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은 뽕나무 열매인 오디인데 빨간 건 덜 익었고 검은 게 익었다. 오른쪽은 말린 뽕나무가지인데 끓여 마시면 살빼기에 좋다고 한다.정판수
우리 달내마을의 특산물로 주목할 만한 게 오디임을 이미 앞선 글(달내일기 1, 5)에서도 언급한 바 있다. 집집마다 몇십 년 된 뽕나무 한두 그루는 있으니까 유월 한 달 동안은 오디를 털고 모으기에 하루를 다 보내게 된다.
우리집도 아주 오래 된 뽕나무가 두 그루 있으니까 그때쯤이면 바빠진다. 하루라도 미루면 떨어져 못 쓰게 되니까 말이다.
그때 딴 오디를 팔기도 하고 친척들과 나눠 먹기도 했다. 그리고 일부를 농축액으로 만들어 지금까지 잘 마시고 있으며, 농축액 건진 뒤 남은 찌꺼기를 버리지 않고 거기에 다시 술을 부어 오디주로 만들어 마시고도 있다.
솔직히 나로선 뽕나무 가지든 뿌리든 열매든 그게 참살이에 좋다니 반갑기 그지없다. 해도 기분이 묘한 건 사람들이 매스컴에서 한 번 떠들게 되면 다들 그게 좋다며 달려드는 현상 때문이다. 어제까지 '○○이 좋다' 하여 그것만 찾다가, 오늘 누군가 '××가 좋다'고 발표하면 또 그것만 찾는다.
죽은 뽕나무뿌리에 나는 상황버섯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산(生) 뽕나무뿌리를 달인 물조차 암 환자에게 좋으며, 그 물을 암환자가 아니더라도 장복하면 중풍에 걸리지 않는다고 하는 기사를 읽은 적 있다. 또 그 열매인 오디는 거의 만병통치약으로 쓰인다 하니 백 년쯤 된 뽕나무 두 그루를 가진 나는 이제 한 이백 년쯤 느긋이 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