 주사파의 대부인 김영환씨는 연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 <시대정신>에는 김영환 북민넷 연구위원과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 그리고 홍진표 자유주의연대 집행위원장 등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영환씨는 <데일리NK> 논설위원으로도 적을 두고 있다.
북민넷은 이와 함께 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대표 김익환)와 북한인권정보센터(이사장 김상헌) 등과 연대를 맺고 있다. 북민넷의 북한인권 강좌 등을 통해 교육받은 대학생들이 주도해서 만든 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는 원광대 출신으로 재학중 한총련 활동을 하다가 전향한 김익환씨가 이끌면서 대학 내 활동공간을 넓혀 가고 있다.
김씨는 "2004년 처음 활동할 때만 해도 일부 따가운 시선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대학 내에서 북한민주화·인권운동의 활동공간이 매우 유리해졌다"고 밝혔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북한 주민이 겪은 인권피해 사례에 관련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다. 탈북자들의 인권사례를 조사·기록·분석해 객관적이며 체계적인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업이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서 20여년간 근무하고 은퇴한 김상헌 이사장이 북한인권정보센터를 만들게 된 계기도 94년 한국에서 우연한 기회에 탈북민들을 만나 북한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면서부터이다. 김씨는 96년부터 중국에서 직접 탈북자들의 고통스런 현실을 목격한 뒤로 북한 주민이 겪은 인권피해 사례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윤여상 소장(정치학 박사)을 중심으로 상근 연구인력 6명, 비상근 연구자 5명, 그리고 대학생, 대학원생 자원봉사자, 회원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북한인권정보센터는 현재 2000명이 넘는 귀중한 탈북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놓고 있다.
[북한 인권운동 그룹] 북한인권시민연합·피랍탈북연대·LINK 등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