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과 사복 사이, 학생-학부모는 운다?

교복 입지 말라는 교육부 '뒷북 행정'

등록 2007.02.07 16:35수정 2007.02.0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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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교복 착용 연기를 반대하는 글들로 도배된 경기도교육청 누리집 '참여마당' 게시판

교복 착용 연기를 반대하는 글들로 도배된 경기도교육청 누리집 '참여마당' 게시판 ⓒ 인터넷 캡처

지난 6일 교육인적자원부가 중·고교 신입생들이 5월까지 사복을 입도록 전국의 중·고교에 협조 공문을 보낸 이후 경기도교육청(교육감 김진춘, 아래 도교육청) 누리집 참여마당 게시판(http://www.goe.go.kr/)에는 이를 비판하는 누리꾼들의 항의가 줄을 잇고 있다.

게시판에 올라 온 글들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12월과 올 1월에 걸쳐 상급 학교 배정이 끝난 후 교복을 구입한 학생들이 상당수인데 5월까지는 사복 차림으로 등교를 해야 하므로 이를 위해 사복을 또 사야 하는 '이중고' 를 겪어야 한다는 것이다.

@BRI@학생과 학부모를 위한다고 나선 교육부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뒷북 행정이 오히려 학생과 학부모에게 피해를 주는 꼴이 돼 버렸다.

"고등학생은 1월 달에 학교 배정이 다 끝나서 90%가 교복을 다 샀고, 중학교는 며칠 전에 배정받아서 어제 소집일 분명히 교복 맞추라고 공문까지 보내서 사이즈가 모자라서 엄마들이 부랴부랴 가서 교복을 맞췄는데…"(작성자 박혜린 님이 올린 글 중에서)

"아니 교복을 샀는데 이제 와서 이런 발표를 하면 어쩌자는 건지 하시려면 1월 초에 하셨든가 그러셨어야죠. 진짜 좀 난감하네요"(작성자 김수정 님이 올린 글 중에서)

"교육부는 왜 이리 뒷북을 치시나요? 배정받은 학교에서 2월 26일 예비소집일까지 (교복을) 입고 오라고 해서 벌써 교복을 구입하고 바지까지 수선했는데…"(작성자 엄마 님이 올린 글 중에서)

"취지는 참 좋습니다. 하지만 시기가 너무 늦은 거 아닌가요? 이렇게 나오실 거라면 아예 방학기간 중에 있는 고등학교 소집일에 교복을 입고 오란 소릴 하질 말으셨어야죠. 이미 교복을 구입한 사람이 태반인데 그 사람들은 어떻게 하실 거죠?"(작성자 00 님이 올린 글 중에서)



실제로 일부 학교에서는 교육부 공문과는 상관없이 입학식부터 교복을 개별 구입·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다른 학교에서는 겨울 방학 보충수업을 하면서 신입생들에게 교복을 입고 등교하도록 해 모든 신입생이 교복을 다 갖춘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교복 구입이 늦어질 경우 몸에 맞는 사이즈를 구하기가 힘들어 울며 겨자먹기로 교복을 구입한 사례도 상당수 있었다.

이들에게 5월까지 교복을 입지 말라고 하는 것은 사실상 사복을 따로 준비하라는 것이어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혼란과 부담은 더해질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학생과 학부모들은 이미 구입한 교복을 그냥 입게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구입해서 수선까지 마친 교복을 두고 사복을 따로 마련해 입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상당수의 신입생들이 이미 교복을 구입한 상태에서 교복 가격의 거품을 걷어내기 위해 교복 착용을 미루겠다고 하는 교육 당국의 의지가 얼마나 효과를 거두게 될 지 의문을 갖게 하는 부분이다.

결국 학사일정 등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교육부의 탁상 행정과, 상급 기관의 협조 공문을 무시하는 일선 학교들의 그릇된 관행부터 고쳐야 한다는 것이 학생과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교복 구매와 사복 착용을 둘러싼 의견과 논란을 교육 당국이 어떻게 마무리 할 지 학생과 학부모들의 눈과 귀가 모아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본문에 인용한 경기도교육청 게시판의 글들은 원문을 그대로 수록하였으므로 문맥이 어색하거나 맞춤법이 틀릴 수도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본문에 인용한 경기도교육청 게시판의 글들은 원문을 그대로 수록하였으므로 문맥이 어색하거나 맞춤법이 틀릴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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