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도 기름치고 밥 먹여야 잘 돌아간다

[서평] 한의사 이유명호의 <뇌력충전>

등록 2007.02.05 18:44수정 2007.02.0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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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지식하우스
세상에서 가장 성능이 우수한 정보망을 지닌 인간은 1000억 개의 신경세포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한다. 임신 초기부터 세 살까지 신경세포 하나당 약 1만5000개의 시냅스가 만들어져서 보고, 듣고, 말하고, 움직이는 모든 활동에 필요한 신경회로를 형성한다고 하니 '세 살에 만든 뇌가 여든까지 간다'는 말은 결코 빈말이 아니다.

<뇌력충전>은 한의사 이유명호씨가 자신이 담당한 어린이들의 임상적 경험, 자신의 자녀의 식습관, 그가 알고 있는 많은 주변인들의 상담, 치료 등 구체적인 사례와 뇌에 좋은 음식물 소개, 간단히 할 수 있는 뇌 운동법 등을 소개한 건강지침서다.

반짝반짝 빛나는 뇌력 충전소, 잘 들인 밥 습관이 뇌력된다, 엄마 한의사의 건강 상담실 등 총 3장에 걸쳐 뇌력을 키우는 생활습관, 뇌에 좋은 음식물, 뇌 건강법을 상담과 치료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그는 아무리 좋은 뇌를 가지고 태어났더라도 뇌가 호기심을 충족할 수 있도록 자극을 받지 못한다던가, 충분한 에너지가 공급되지 않는다던가,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다던가, 잘못된 습관을 들이면 뇌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뇌는 끊임없이 사랑해 주고, 자극을 주고, 갈고 닦고 조이고 먹여야 제 기능을 발휘한다는 것.

뇌력을 키워주는 돈 안 드는 습관으로 그는 햇볕을 충분히 쬘 것, 신선한 공기를 배부르게 먹을 것, 골고루 맛있게 먹을 것, 밤에 깊이 잘 것, 물을 충분히 마실 것, 뇌력을 충전시키는 긍정적이고 생기가 가득한 언어를 사용할 것, 양손을 사용할 것, 걷기 운동을 할 것, 많이 웃을 것, 자연을 자주 접하여 자연의 생기를 듬뿍 받을 것 등을 권하고 있다.

솔직히 하나도 힘들 것이 없지만 평소에 잘 실천하지 않던 항목들이다.

두 번째 장은 아침밥을 꼭 먹으라는 당부부터 시작된다. 뇌는 근육의 4배나 되는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고 에너지 소비군이다. 뇌의 에너지는 다름 아닌, 포도당이다. 포도당이 부족하면 뇌는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화를 잘 내게 되고,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게 된다.


아침밥을 꼬박꼬박 챙겨먹는 학생들의 성적이 아침을 굶는 학생들에 비해 월등하게 좋더라는 통계도 있다. 그는 잡곡밥, 현미밥, 된장국, 김치, 깍두기, 각종 채소야말로 뇌가 필요로 하는 모든 영양분을 골고루 갖추고 있으며 침을 골고루 발라 꼭꼭 씹어 먹는 습관을 들이면 뇌가 좋아진다고 한다.

잘 먹는 것만이 아니라 영양분을 몸에서 충분히 흡수하고 불필요한 요소들을 몸 밖으로 잘 배출하는 일 역시 잘 먹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위를 따뜻하게 해주고 음료와 찬음식, 인스턴트식품, 무른 음식을 피하고 무청과 고구마 같이 식이 섬유가 풍부한 식물을 먹어야 불필요한 요소들을 몸 밖으로 배출하기 쉽다.


그래서 그가 권하는 가장 이상적인 식탁은 할머니가 차려주던 채식 위주의 할머니 밥상이다. 발효식품인 간장, 된장, 김치, 가지가지 나물이 식탁에 오르고 잡곡을 섞어 지은 밥이야말로 비만, 당뇨, 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고 뇌력과 지구력을 높여주는 이상적인 식 단임을 강조한다.

더불어 그는 바른 자세와 양쪽 치아를 골고루 사용하여 씹기, 낮은 베개를 베고 똑바로 누어자기, 술, 담배, 커피 등 을 줄이고 제때 숙면을 취하기 등을 통해 건강한 생활을 하도록 권하고 있다

자녀를 사랑하는 부모들이라면 먼저 이 책을 읽고 진정 자녀에게 필요한 것을 주는 지혜를 배워 실천에 옮겨 보라. 아침에 가장 고픈 곳은 배가 아니라 뇌라는 사실을 알게 된 당신, 당장 당신의 자녀에게 아침밥을 먹여 보내는 일부터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한의사 이유명호의 세 번째 출산 이야기

ⓒ이유명호
"마치 내가 자기 깃털을 뽑아 비단을 짜낸 새처럼 내 깃털을 솔솔 뽑아 글을 쓴 것 같고. 페네로페처럼 밤새 올을 하나하나 풀어 다시 한 올 한 올 짜듯 그렇게 글을 쓴 것 같아. 이제 책을 끝냈으니 뿌듯하기만 할 것 같은데, 왠지 많이 허허롭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자궁>을 출산 한 뒤 2년 8개월만인 지난 1월 22일 마침내 세 번째 책 <뇌력 충전>을 출간한 뒤 경상북도 청도 가지산 운문사 비구니 산사 승가대학 도량법회장으로 정신적 휴식 차 산후조리를 떠난 한의사 이유명호씨의 말이다.

<뇌력 충전>은 <살에게 말을 걸어봐>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자궁>에 이어 이유명호씨가 출간한 세 번째 책이다.

그의 고백대로라면 일하는 엄마여서 늘 빚진 마음을 지닌 채 대하던 장성한 두 자녀, 특히 둘째인 단테에 대한 지각 육아일기 겸 애정과 미안한 마음을 가득 담은 연애편지다. 하지만 독자들이 보기엔 그를 사랑하고 그가 사랑하는 사회적 유전자를 나눈, 사랑하는 어린 자녀를 둔 수많은 이 땅의 어미들에게 사랑을 듬뿍 담아 건넨 육아지침서이다.

완벽을 추구하는 그답게 수많은 책들을 읽고 또 읽고, 진료를 통해 축적된 산 경험도 모자라 책을 집필하는 동안 그의 아들과 생활일기를 주고받으며 그간 서로의 마음에 남았던 앙금을 말끔히 털어버리고 서로의 생활 습관을 고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책을 쓰는 일이 주는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았을 텐데 아들과의 열애담을 입에 올릴 때마다 얼굴에 홍조를 띤다. 육아란 결코 옆에서 거두고 먹이는 일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진리를 다시 한 번 깨우친 셈이다.

독수리가 새끼를 벼랑에서 밀어 떨어뜨리듯 자녀들을 그로부터 밀어 떨어트리기 전에 그는 낙하산 대신, 건강 비결서를 손에 쥐어주려고 책을 썼다고 한다.

그의 독특한 자녀 사랑 덕분에 편하게 육아의 빚에서 벗어나 제대로 어미 노릇을 하게 된 이 땅의 많은 딸들은 다시 한 번 비상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지 않을까? / 이명옥

덧붙이는 글 | 뇌력충전/이유명호/웅진지식하우스/13,000

덧붙이는 글 뇌력충전/이유명호/웅진지식하우스/13,000

뇌력충전 - 돈 안 드는 습관으로 우리 아이 뇌력 키우기

이유명호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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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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