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굼부리를 덮고 있는 억새의 군락김강임
화구 둘레가 낮은 언덕으로 둘러싸인 폭렬화구에는 수많은 생태계가 살아 숨 쉬고 있다. 3∼4월에 피어나는 각시붓꽃과 구슬붕이, 4∼5월에 피어나는 연복초와 금새우란, 어린 시절 즐겨 따 먹었던 산뽕나무. 계절마다 색깔을 달리하는 온갖 생태계들의 보물창고가 드디어 안갯속에서 그 얼굴을 드러냈다.
@BRI@
"엄청난 불기운이 터져 나왔던 굼부리에서 이처럼 생태계의 보불 창고가 서식하다니!"
기생화산체를 보는 순간, 탄성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산굼부리는 외부주위둘레 2067m, 내부주위둘레 756m, 분화구 깊이 100∼146m의 원추형 절벽을 이루고 있다. 화구는 바닥넓이만도 약 8000평이나 된다고 한다. 화구주위의 지면은 표고 400m의 평지이고 화구남쪽에 최고 표고 438m인 언덕이 있을 뿐.
분화구의 표고가 낮고 지름과 깊이가 백록담보다도 더 큰데 물은 고여 있지 않았다. 화구에 내린 빗물은 화구벽의 현무암 자갈층을 통하여 바다로 흘러나기 때문이다.
▲김강임
그 신비로움을 보기 위해 몰려드는 관광객들은 굼부리의 정적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 고즈넉한 언덕을 걸어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마치 태고의 시간여행을 즐기는 것 같은 착각을 느낀다.
그동안 제주 오름 기행을 해 보았지만, 실제 바닥이 주변의 평지보다 100m가량 낮게 내려앉은 기생화산을 보았을까. 천연 그대로의 기생화산체를 밟아보는 기행은 태고의 정적 속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
| | 마르형 화구를 가진 산굼부리 | | | |
산굼부리는 우리나라에 유일한 마르형 화구를 가지고 있다.
산굼부리 분화구는 천연기념물 제263호로 지정돼 있다. 한라산의 기생화산 분화구로 다른 분화구와 달리 낮은 평지에 커다란 분화구가 만들어졌으며 모양도 진기하다. 또 마르형 화구는 우리나라에서는 산굼부리가 유일하며 세계적으로는 일본과 독일에 몇 개 알려졌을 뿐이다.
산굼부리는 표고가 437.4m, 화구 남쪽 둘레의 약간 둔덕진 등성이에 있다. 화구 바닥은 305.4m. 북쪽 기슭의 도로(교래∼송당)가 등고선상 해발 410m 안팎이므로 도로에서의 산 높이 최고 28m, 화구 바닥은 도로에서 지하 100m 깊이 들어가 있는 셈이다. 이것을 백록담의 깊이(115m)와 비교해 보면 산굼부리 쪽이 17m 더 깊은 것으로 나타난다. | | | | |
덧붙이는 글 | ☞찾아가는 길 : 제주시- 11번 도로(5.16도로)-1112번도로(비자림로)-산굼부리로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또한 산굼부리 능선일부와, 억새밭을 돌아보는 시간은 1시간 정도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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