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 사장 주도로 일명 '짝퉁 시사저널'이 비상근 편집위원들에 의해 발행되고 있는 가운데 '시사저널 불법 제작 중단 촉구 기자회견'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 서울문화사앞에서 시사저널 노조원과 언론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오마이뉴스 권우성
금창태 사장님!
일부 언론은 저를 타고난 독설가인 양 묘사하고 있지만 실은 천성이 모질지를 못합니다. 해서 형식상으로도 부드러울 수밖에 없는 편지로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한미FTA 덕에 <시사저널>에도 몇 번 글을 올린 바 있습니다. 인연이라는 것이 원래 질긴 것인지, 그래서 이른바 '<시사저널> 사태'도 모른 척 할 수 없게 됐습니다. 하여 시사모(sisalove.com)에 실린 사장님의 글을 읽고 문제의 핵심을 파악했습니다.
한 마디로 이철현 기자가 "익명의 제보자가 제보한 일방적이고 왜곡된 내용을 토대로 (삼성) 그룹은 말할 것도 없고 거기에서 거론되는 CEO들의 명예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내용"으로 기사를 작성했고 결국 민형사상의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서 기사를 뺐다는 것입니다.
특히 사장님께서 워터게이트 사건을 빌어 '소스의 신뢰성' '입증' '확인과정'을 통과하지 못하면 <시사저널>에 실리지 못한다는 원칙을 밝힌 지점에 이르러서는 "역시 그랬구나, 그래서 <시사저널>의 기사들이 독자들에게 신뢰를 주는구나" 감탄을 했습니다.
물론 이 원칙은 899호와 900호에도 적용됐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실수를 하는 모양입니다. 워낙 일하는 사람이 적으니 또한 그럴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제가 지금 알려드리는 이 사실도 위의 세 원칙에 따라 처리하시리라 믿습니다.
사장님의 원칙에 감탄하고 주옥같은 900호 읽어보니...
900호의 주옥같은 기사들 중에 제 마음을 가장 사로잡은 기사는 73쪽에 있는 '꿈을 대출하는 '여성전용금고''입니다.
홍선희 편집위원이 쓴 기사인데 영락없이 인도에 가서 쓴 글입니다. 마침 제가 빈민은행(우리나라에도 사회연대은행이 있죠)의 원리에 흥미를 느끼고 있던지라, 조금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구글을 검색했습니다.
단번에 비슷한 글을 찾았습니다. 영국의 BBC에서 12월 28일에 방송한 'India's bank for women(
☞ 해당 기사 바로가기)'이라는 기사죠.
그런데, 아니 이럴 수가! 홍선희 위원은 아예 이 기사를 거의 다 번역을 했습니다. 지금 바로 클릭만 하시면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물론 홍 위원은 이 '신뢰할 수 있는 소스'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바로 의문이 생깁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저야 홍 위원이 인도 만데쉬를 취재해서 쓴 글이라고 믿었습니다만(천연덕스럽게 사진까지 실렸으니까요), 사장님 이하 편집진은 홍 위원이 인도에 갈 시간이 없다는 걸 알았을텐데 어떻게 '확인 과정'에서 아무런 의문을 갖지 않았을까요? 홍 위원이 혹시 거짓말로 입증을 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