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베이징 시민들.조창완
올림픽 앞두고 가장 걱정되는 것은 '공중도덕'
@BRI@ 당사자인 중국인들이나 베이징 시민들 역시 이들 외신기자들의 문제의식과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베이징 시민들을 대상으로 "올림픽을 앞두고 가장 우려되는 문제"를 조사, 선정했다.
다섯가지로 압축된 우려사항중 하나로 꼽힌 것이 바로 '중국인들의 낮은 공중도덕의식 수준'이었다. 다시 말해 줄서기나 신호등 지키기 등 공중도덕 질서를 안 지키는 행위나 길거리에 함부로 침을 뱉는 등의 나쁜 습관들이 올림픽을 앞두고 가장 걱정되는 문제라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이를 두고 '국민소양 혹은 자질'이 부족한 탓으로 말하고 있다.
기업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뚜민씨는 "다른 나라에서는 유명 관광지 입구에 '화장실 사용후에 물을 내립시다', '함부로 침을 뱉지 맙시다' 등 중국인들을 겨냥한 듯한 문구들이 중국어로 쓰여져 있다고 한다"며 "얼굴이 화끈거리는 일이다. 올림픽을 앞두고 가장 걱정되는 일도 바로 이런 것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사실 다른 나라에 가서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그 나라의 아름다운 경치나 건물들보다는 그 나라 사람들"인데, "정부차원에서 많은 교육을 한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전체적인 국민 소양수준이나 공중도덕 수준은 후진국 수준"이라며 올림픽 개최 전까지 이런 문제들이 얼마만큼 개선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대다수 중국인들은 올림픽을 1년 반여 앞둔 지금, 경기장과 기타 부대시설 건설등 하드훼어적인 측면에서는 역대 그 어느 올림픽 보다 더 웅장할 것으로 내다보지만 국민들의 질서의식 수준 등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은 하드웨어의 절반도 못 따라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공중도덕이나 질서의식등 이른바 '문명교육' 효과는 경기장을 짓듯이 일정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완성되는 '건축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염려하고 있는 문제다.
'문명교육' 안간힘 쓰는 당국
올림픽 유치 성공 이후 중국정부도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계몽과 선도, 법치 작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01년 이후 중국내 주요 언론매체들을 중심으로 이른바 문명교육으로 지칭되는 각종 공중도덕질서와 예절등을 홍보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각 버스 정류장마다 질서도우미들을 배치해 승하차시 줄서기 운동을 돕고 있기도 하다.
각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에서도 올림픽을 앞두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바른 공중도덕 교육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는 질서의식을 함양하는 노랫말을 담은 '신동요'라는 것을 만들어 부르게 하는가 하면, 몇몇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도덕통장'이라는 것을 만들어 학생들로 하여금 자발적인 선행이나 질서를 지키도록 유도하고 있다. '도덕통장’이란 학생들이 스스로 자원봉사를 했거나 선행을 베풀었을 때 이를 은행 통장과 마찬가지로 기록하는 장부이다.
도덕통장의 시작은 지난 2002년 후난성 창사의 일반 주민거주단지에서 시작된 것으로 그 후 정져우, 란져우, 톈진, 원저우 등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한때 사회적인 유행이 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몇 군데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경영불량' 등의 원인으로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이들 지역에서는 마을 공동의 재원으로 '도덕은행'이라는 것을 만들어 주민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한 선행이나 자원봉사 활동을 은행에 '저축'하도록 하고 있다. 통장에 일정한 '도덕화폐'가 쌓이면 나중에 본인이 남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통장의 도덕화폐 액수만큼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보자면 지난해 후진타오 주석이 제창한 '팔영팔기(8가지 영예로운 일과 8가지 수치스러운 일이라는 뜻으로 사회주의 영욕관을 수립하자는 내용)' 운동도 전국민 도덕재무장 사상교육의 일환이다. 팔영팔기 운동은 올림픽을 앞둔 전국민 문명교육 운동과 맞물려 기업과 학교 주민거주단지, 길거리 공익광고판등 곳곳에서 '도덕 무장'을 부르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