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휴대폰 '아이폰', 과연 성공할까

아이팟에 통화기능 갖춘 '아이폰' 출시 초읽기

등록 2007.01.06 12:33수정 2007.07.03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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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현재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아이폰 사진.

현재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아이폰 사진. ⓒ http://appleiphone.blogspot.com/


iPod(아이팟)으로 MP3 시장을 석권한 미국의 애플사가 그 여세를 몰아 휴대폰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애플사의 휴대폰 사업이 최근 들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올해 초 휴대폰 시장 진출을 목표로 애플사가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휴대폰 단말기 'iPhone'(아이폰)은 기존의 휴대폰에 애플사의 최고 히트상품인 아이팟 기능을 탑재해 통화 기능과 MP3 기능을 함께 갖춘 야심작이다. 즉, 아이팟의 인기를 앞세워 휴대폰 시장을 점령해 보겠다는 애플사의 전략적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시중에서 아이폰의 판매는 시작되지 않았지만, 현재 미국에서는 올해 초 판매 예정인 아이폰에 대한 광고가 텔레비전을 비롯한 각종 대중매체를 통해 대대적으로 미국 전역을 공략하고 있다.

2개 배터리, 초슬림 슬라이드 뮤직폰

애플사에서 자체 개발중인 아이폰은 '플립' 방식이 아니라 '캔디 바' 형태로 디자인은 기존 iPod의 디자인과 유사하며 슬라이드 형 키보드와 카메라, 2.2인치 터치 스크린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4GB와 8GB 플래시 메모리를 가진 2가지 제품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4GB 제품이 미화 249달러, 8GB 제품이 449달러에 판매될 전망이다.

또 아이폰에는 기존의 휴대폰과 달리 두 개의 배터리가 달려 있다. 하나는 MP3 플레이를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휴대폰 사용을 위한 배터리다. 휴대폰과 MP3가 각각 독립적으로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은 MP3와 휴대폰 통화가 별도로 설계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나아가, 아이폰은 음악 검색 기능과 재생 기능이 기존의 뮤직폰 제품보다 월등하고, 저장 능력은 최대 1만5천 곡의 노래를 저장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 전문가들은 아이폰이 3세대 또는 3.5세대 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CDMA와 GSM을 모두 지원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점에서 가상 통신망사업자(MVNO)와의 제휴를 통해 점차 시장을 넓혀 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BRI@그렇다면, 왜 애플사는 휴대폰 시장에 투자를 결심하게 된 것일까? 그 이유는 소비시장의 규모면에서 MP3 시장이 휴대폰 시장을 따라갈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에서 기인한다. 실제로, 애플사가 아이팟 판매를 시작한 이래 MP3 시장을 석권하면서 판매한 아이팟의 수량은 약 6천만 대 정도다. 이에 반해 휴대폰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매년 약 10억 개의 휴대폰 단말기가 팔려나가고 있다. 규모에서만 약 20배 정도의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MP3 시장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소비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휴대폰 단말기 시장은 애플사에게 분명 구미가 당기는 사업 투자 대상이 됐을 것이다. 예를 들어, 10억 대로 추정되는 휴대폰 단말기 시장에서 평균 단가 200달러 수준의 아이폰이 전체 시장의 1%만 차지해도 매년 200억 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와 함께, 이미 문화적 아이콘이 되어 버린 아이팟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소유하고 있는 애플사 입장에서는 아이팟의 인기를 십분 활용해서 휴대폰 시장을 공략할 경우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이 휴대폰 시장에 진출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기존 휴대폰 업체들은 비록 휴대폰 사업 경력은 없지만 iPod이라는 이름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인 상징성을 배경으로 출발하는 아이폰이 휴대폰 시장에 미칠 파장에 대해 바짝 긴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애플사의 휴대폰 시장 진출 엇갈린 전망

아이폰이 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애플사가 아이팟 성공신화를 아이폰에서도 이어갈 것인가에 대해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세계적인 브랜드를 내세운 애플의 마케팅이 큰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애플사 최고 재무책임자(CFO) 피터 오펜하이머는 "당장은 아이팟 만큼의 매출을 올리지 못하겠지만 아이폰이 앞으로 애플의 가장 강력한 주력사업이 될 것"이라며 아이폰에 거는 기대감을 밝혔다.

미국 프루덴셜 그룹의 애널리스트 토토라도 2007년에는 애플사가 아이폰 700만 대를 판매하여 전체 휴대폰 시장의 8%를 차지하고, 2008년에는 1천500만 대의 아이폰을 판매해 전체 휴대폰 시장의 29%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조사 전문기관인 UBS 인베스먼트의 벤자민 라이츠 연구원도 애플이 아이폰을 통해 연간 15억 달러 이상의 추가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애플사의 휴대폰 시장 진출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엇갈린 전망도 나오고 있다. 몇몇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휴대폰은 MP3와 달리 일반 전자제품이 아닌 사업자와 소비자들을 네트워킹으로 연결하는 IT 제품이기 때문에 애플사의 아이폰이 시장 진출 초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즉, 아이폰은 아이팟과 달리 소비자가 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하여 바로 사용하는 전자제품이 아니라, 제조업체와 소비자 이외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에 애플사가 시장에 진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시스코의 가정 및 소기업용 인터넷 라우터 자회사인 링크시스(Linksys)가 인터넷전화(VoIP)용 단말기의 상표를 '아이폰'으로 바꿔 선보임에 따라 애플사가 휴대폰 업계에 첫발을 내딛는 신호탄이 될 아이폰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하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엎친덮친격으로 아이폰의 출시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애플 주가가 폭락했다.

아이팟 성공신화 이룬 잠재력으로 승부

애플사가 이러한 난관과 시련을 어떻게 돌파할지 그 행보에 대해 관심이 높다. 애플사는 지금까지 경쟁사들에 비해 매우 공격적이고 과감한 마케팅 전략을 펴왔다. 잘 나가고 있는 제품을 중도에 과감히 버리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개발, 시판하는 과감한 투자와 개발을 통해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해 왔다.

아이팟의 경우, 지난 6년간 신제품 개발을 통해 여섯 번의 주요한 MP3 기술의 세대적 변화를 주도해 왔다. 이러한 과감하고 적극적인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으로 애플사는 2001년에 MP3 플레이어 시장에 그리고 2003년에는 음악 다운로드 시장에 잇따라 대박을 터뜨렸다.

이러한 애플사의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과 신제품 개발 노력은 분명 기존의 휴대폰 업체들에게 위협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애플사가 처음 MP3 플레이어를 출시했을 때도 시장의 반응은 매우 냉소적이었다. 왜냐하면 그 당시 아이팟은 최초의 MP3 제품도 아니었고 최대 용량을 가지지도 못했으며, 가격 경쟁력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5년이 지난 후 아이팟 시리즈는 전세계 MP3 플레이어 시장의 50%, 북미시장의 80%를 차지하며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여기에 애플사의 잠재력이 있고, 이 잠재력은 지금 아이폰을 새 식구로 맞이해야 하는 휴대폰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최진봉 기자는 미국 미네소타주에 있는 Bemidji State University에 교수로 재직중 이다. 이 기사는 미디어 미래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최진봉 기자는 미국 미네소타주에 있는 Bemidji State University에 교수로 재직중 이다. 이 기사는 미디어 미래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아이폰 #아이팟 폰 #미국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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