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많이 자란 쪽파도 있었다.정현순
그 파는 지난번 김장할 때 이파리는 잘라서 쓰고 스티로폼 상자를 얻어다 뿌리 쪽 남은 부분을 심은 것이다. 그것도 파를 베란다에 놔두고 나는 나 몰라라 하고 있었다.
그때 남편은 "이거 이대로 놔두면 다 죽는데…" 하면서 걱정이 늘어졌었다. 남편이 걱정하는 소리를 듣고 파를 그대로 죽게 놔둘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BRI@난 스티로폼 상자를 얻어다 흙도 없이 대파만 그 안에 달랑 집어넣고, 또 한동안 있었다. 가끔 물만 주고.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흙을 아파트 앞마당에서 조금 퍼 와서는 심어놓았다. 아파트 살림이다 보니 흙도 화분도 귀했다. 그리곤 정성스럽게 파를 돌보기 시작했다.
남편은 날씨가 추어진다는 뉴스가 나오기만 하면 파를 실내에 들여놓는다. 그럼 나는 "파는 강해서 베란다에 놔두어도 안 죽어"라고 말하면, 남편은 "무슨 소리 내일 기온이 영하 몇도까지 내려간다는데…" 하면서 들여 놓곤 했었다.
물도 나보고는 주지 말란다. 한꺼번에 많이 주면 죽는다면서. 그래서인가 이제부터는 반찬을 할 때 파를 조금씩 잘라서 넣어도 될 만큼 아주 잘 자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