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흰자물을 만두피 끝에 살짝 발라주고 가운데부터 접어 들어갑니다.이승숙
주방 바닥에는 온갖 부스러기들이 다 떨어져 있다. 어른이 하면 깔끔하게 일 처리를 잘하겠지만 애들은 흘리고 떨어뜨린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었겠는가. 다 하면서 배우고 익히는 거다.
만두소로 들어갈 재료들을 커다란 대야에 담아서 섞어주기 시작했다. 아들이 큰 손으로 휘저으면서 비비기 시작한다. 옆에서 딸은 소금이랑 후추 같은 양념들을 넣는다.
"후추를 얼마나 넣어야 하지? 이 정도 넣으면 될까? 소금은 또 어느 정도 넣어야 하지?"
딸애는 간을 맞추는 게 영 불안한지 계속 동생인 아들에게 물어본다.
"누나, 일단 후추를 많이 넣어야 해. 참기름도 넣고 깨소금도 넣어줘야 해. 그리고 계란도 넣어야 해. 그래야 찰기가 생겨서 잘 흐트러지지 않아."
동생의 코치를 받으면서 딸아이가 계란을 몇 개 깨뜨려서 넣었다.
"계란 넣었어? 노른자만 넣고 흰자는 따로 모아뒀다가 나중에 만두피에 속 넣을 때 써야 해."
거실에서 딴 일 하던 남편도 주방으로 들어서며 아는 체를 했다. 노른자만 넣고 흰자는 따로 모아둬야 한단다.
"어떡하지? 계란 흰자는 따로 모아놔야 하는 거예요?"
연구 개발하면서 만두 속을 만들다 보니까 준비한 만두피에 비해서 속이 많아져 버렸다. 그래도 일은 하나도 힘들지 않고 재미만 있다.
이제 만두를 만들 차례다. 모두 식탁에 둘러앉아 만두를 만들기 시작했다. 아들이랑 남편은 덩치는 산만한 사람들이 손 속은 야무지다. 만두피를 손바닥에 펴놓고 속을 채운다. 그리고 꼭꼭 주름을 잡아가며 만두피를 붙인다. 하나도 안 터지고 깔끔하다. 하지만 딸과 나는 아무리 해도 만두피가 잘 붙지 않는다. 억지로 하다 보니 만두가 터져 버린다. 그 모양을 힐끔 본 아들이 한마디 충고를 한다.
"밀가루가 덜 묻은 쪽에다 속을 싸세요. 그러면 잘 붙어요. 그리고 끝부터 붙여 나가지 말고 가운데부터 붙여 주세요. 그 다음에 양끝을 붙여나가면 안 터지고 잘 붙어요."
"그래? 그렇게 하는 거야? 그런데 넌 어떻게 그런 걸 다 알아?"
"그냥 알지 그런 걸 뭘 배워요?"
새해에도 건강하고 행복하길 빌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