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에 시작되는 '백투스쿨 나이트'에 온 차들 (학교 주차장).한나영
선생님과 무슨 얘기를?
한국에서 온 작은딸의 영어선생님에게 특별히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우리 아이는 선생님이 목동에서 가르쳤던 한국 아이들과 달라요. 그만한 수준이 안 되거든요."
목동에 사는 동창 딸아이의 높은 수준을 떠올리면서 선생님에게 설명을 했다.
"제 아이는 한국에서 영어학원에 다닌 적이 한 번도 없어요. 학교에서 배운 영어가 전부거든요. 그리고 이제 미국에 온 지 1년 반이 되었는데…."
노먼 선생님은 우리나라에 부는 '영어 광풍'을 이미 실감하고 온 터라 한 번도 영어학원에 다닌 적이 없다고 하는 말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다.
"한국에서 학교 수업만 들었어요. 그래서 어휘와 읽기, 쓰기가 부족할 거예요. 지난 학기까지 ESL(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이 듣는 영어)을 들었거든요. 다른 과목은 '아너 클래스'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지만 영어는 이번에 처음으로 '레귤러' 과정을 듣는 거예요. 그러니 선생님께서 잘 지도해 주세요."
처음으로 듣는 정규과정의 영어 수업이 다소 걱정되었던 나는 선생님에게 아이의 실력과 영어 학습능력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했다.
"아이들이 매일 읽어야 할 책과 작문은 이미 정해져 있는데요, 여기 <강의요목>을 보시고 혹시 아이가 부담이 되거나 어려워하면 제게 이메일을 주세요. 전화를 해 주셔도 좋고요. 이제껏 관찰한 바로는 찬미가 어려워하지 않는 것 같은데 말이죠."
수업에 관한 공식적인 이야기를 끝낸 뒤, 나는 선생님과 한국 이야기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왜냐하면 나 말고는 영어 수업에 온 학부모가 한 사람도 없었기에 다음 시간까지 시간이 남았기 때문이었다.
"순두부가 먹고 싶어요. 아, 그리운 순두부."
입맛을 다시는 노먼 선생님은 한국에서 순두부를 얼마나 많이 주문해 봤는지 '순두부' 발음이 유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