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랑 생가에 복원해 놓은 정겨운 장독대. '오-매 단풍 들것네'라는 시의 소재이기도 하다.김연옥
교과서에 갇혀 있던 김영랑 시인이 이 세상으로 뚜벅뚜벅 걸어 나온 느낌이라고 할까. 그곳에서 교과서를 통해 막연하게 알고 있던 시인의 숨결을 점차 느끼게 되면서 학생들의 표정도 자못 진지해져 갔다.
나는 마당에 복원해 놓은 우물 앞에서 그의 '마당 앞 맑은 새암'이란 시도 천천히 음미했다. 그러자 별이 총총한 맑은 샘을 들여다보는 그의 환한 얼굴이 떠올랐다.
우리는 만덕산 백련사(강진군 도암면 만덕리)로 가기 위해 영랑생가를 나섰다. 고즈넉한 그곳 풍경에 젖어 있다 갑자기 영랑 생가 주변의 어수선한 동네 분위기가 느껴져 마치 서로 섞이기 어려운, 이질적인 두 세계가 바로 맞붙어 있는 것 같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백련사 동백숲 아름다운 절정을 그려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