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원로들 "한미FTA 협상, 잠정 중단"

학계·종교계 원로 10인, 12일 '졸속추진 반대, 협상 전반에 대한 재검토' 촉구

등록 2007.01.12 11:42수정 2007.01.1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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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학계·종교계 원로 인사 10인은 12일 오전 서울 정동 세실 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FTA 협상 졸속 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학계·종교계 원로 인사 10인은 12일 오전 서울 정동 세실 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FTA 협상 졸속 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오마이뉴스 이민정

한미자유무역협정(한미FTA) 6차 협상이 내주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학계·종교계·시민사회 원로 인사 10인이 협상의 잠정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12일 오전 9시 서울 정동 세실 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FTA는 여러 면에서 성과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며, 지금은 최종 타결을 밀어붙일 때가 아니다"며 협상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정부에 제안했다.

@BRI@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성훈 경실련 공동대표, 박상증 참여연대 공동대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이종훈 덕성학원 이사장, 임재경 전 <한겨레> 부사장, 주종환 한국사회경제학회 명예회장, 청화 조계종 교육원장, 함세웅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박영숙 한국여성재단 이사장과 오충일 과거사진실규명위원장은 개인 사정으로 불참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세계 최고의 산업 경쟁력과 협상력을 가진 미국과의 FTA는 기회와 동시에 위기를 내재하고 있다"고 규정하고 "한미FTA 협상은 철저한 사전 준비와 충분한 사회적 합의, 한국 실정에 맞춤한 협상 목표 조율, 피해 계층에 대한 확실한 대책 없이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미FTA 협상은 진행 과정에서 적지 않은 절차적 문제점과 결함이 확인됐고, 지금까지의 협상 결과도 정부가 공언한 것과 달리 한국에 불리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정부가 미국 측 일정에 따라 2월 이내에 협상을 마무리할 목적으로 빅딜을 강행하려고 한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공청회 개최, 협상 내용의 투명한 공개 과정 등 민주적 절차 무시 ▲정부의 각 부처 간 협상 없이 무리한 협상 일정 강행 ▲한국 정부가 실무협상에서 주도력을 발휘하지 못한 점 등을 근거로 들어 한미FTA 졸속 추진을 반대했다.

"한미FTA,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김성훈 공동대표는 "정부가 한미FTA 협상에서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했다"면서 한미FTA 준비 과정에서 공청회가 제대로 열리지 않은 점, 피해 업종에 대한 대책 마련이 없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어 "과거 군사 독재 시절에도 없었던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첫 단추를 잘못 끼워 이제 끝 단추를 낄 곳이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백낙청 교수는 "지금까지 협상 결과, 우리가 어떤 성과를 이룰 수 있고 무엇을 양보해야 할지 드러났지만, 당장 3월까지 (미국 측에) 관철을 요구한 것은 좌절되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쌓여있다"며 "미 의회의 일정에 맞춰 졸속으로 추진할 것인지, 아니면 숨을 고르면서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인지 이제는 정부가 결단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그러면서 한미FTA 저지를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TV 광고가 불허된 것을 지적했다. 백 교수는 "독재 시대도 아닌데, (한미FTA에 대한) 부분적인 사실만 담았다는 이유로 광고를 불허한 것은 정부의 언론 자유 침해이자, 마감에 쫓겨 이성을 잃었다는 징표"라고 비난했다.

한국방송광고심의위원회는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등이 제작한 TV 광고에 대해 '조건부 방송가' 판정을 내렸다. 범국본은 이에 대해 "사실상 방송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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