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앞으로 20년이 걱정된다"

전경련 차기 회장으로 강신호 회장 재추대 될 듯

등록 2007.01.25 18:56수정 2007.01.25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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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25일 오후 9시 30분]

경영권 승계? "잘 모르겠다... 더 훈련해야"

a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 오마이뉴스 남소연

" 기초는 만들어줘야죠. (우리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어서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가고 우리가 샌드위치 돼 있어요. 이것을 극복하지 못하면 참 고생을 많이해야될 위치에 있는 것이 한반도 입니다."

25일 저녁 9시 서울 신라호텔 23층.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장 회장단 회의를 마치고 함께 복도로 나섰다. 차기 전경련 회장직에 대한 관심과 함께 삼성 후계구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약 5분에 걸친 기자들의 질문에 이건희 회장은 여느때와 달리 또박또박 답했다. 올해로 그룹 회장직을 맡은지 20년이 되는 이 회장에 대해 소감을 묻자, " 20년이 돼서, (삼성이) 커져서 좋긴 한데 앞으로 20년이 걱정 된다"고 토로했다.

미래 20년은 장남인 이재용 전무가 맡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기초는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중국과 일본사이에 끼어있는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를 설명하면서 "고생을 많이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장남인 이재용 전무로의 경영권 승계에 대해선 "아직 모르겠다"면서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언제 이 전무에게 그룹 경영권을 물려줄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자격이 돼야 한다"고 답했다. 이 전무에게 최고고객경영자 자리를 맡긴 배경에 대해선 "우선 고객과 실무 기술자들, 연구소 이런것을 더 깊이 알도록 하는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5년안에 이전무가 회장직에 오를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을땐 "아직 모르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편, 관심을 모은 차기 전경련 회장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진 못했다. 대신 참석한 회장들 대부분이 현 강신호 회장을 재추대했으며, 강 회장은 최근 집안문제 등의 이유를 들어 사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회장은 이날 회장단 회의에서 최근 동아제약 경영권 분쟁 등에 대해 사과했다. 조건호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강 회장께서 최근 가족문제로 인해 사회와 전경련에 누를 끼친것에 죄송스럽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조 부회장은 이어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다른 회장들이 올해 어려운 여건 아래 대통령선거까지 있어 강 회장이 (회장직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강 회장 여러가지 어려움을 말하면서, 극구 사양했지만, 다음주에 강 회장이 회장직 수락 여부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이건희 회장이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 전문.

- 오늘 회의결과는 어떻게 나왔나.
" 사무국에서 6층에서 설명할 것이다."

- 회장이 삼성 수장이시고, 차기회장으로 관심도 높은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 아직 생각은 안하고 있다."

- 때가 되면 (전경련 회장을) 하실 수도 있지 않나.
" 참 힘들다. 삼성 맡아가기에도 지금 벅찰 정도로 시간이 없다."

- 장남인 이재용 전무에게 최고고객경영자 자리를 맡긴 배경은.
" 우선 고객과 실무 기술자들,연구소 이런것을 더 깊이 알도록 하는 훈련이다."

- 언제쯤 (이 전무에게) 그룹 경영권을 물려줄 것인지.
" 자격이 돼야되겠죠."

- 5년안에 오를수 있나.
" 아직 모르겠다."

- 이기태 부회장에게 기술총괄 부회장 자리를 맡긴 이유는.
" 자꾸 잘하니까 올라가는 것 아닌가."

- 평창 올림픽 유치위 많이 나가는데 올해 해외경영 계획은.
"(경영) 계획보다는 자주 나가야겠죠. 많은 사람도 만나고."

- 올해 그룹 회장 취임20주년이 됐는데 소감 한마디 해달라.
" 20년이 돼서, (삼성이) 커져서 좋긴 한데 앞으로 20년이 걱정 된다."

- 앞으로 20년은 이재용 전무가 맡을 것 같은데.
" 기초는 만들어줘야죠. (우리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어서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가고 우리가 샌드위치 돼 있다. 이것을 극복하지 못하면 참 고생을 많이해야될 위치에 있는 것이 한반도다."

-그런 의미에서 창조경영을 말씀하신 것인가.
" 그런셈이죠."

[1신 : 25일 오후 6시 56분]

이기태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장단 인사 불만설과 관련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25일 "그런일은 없을 것"이라고 부인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6시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인사와 전경련 차기 회장 등에 대해 간단하게 답했다.

'(장남인) 이재용 전무가 앞으로 일을 잘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이 회장은 "잘돼야 되겠죠"라고 말했다. 차기 전경련 회장직에 대해선 "회의를 해봐야 한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차기 회장에 대해) 그거야, 회장단 회의에서 중지를 모아야 겠지"라고 말했다. 또 조석래 효성 회장 등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도 "(전경련에서) 회의를 해봐야 겠죠"라고 전했다.

한편, 전경련은 이날 월례 회장단회의를 열고 강신호 현 회장의 후임 인선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강 회장의 임기는 다음달로 끝난다.

이날 회의에선 차기 회장 인선에 대해 논의를 벌이지만, 결론을 내지 못할 경우 후보추대위원회를 구성해 다음달 2일 이사회를 거쳐 총회에서 결론을 내리게 된다.

차기 회장으로는 강신호 현 회장과 조석래 효성 회장이 회장단의 추천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후보로 거론됐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회장과 김승연 한화 회장 등은 그룹의 대내외 사업 확장을 이유로 고사했다. 재계 총수들로부터 회장직 건의를 받아온 이건희 회장도 그룹 현안 등의 이유를 들어 정중히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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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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