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애날리아 집에서 만난 아버지 제임스.한나영
- 입양을 결심했을 때 '한국'이라는 특정 국가를 지정하여 입양을 의뢰했는가. 그리고 여아, 남아 성별도 지정을 했는가.
"우리 부부는 한국의 여자아이를 입양한 어느 부부를 만난 적이 있다. 그들은 'ASIA'를 통해 입양을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데브라가 그 기관과 접촉을 했다. 'ASIA'는 한국과 인도의 입양아만을 다루는 기관이었다.
우리는 한국과 인도, 두 나라를 모두 고려했지만 한국에서 이미 입양을 한 부부와, 한국 아이를 입양하려고 하는 몇몇 부부들을 만나본 뒤 우리도 한국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그리고 한국 입양이 더 수월했다. 여아, 남아를 구별하여 입양하게 되면 시간이 더 걸릴 거라고 해서 우리는 그냥 기관의 결정을 따르기로 했다.
우리가 한국을 선택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아기가 입양될 때까지 한국은 위탁모에게 맡긴다는 점이었다. 우리는 그 점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했다. 왜냐하면 위탁모에게 맡긴 아이는 그냥 고아원에 버려진 아이보다 개인적인 관심이나 상호교감이 더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 태어나서 처음 몇 달 동안 빈번하게 좋은 상호교감을 갖는다는 건 아이의 성장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 미국에서 아이를 입양하는 과정은 어떠했나. 까다롭지는 않았는가.
"우리는 'ASIA' 기관과 연계되어 있는 가톨릭 자선기관을 통하여 '홈스터디'를 받았다. 이 프로그램은 입양의 한 과정으로 양부모가 될 사람은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곳에서 입양아를 잘 돌보고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는 교육을 받고 평가를 받게 된다.
우리는 'ASIA'와 홀트, 가톨릭 자선기관을 통해 입양을 준비 중인 대여섯 부부들과 함께 교육을 받았다. 교육 내용은 외국에서 오는 입양아가 겪게 될 급격한 변화를 이해하고, 새로운 환경에 아이들이 어떻게 적응할 수 있을지 도와주고,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었다.
입양이 얼마나 까다롭냐고? 일단 많은 서류를 작성해야 했다. 여러 가지 질문이 많았는데 예를 들면, 우리의 월급이 얼마나 되는지, 얼마를 투자하고 있는지, 그동안 모아둔 돈은 얼마나 되는지, 또 돈은 어떻게 쓰는지 등을 물었다.
그런데 질문은 그런 재정적인 것만 있는 게 아니었다. 우리 부부가 어떤 사람인지, 우리가 자랄 때 가정환경은 어떠했는지, 우리 부부의 결혼생활과 부부 상호간의 관계는 어떠한지, 또한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등도 자세히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