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쇼핑몰 댓글 달기가 부업?

이래서야 물건 평을 어떻게 믿고 주문할까

등록 2007.01.11 11:23수정 2007.01.1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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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본 인터넷쇼핑몰 댓글 달기 부업 모집 광고.
우연히 본 인터넷쇼핑몰 댓글 달기 부업 모집 광고.정현순
지난주에 주문한 복합기가 10일 배달되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난 요즘 인터넷쇼핑몰에서 물건을 자주 사고 있다. 내가 직접 발품을 파는 것보다 더 많은 상품을 볼 수 있고 가격도 싼 것이 많고 재미도 있어서이다.


@BRI@늦게 배운 도둑질 날 새는 줄 모른다더니 전자보온밥통, 마른반찬, 가방, 공유기 등 그동안 산 물건이 제법 많다. 특별히 물건을 살 일이 없어도 가끔 인터넷 쇼핑몰에 들어가 새로 나온 물건들도 구경하고 있다. '아이쇼핑'도 인터넷을 통해서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온 복합기를 자세히 보니깐 마음이 흡족하다.

그런데 며칠 전 마트에 갔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다. 우연히 길가 벽에 붙은 부업 광고지를 보았다. 그 광고지를 읽으면서 처음에는 '저게 무슨 소리야?' 했다. 그리곤 천천히 다시 읽어보았다. 그때 그 광고지의 내용을 알 수 있었다. '세상에 이런 부업이 다 있었네.' 그러면서도 그때까지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리곤 아파트에 도착했다.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아파트 통로 게시판에도 그런 광고지가 붙어 있었다. 그제야 난 그것이 어떤 부업인지 알 수 있었다. 바로 '인터넷 쇼핑몰 댓글 달기'였다.

하루 3시간이면 월수 40~70만원?

'집에서 하는 부업. 23세 이상 주부, 직장인, 휴학생. 하루 3시간 월수 40~70만원'이란 문구가 호기심을 당기고 있다. 아래 전화번호가 있는 곳은 모두 뜯어가고 하나도 남지 않았다. 그제야 '이것이 바로 그거구나' 하는 것을 알았다.


인터넷에서 물건 사는 그 일이 나 하나에 그친 것이 아니라 남편에게 권해서 남편도 인터넷쇼핑이 괜찮다면서 이용하고 있다. 특히 시간을 절약하는 데 좋다면서. 하여 남편도 얼마 전 낚시도구를 인터넷을 통해서 샀다. 남편은 올라온 여러 가지 물건 중에 어떤 것을 살까 망설이는 듯했다.

그때 물건 평이 여러 개가 올라온 것을 볼 수 있었다. 그중에 어떤 낚시도구에 물건 평이 유난히 많이 올라와 있었다. 남편은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골라 물건 평을 꼼꼼하게 읽어 보았다. 그러더니 그것으로 정하고 물건을 주문했다. 그 물건을 산 사람들이 아주 좋고 싸다고 했다면서.


그리곤 며칠 후 주문한 물건이 도착이 되었다. 물건을 풀어 본 남편이 "아니 물건 평은 쓸만하고 좋다고 하더니…" 생각만큼 물건이 마음에 안 들었나 보다. 남편은 벼르고 별러서 낚시도구를 바꾼 것인데.

그런데 그 물건에 유난히 물건 평이 많이 올라온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그때까진 그 물건을 산 사람들이 그렇게 물건 평을 많이 올린 것으로 알았다.

간혹 나도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어서 자세히 본다. 마음에 들긴 하지만 잠깐 동안 망설일 때도 있다. 그럴 땐 물건을 산 듯한 사람들이 물건 평을 써 놓은 것을 보면서 '이거 정말 괜찮은 물건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물건을 구입할 때가 많다. 그러면서 그 사람들은 참 친절도 하지. 나도 그런 점은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 후 물건을 받아보면 마음에 드는 것도 있지만 소비자 평만큼 좋은 물건이 아니란 생각도 든 적이 있었다. 그런가 하면 나같이 물건 사기를 망설이는 사람이 있을 것을 생각해 나도 물건이 좋으면 정말 좋다고 평을 올리곤 했다.

하지만 물건이 마음에 안 들면 평을 올릴 수가 없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 이런 아르바이트가 있다는 벽보를 보고 그동안의 의문점이 풀렸다. 소비자의 반응이 신통치 않을 때, 소비자 평을 보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이용한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 쇼핑 댓글 달기 아르바이트가 있다는 사실이 그동안 편하게 쇼핑했던 나에게 경종을 울려주는 듯하다.

그동안 주문한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도 있다. 그렇다고 인터넷쇼핑을 끊지는 않을 것같다. 그래서 요즘은 물건 살 때 그전보다 더욱 꼼꼼하게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물건을 고르고 있다.

나쁜 것은 어디가 나쁘고, 좋은 것은 어떤 점이 좋다고 할 수 있는 솔직한 쇼핑몰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야 소비자들도 더욱 더 믿을 수 있는 인터넷쇼핑몰이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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