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이 작년 7월 18일 베이징 동쪽 100km 지점 위톈에서 자전거를 탄채 한 공장 굴뚝에서 내뿜는 짙은 매연속으로 달려가고 있다.APF=연합뉴스
"선수들의 필수품은 망사 보자기"
마라톤 경기 도중 갑자기 황사가 불거나 스모그가 발생했을 때 과연 경기를 계속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만일 경기를 강행한다고 하면 그건 심각한 '살인행위'다.
비슷한 우스개 퀴즈 하나. 베이징 올림픽 마라톤 참가 선수들이 반드시 소지해야 할 필수품은 무엇일까. 정답은 망사로 된 보자기다.(황사나 스모그가 심한 날 시민들이 얼굴에 쓰는 것)
농담 같지만 결코 농담으로만 흘려들을 수 없는 이야기다. 실제로 지난해 홍콩에서 개최된 아시아 마라톤 경기도중 대기오염으로 참가선수가 실신했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홍콩보다 오염지수가 더 심각한 베이징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중국 관계당국이 긴장하고 있는 문제도 바로 이런 돌발사태다. '하늘이 돕지 않는다면' 베이징의 기상조건은 언제든지 돌발사태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기상국 분석에 따르면, 1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베이징 대기상태의 60%는 오염물질 확산에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대기오염이 이미 심각한 정도로 진행되어 오염물질의 확산 역시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는 것이다. 그나마 인위적인 노력을 통해 오염을 통제할 수 있는 정도가 전체 대기상태의 40%라고 한다. 때문에 베이징시 정부는 최대한의 인위적인 노력으로 오염상황의 확산을 통제하려 애쓰고 있다.
"푸른 하늘을 보위하라"
그 대표적인 노력이 이른바 '푸른하늘 보위전(藍天保衛戰)'이다.‘푸른하늘 계획’이라고도 불리는 이것은 환경정화 노력을 통해 1년 중 베이징에서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을 전체일수의 6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일종의 '환경정화 전쟁'이다. 다시 말해 대기오염 정도를 줄임으로서 1년 중 공기의 질이 (국가가 정한) 양호급 이상인 날을 전체일수의 60%이상으로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베이징뿐만 아니라 현재 중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실시되고 있다.
1998년 이 푸른하늘 보위전이 시작된 이후 베이징 하늘은 예전보다 많이 맑아지고 있지만 상태는 여전히 심각하다. 베이징시 부시장 지린은 "지난해 2006년까지 8년 연속으로 꾸준히 대기상태가 개선되었지만 현재 베이징의 환경상태는 여전히 아주 심각하다. 공기의 질은 국가기준에서 한참이나 떨어져 있다"고 밝혀 아직도 올림픽을 치를 수 있는 적절한 '녹색환경' 마련이 여의치 않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