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1만명 시대, 정치적 목소리 커졌다

[보수 대해부 1부] 인맥지도 ⑦-북한민주화·반북단체②

등록 2007.01.02 10:03수정 2007.01.0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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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들의 '정신적 지도자'인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가 공개적으로 '남한내 반좌파세력의 대동단결'을 호소하기 때문인지 탈북자들의 정치적인 목소리도 예전보다 부쩍 커졌다. 사진은 지난 12월 21일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창립 7주년·데일리NK 창간 2주년 기념식에서 격려사를 하는 황장엽 상임고문. ⓒ 오마이뉴스 권우성


주체철학의 창시자이자 북한노동당 국제담당 비서를 지낸 황장엽씨('북한민주화동맹' 위원장)는 1만명 시대를 맞이한 국내 입국 탈북자들의 '정신적 지주'이다.

황씨는 현재 김정일 체제의 붕괴에 대비한 일종의 망명 정부를 준비하기 위한 가칭 '북한민주화동맹'과 '탈북자단체총연합회' 결성을 통해 북한 민주화운동의 통일단결을 호소하고 있다. 그만큼 북한민주화 운동 및 탈북자 단체들이 난립해 있음을 반증한다.

@BRI@정통 보수와 뉴라이트 계열을 망라한 북한민주화·인권운동 단체는 편의상 크게 ▲북한민주화네트워크 계열 ▲북한 인권운동 그룹 ▲탈북자 중심의 반북·인권단체 ▲기타 탈북자 친목단체 등으로 분류할 수 있을 만큼 광범위하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 계열] '전향 386그룹'의 사상 근거지이자 '뉴라이트'의 인재풀

북한 인권운동의 역사는 북한인권시민연합 같은 전통적인 북한인권운동 단체가 더 오래되었지만 이를 대중화시킨 것은 '주사파의 대부'로 통했던 '강철 김영환' 등 이른바 '전향 386그룹'이 주축이 된 북한민주화네트워크(대표 한기홍)와 <시대정신> 그룹을 들 수 있다.

김영환씨는 지난 99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느끼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초 탈북자들의 증언이 쏟아지기 시작했을 때였다"면서 "특히 요덕수용소를 경험하고 92년에 탈북했던 강철환씨와 안혁씨의 증언이 매우 충격적이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황장엽의 '주사(主思) 세례'를 받고 성장한 '강철'(김영환)을 변화시킨 것은 탈북자 '강철환'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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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민주화운동을 대중화시킨 '전향 386그룹'이 주축이 된 북한민주화네트워크와 <시대정신> 그룹은 뉴라이트의 인재풀이다. 사진은 지난 11월 9일 자유주의연대 주최 열린 '일심회' 사건 관련 긴급토론회에 참석한 김영환 <시대정신> 편집위원, 최홍재 조직위원장, 신지호 대표, 구해우 미래재단 상임이사, 홍진표 집행위원장(왼쪽부터) 등 전향 386그룹 멤버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처럼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인간중심의 주체사상에 매료되었다가 강제수용소 출신 탈북자들의 수기를 읽고 '대오각성'해 전향한 386그룹이 주축이 된 북한민주화네트워크와 <시대정신> 그룹의 시작은 '푸른 사람들'이라는 지난날의 과오를 '반성하는 모임'이었다. 김영환, 구해우, 조혁, 한기홍씨 등이 회장을 지냈다.

김영환씨는 1996년부터 조혁·한기홍·홍진표씨 등 운동권 출신들과 함께 '사회주의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 21세기의 대안 사상이론을 모색하는 '푸른 사람들'이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이 모임은 주로 마르크스주의·계급주의·민족주의·통일지상주의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다가, 그중의 일부는 정치권으로 가고 새로운 사상을 모색하자는 그룹이 남아 1998년 <시대정신>(격월간)을 창간하고, 이듬해 북한민주화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정식 명칭이 '북한의 민주주의와 인권 실현을 위한 네트워크'인 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과거 민족해방그룹(NL) 주사파에서 전향한 386들이 주축이 돼 출범한 단체답게 현재 뉴라이트 운동의 인재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당시 김영환·조혁(전 반미청년회 의장)·이숭규(열린사회시민연합 교육정책위원장)·한기홍(<시대정신> 편집장)·허현준(자유주의연대 청년국장)·홍진표(자유주의연대 집행위원장) 등이 출범의 주역들로 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자유주의연대(대표 신지호)와 함께 '뉴라이트네트워크'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이하 북민넷)는 탈북자 및 납북자가족모임 결성을 지원하고 북한인권 국제워크숍을 여는 등 주로 북한의 인권문제를 공론화하는 일을 주로 해왔다. 북민넷은 엘리자베스 바사 등 유럽의 북한인권 운동가들과 연대해 EU 국가들이 유엔 인권위원회에 북한인권결의안을 상정해 통과시키는 데 기여했고, 2005년에는 미국의 프리덤하우스와 함께 워싱턴과 서울에서 북한인권 국제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북민넷은 2005년 1월 북한전문 인터넷신문인 <데일리NK>(www.dailynk.com)를 창간해 홍보활동에 더 주력하고 있다. <동아일보> 기자 및 국정원 산하 연구소 연구위원 출신의 손광주씨가 편집인 겸 편집국장인 <데일리NK>는 함북 회령에서 발생한 공개총살 동영상, 반(反)김정일 선전물 부착 등 북한 반체제단체의 활동, 북한 국경경비대원의 도망자 구타 동영상 등을 잇따라 보도하면서 북한전문 보도기관으로서의 위치를 굳혔다.

손광주 국장에 따르면 <데일리NK>의 1일 접속자는 국문판이 2만5000명, 영문판 5000명으로 총 3만명 정도이다. 세계 최초의 북한 전문 인터넷신문을 표방하는 <데일리NK>는 한국에서보다 일본에서 더 유명해 한국어를 아는 일본인 전문가들과 기자들이 상당수 접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통전부 등에서도 접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북민넷은 마르크스주의·주체사상·통일지상주의를 비판하고, 자유주의 이념을 전파하는 전향 386의 사상적 근거지인 <시대정신>을 통권 30호까지 발간해오다가 지난 여름부터는 뉴라이트재단의 사상이론을 전파하는 기관지 성격으로 전환한 <시대정신>(계간)을 재창간해 현재 33호를 발간하고 있다.

북민넷은 현재 전향한 386 운동권 출신의 창립 멤버인 한기홍 대표가 이끌고 있다. 연세대 81학번인 한 대표는 학생운동을 거쳐 인쇄노조와 전태일 기념사업회, 철도청 등 14년간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1997년 '푸른사람들' 회장을 거쳐 1998년 전향 386들과 함께 <시대정신>을 창간해 초대 편집장으로 활동해 오다가 현재는 북민넷 대표와 <데일리NK> 발행인을 겸하고 있다. 한 대표는 뉴라이트재단(이사장 안병직)에도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북민넷에는 황장엽 전 비서가 상임고문으로 있고, 주사파의 대부인 김영환씨는 연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 <시대정신>에는 김영환 북민넷 연구위원과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 그리고 홍진표 자유주의연대 집행위원장 등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영환씨는 <데일리NK> 논설위원으로도 적을 두고 있다.

북민넷은 이와 함께 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대표 김익환)와 북한인권정보센터(이사장 김상헌) 등과 연대를 맺고 있다. 북민넷의 북한인권 강좌 등을 통해 교육받은 대학생들이 주도해서 만든 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는 원광대 출신으로 재학중 한총련 활동을 하다가 전향한 김익환씨가 이끌면서 대학 내 활동공간을 넓혀 가고 있다.

김씨는 "2004년 처음 활동할 때만 해도 일부 따가운 시선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대학 내에서 북한민주화·인권운동의 활동공간이 매우 유리해졌다"고 밝혔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북한 주민이 겪은 인권피해 사례에 관련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다. 탈북자들의 인권사례를 조사·기록·분석해 객관적이며 체계적인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업이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서 20여년간 근무하고 은퇴한 김상헌 이사장이 북한인권정보센터를 만들게 된 계기도 94년 한국에서 우연한 기회에 탈북민들을 만나 북한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면서부터이다. 김씨는 96년부터 중국에서 직접 탈북자들의 고통스런 현실을 목격한 뒤로 북한 주민이 겪은 인권피해 사례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윤여상 소장(정치학 박사)을 중심으로 상근 연구인력 6명, 비상근 연구자 5명, 그리고 대학생, 대학원생 자원봉사자, 회원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북한인권정보센터는 현재 2000명이 넘는 귀중한 탈북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놓고 있다.

[북한 인권운동 그룹] 북한인권시민연합·피랍탈북연대·LINK 등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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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RENK와 이름이 비슷한 LINK(Liberty in North Korea)는 북한 인권 문제의 인식과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헌신하는 젊은이들의 국제적인 연대기구다. 비영리적, 비정당적, 비종교적이며 인종을 초월한 조직임을 표방하는 LINK는 미국과 캐나다, 일본, 한국, 유럽 그리고 호주에 70개의 지부를 가지고 있다. ⓒ LINK 서울


전통적인 북한 인권운동 단체로서는 정식명칭이 '북한동포의 생명과 인권을 지키는 시민연합'인 북한인권시민연합(이사장 윤현)을 빼놓을 수 없다.

감리교 목사이자 감리교 신학대학 교수 출신인 윤현 이사장은 72년 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 한국지부를 창설해 사무총장·이사장으로 13년간 활동해오다가 96년 인권운동가·지식인·탈북자 등과 함께 북한인권시민연합을 창설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은 휴머니즘의 정신에 따라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개선하고 고통받고 있는 북한난민을 돕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세계 각국의 시민단체와 인권 운동가들이 함께 하여 활발한 국제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단체는 2004년 4월 폴란드 헬싱키 인권재단과 공동으로 제5회 북한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를 주최했다.

또한 매주 토요일 '하나원'을 방문해 국내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의 정착 및 사회적응을 돕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 단체의 젊은 활동가들이 태국의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을 방문해 문타폰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을 면담하고 태국 이민국수용소를 방문해 동남아 탈북자 실태조사를 하기도 했다.

윤 이사장은 북한인권운동에 헌신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2003년에 정치범수용소 출신 탈북자인 강철환·안혁씨와 함께 미국 민주주의 재단(NED)이 수여하는 '올해의 민주주의 상'을 공동 수상했다.

2001년에 창립된 피랍·탈북인권연대(대표 도희윤)는 납북·탈북자를 직접 구출해내는 데 집중하는 액션그룹의 성격이 강하다. 이 단체는 특히 김동운 목사 등 북한에 의해 강제로 끌려간 납북자들과 국군포로들의 송환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매우 소극적이라는 평가에서 일본의 RENK(북조선 민중을 구하는 긴급행동 네트워크)처럼 직접 납북자들의 생사확인과 송환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단체는 스스로 "북한에 납치되어 생사를 알 수 없는 김동식 목사 등 납북자들의 구명과 북한동포의 인권유린 실태를 국제사회에 알림으로써 그들의 생명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사회단체 및 종교단체로 구성, 한국 정부와 북한 당국, 중국, 유엔 등에 공개성명을 발표하고 국내 인권단체와 연대하여 북한 인권개선 및 납북관련 특별법 제정 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청주대 써클연합회장 출신으로 전대협 1기 충북대표, 민민학련 중부지역위원장을 지낸 도희윤씨는 흥사단에서 활동하다가 납북·탈북자 문제로 관심을 돌려 피랍탈북연대 사무총장을 거쳐 대표를 맡고 있다. 도씨는 뉴라이트전국연합 북한인권특별위원장도 맡고 있다.

일본의 RENK와 이름이 비슷한 LINK(Liberty in North Korea)는 북한 인권 문제의 인식과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헌신하는 젊은이들의 국제적인 연대기구다. 비영리적, 비정당적, 비종교적이며 인종을 초월한 조직임을 표방하는 LINK는 미국과 캐나다, 일본, 한국, 유럽 그리고 호주에 70개의 지부를 가지고 있다.

언어(영어)를 중시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활동을 펼치는 LINK의 서울 대표는 호주에서 대학을 나온 박지혜씨가 맡고 있다. LNNK는 현재 탈북자들 중 고아와 윤락여성,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질환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45개의 보호 수용시설을 중국 내에 설립하기 위해 사업과 최근 미국으로 망명한 탈북자들의 정착을 지원하는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 중심 반북·인권단체] '강철' 전향시키고 부시 감동시킨 강철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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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백악관에서 부시 대통령과 만난 강철환 전 북한민주화운동본부 공동대표가 자신의 수기 <평양의 수족관>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70년대 민주화운동을 이끈 핵심 동력 중의 하나는 서울 청계천의 노동자 전태일의 분신이었다. 김근태·이부영·장기표씨 등 서울대 출신 70년대 재야 민주화운동 3인방을 운동권으로 이끈 힘은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며 분신한 전태일의 외침이었다.

전태일은 민중·노동해방을 꿈꾸는 젊은이들의 오랜 스승이었다. 모두 50만부가 팔린 것으로 추산되는 <전태일 평전>(돌베개)은 지금까지 국내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평전으로 꼽힌다.

<전태일 평전>이 PD(민중해방)계열 운동권의 교과서라면 '요덕스토리'로 널리 알려진 요덕 강제수용소 출신의 탈북자 강철환의 수기(<수용소의 노래 : 평양의 어항>)는 이땅의 '주사파 386그룹'을 180도 전향시킨 북한민주화·인권운동의 교과서이다.

'시대정신'에서 발간한 이 수기는 대중적으로도 흥행에 성공해 2만5000권이 팔린 것으로 추산된다. 부시가 읽고 감동받은 이 책은 적자에 허덕이는 북한민주화네트워크에 1억원 가까운 수익을 올려준 '효자상품'이다.

강철환 전 북한민주화운동본부 공동대표는 1968년 평양시에서 출생했다. 조총련 교토지부 상공회장을 지내다 북송된 할아버지가 보위부에 끌려간 후 1977년 8월 온 가족이 함경남도 요덕군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됐고 10년간 수감생활을 했다. 1987년 출소했고 5년간 북한에서 더 살다가 남한방송 청취 등을 이유로 재수감 위기에 처하자 요덕수용소에서 만난 동갑내기 친구 안혁과 함께 중국으로 탈출했다. 6개월간 중국생활을 하다가 1992년 8월 한국에 입국했다.

강씨는 한양대 무역학과를 졸업후 한국전력에 근무하다가 2003년 6월 역시 안혁씨와 함께 '북한정치범수용소해체운동본부'를 만들었다. 이후 두 사람은 이 단체를 '북한민주화운동본부'로 바꾸어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해체를 단기 목표, 북한의 민주화를 최종 목표로 설정해 북한내 정치범수용소의 실태를 국제사회와 국내에 알리는 일을 중점적으로 전개해 왔다.

구체적으로는 2004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자유의날' 행사와 '북조선귀국자의생명과인권을지키는회' 주최로 일본에서 열린 북한인권대회에서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실체와 북한 내 인권현실을 알렸다. 또 지난해에는 유엔인권위의 북한인권결의안 통과에 맞춰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회의에 참석했다.

또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실체규명을 목적으로 탈북자 및 정치범수용소 수감자들과의 심도있는 인터뷰를 통해 사망했거나 행방불명된 정치범수감자 600여명의 신원을 확보하고 그들의 성별과 생존율, 연령대별 인원, 생사 여부, 수감이유, 지역과 직업별 출신 등을 분석한 보고서 <잊혀진 이름들>을 발간해 이를 번역해 국제사회에 배포했다.

북한민주화운동본부의 운영재정은 회원들의 회비와 미국 NED(National Endowment for Democracy) 지원으로 충당되고 해외 행사의 경우 해외 후원단체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안혁 전 북한민주화운동본부 공동대표는 북한 남포시 중앙체육학원 재학중이던 86년 호기심에 끌려 중국으로 몰래 넘어갔던 사실이 발각되어 함남도 요덕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되었다. 거기서 만난 친구 강철환과 함께 92년 탈북해 남한에 정착했다.

요덕수용소에서부터 강씨와 생사를 같이 한 안혁씨 또한 한양대를 졸업후 대북사업 관련 투자컨설팅 업무에 종사하다가 2003년 6월 강씨와 함께 북한민주화운동본부를 창립했다. 안씨는 2003년 미국 비영리단체 '민주주의 기금'(NED)으로부터 강철환씨와 함께 북한 정치범수용소 참상 폭로하고 인권개선 위해 노력한 공로로 '2003 민주주의 상'을 수상했다.

한양대 동문과 결혼 후 아내와 함께 미국 유학중인 안씨는 2004년 12월 20여개 탈북자 단체 관계자들이 모여 만든 북한민주화위원회(위원장 황장엽)의 워싱턴지부장을 맡아 해외에서도 북한민주화 활동을 펼쳐 왔다.

그러나 창립자인 강씨와 안씨는 올해 명예대표로 물러나고 현재 박상학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김책공대 체신학부를 졸업한 박씨는 김일성 사회주의 청년동맹(김청동) 산하 속도전 지도국 선전선동부 지도원으로 근무하다가 99년 대남 공작원이었던 아버지와 함께 탈북해 남한에 정착했다. 박씨는 북한민주화운동본부 사무국장으로서 제네바에서 열린 UN 인권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북한 정치범수용소 수감자 명단을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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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대통령은 지난 4월에도 북한군 장교 출신의 김성민(자유북한방송 대표)를 탈북자 김한미양 가족과 함께 백악관으로 초청해 만났다.


자유북한방송(대표 김성민)은 독재와 기아로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와 민주주의 이념을 전파하고, 북한 독재정권이 민주주의와 개혁·개방으로 나가도록 유도하고, 자유와 권리를 찾으려는 제3국의 탈북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려는 것 등을 목표로 설립되었다.

자유북한방송은 2003년 인터넷방송 홈페이지를 처음 구축해 2004년 4월부터 방송을 개시했고, 2005년에는 공중파 단파라디오 방송을 개시해 올해 4월부터는 2개의 채로 한시적 단파라디오방송을 운영하고 있다.

2004년 처음 개국 때는 남북장관급회담에 나온 북한 당국자가 자유북한방송의 방송중단을 요구하고 북한의 대남선전기구인 '한민전'에서 '자기 고향과 조국을 버리고 달아난 인간쓰레기들'이 하는 방송이라며 "범죄자들의 사이비 방송을 폭파시키고 그들의 명줄을 끊어놔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실제로 칼이 꽂힌 인형이 방송국으로 배달되기도 했다.

현재 북한국 장교 출신 탈북자인 김성민(45)씨가 대표 겸 방송국장을 맡고 있다. 북한 자장도 희천시 출생으로 김형직사범대 작가양성반을 나와 자주포군단 예술선전대 작가 등으로 활동하다가 96년에 탈북한 김씨는 남한에 정착해 연세대 국문과와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석사)를 졸업했다. 북한민주화운동본부 이사인 김씨는 탈북동지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자유북한방송을 감독하는 자유북한방송 방송위원회의 위원장은 황장엽씨가 맡고 있으며, 김영삼 전 대통령이 명예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밖에 위원으로는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김동일 전 연세대 교수, 민관식 전 국회의장, 서정갑 대령연합회장, 안응모 전 치안본부장, 조갑제 전 월간조선 사장,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상임대표, 이철승 자유민주민족회의 상임의장, 황인성 전 국무총리 등이 참여하고 있다.

[기타 탈북자 친목단체] 탈북자 단체 난립 속에 정치적 목소리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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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북한군 출신 탈북자들이 '전 인민군 군관 및 병사 101인'의 서명을 받아 11개 탈북자 단체들과 함께 국방부 앞에서 '전시작통권 단독행사 추진반대 기자회견'을 가졌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연초를 기해 국내 입국 탈북자가 1만명 시대에 진입했지만 아직 탈북자 전체를 대표하는 단체는 없는 실정이다. 황장엽 전 비서가 '탈북자단체총연합회'(가칭) 결성을 통해 북한 민주화운동의 통일단결을 호소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탈북자 단체 가운데 가장 규모 있는 대표 조직은 지난 99년 남한에 정착한 800여명의 탈북자들을 중심으로 해서 통일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출범한 탈북자동지회(회장 홍순경)이다. 이 단체는 '북한 저변층으로 부터의 사회변화를 유도, 통일에 이바지하고 동지회 회원 및 탈북자들 상호간의 이해와 화합을 목적으로' 99년 2월 창립대회를 개최해 황장엽 전 북한노동당 비서를 명예회장으로, 황씨와 함께 망명한 전 북한노동당 간부 김덕홍씨를 회장으로 추대해 결성되었다.

그러나 탈북자동지회는 그후 북한민주화운동을 우선시하는 김덕홍 회장과 탈북자 정착 및 취업 지원사업을 우선시하는 다른 지도부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곤 했다. 현재는 태국주재 북한대사관 참사관 출신의 홍순경씨가 회장을 맡고 있고, 황장엽씨는 명예회장이다.

국내 입국 탈북자들의 '정신적 지도자'인 황장엽씨가 공개적으로 '남한 내 반좌파세력의 대동단결'을 주장하기 때문인지 탈북자들의 정치적인 목소리도 예전보다 부쩍 커졌다. 지난 9월 19일 북한군 출신 탈북자들이 '전 인민군 군관 및 병사 101인'의 서명을 받아 11개 탈북자 단체들과 함께 국방부 앞에서 '전시작통권 단독행사 추진반대 기자회견'을 가진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들은 "인민군 군관들과 병사들인 우리가 오늘 거리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은 현재 한반도 남쪽에서 벌어지고 있는 망국의 조짐을 더 이상 방치할 경우 인민을 노예로 만들어 지상 지옥으로 변한 북한의 현실이 남한으로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망국의 조짐은 전·현직 대통령(김대중·노무현)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전시작통권 단독행사 추진반대 서명에는 ▲북한민주화위원회 ▲북한민주화운동본부(사) ▲서평방송 ▲NK인포메이션(사) ▲통일을 준비하는 탈북자협회(사) ▲평화통일 탈북인연합회(사) ▲백두한라회 ▲기독북한인협회 ▲통일교두보 ▲겨레선교회 ▲자유북한방송 등 11개 단체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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