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에서 주부가요 '왕중왕' 났다

MBC 영남주부가요열창 연말 대상 영광 안은 유귀순씨

등록 2006.12.29 17:04수정 2006.12.30 10:19
0
원고료로 응원
올해 영남에서 가장 노래를 잘한 ‘왕중왕’은 누구일까? 28일 저녁 6시 50분부터 부산MBC ‘영남주부가요열창 송년특집’으로 방송된 'MBC 영남주부가요열창 2006년도 연말결선'에서 그 주인공이 가려졌다.

@BRI@"MBC영남주부가요열창 2006 연말결선 ‘영예의 대상’ … (사회자 이택림씨가 잠시 뜸을 들인다) … ‘애인 있어요’를 부른, 양산에서 오신 유귀순 주부!"


방송을 지켜보던 양산시민들이 화들짝 놀랐다.

“아니, 양산에 이런 인재가 있었다니…” “노래솜씨가 프로가수 뺨칠 정도네” “대상을 따고도 남을 실력이야”

양산시 웅상읍 평산리의 한 아파트에서 함께 TV를 시청하던 주부들이 올해 대상의 주인공이 양산의 주부라는 사실을 반기며 기뻐한다.

영남지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주부들의 가요경연무대인 ‘MBC 영남주부가요열창’ 올해 ‘대상’의 영광은 경남 양산시 범어리 성원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부 유귀순(35)씨에게 안겨졌다. 이은미의 ‘애인 있어요’를 부른 유씨는 대상 트로피와 함께 부상으로 자동차 한 대를 받았다.

“제 삶에 있어서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어요. ‘MBC 영남주부가요열창’과 함께 한 지난 1년이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a 어린 딸 '혜빈'이를 안고 있는 유귀순씨. 뒤에 보이는 김치냉장고가 지난 3월 '양산시민노래자랑'에서 받은 부상이다.

어린 딸 '혜빈'이를 안고 있는 유귀순씨. 뒤에 보이는 김치냉장고가 지난 3월 '양산시민노래자랑'에서 받은 부상이다. ⓒ 양산매일신문

수상 소식을 듣고 양산시 범어동 자신의 집으로 찾아간 기자에게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수상소감을 말하는 유귀순씨는 남편 김동한씨와의 사이에 두 살배기 딸 혜빈과 채 백일이 안 된 아들 현빈을 둔 결혼 3년차 새내기 주부.

유씨는 이번 수상에 앞서 지난 3월 1일 ‘양산 시승격 1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양산시민노래자랑’에서도 <대상>을 수상해 김치냉장고를 부상으로 받은 바 있는 실력파 아마추어 가수다.


“평소 노래를 즐겨 부르긴 했지만, 이처럼 큰 상을 받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아마도 운이 좋았던가 봐요.”

유씨가 이번 영광을 두고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말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3월 첫 주에 ‘주장원’을 했으나, 월말결선에서는 그만 ‘장원’을 놓치고 ‘가창상’을 받는데 그쳤다.

하지만 상반기 ‘패자부활전’을 통해 ‘장원’을 거두면서 가까스로 상반기 결선출전권을 따내고 마침내 연말결선에까지 오른 것이다.

사회자 이택림씨의 말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이 생긴 6년 이래 ‘패자부활전’을 통해 연말결선에 오른 사람이 ‘연말대상’을 획득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니, 유씨가 자신의 ‘영광’을 ‘운’으로 돌릴만도 하다.

그렇지만 영남에서 내로라하는 주부노래꾼들이 실력을 겨루는 ‘MBC 영남주부가요열창’, 그것도 연말 대상이 그저 ‘운’으로 낚아지는 일은 아닐 터. 평소 닦아온 실력이 그만큼 탄탄했기에 이만한 영광을 거머쥘 수 있었을 것이다.

서울 출신인 유귀순씨가 양산사람이 된 것은 3년 전 경상도 총각을 만나 결혼을 하면서부터다. 산 설고 물 선 경상도 땅 양산을 오직 사랑하는 남편만 믿고 따라와 새둥지를 튼 세월이 어느새 3년이 흐른 것이다.

“저는 가정의 행복이 으뜸이라고 믿어요.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기 때문에 제 스스로 행복한 아내, 행복한 엄마가 되려고 애쓰고 있어요.”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이 새내기 주부는 “아이들에게 엄마의 빈자리를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아서” 직장생활이나 사회활동보다는 가정을 가꾸고 자녀들을 보살피는 일에만 전념하겠다는 생각이다. 노래를 곱고 아름답게 부르는 것만큼 그녀의 마음결 또한 곱고 아름다운가 보다.

“처녀 때 제 꿈은 ‘내가 진정으로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을 남편으로 맞았으면’하는 것이었는데 다행히도 남편이 제가 처녀 때부터 꿈꾸었던 바로 그 사람이어서 참으로 행복합니다. 저는 나중에 아이들이 자라서 ‘엄마는 이 세상에서 누구를 가장 존경하느냐’고 물으면 ‘그 사람은 바로 너희들 아빠란다’라고 대답하고 싶어요.”

영남의 주부 노래왕 유귀순씨. 12월에 생일이 든 남편의 ‘생일선물’로 이번에 부상으로 받은 승용차를 건넸다는 그녀는 새해에도 노래를 부를 무대나 자리가 마련되면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해볼 생각이다.

‘상이야 받든 안 받든’ 그것은 그녀에게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니다. 노래를 부르는 일이 자신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준다고 믿기 때문에….

덧붙이는 글 | 전영준 기자는 양산의 새로운 지역신문인 <양산매일신문>의 편집인입니다.

덧붙이는 글 전영준 기자는 양산의 새로운 지역신문인 <양산매일신문>의 편집인입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2. 2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3. 3 '명품백 불기소'에 '조국 딸 장학금' 끌어온 검찰 '명품백 불기소'에 '조국 딸 장학금' 끌어온 검찰
  4. 4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5. 5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