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익 대한의사협회 회장 인터뷰
오마이뉴스 남소연
다음은 장동익 회장과의 일문일답.
- 국민들이 이번 의사 파업을 또 '밥그릇 싸움'이라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도 직역간 다툼을 중단해야 한다는 비판을 하고 있는데.
"과거 7년 전 의약분업 사태는 의사와 약사 두 직역간 밥그릇 싸움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의료법에 의료수가를 올려달라는 얘기가 있나? 왜 자꾸 밥그릇으로 매도하나. 사실 의약분업 때도 재정적자와 국민 불편을 이유로 반대했지만 오직 밥그릇 문제로만 매도당했다."
- 의사들이 할복 자해할 정도로 왜 이렇게 격렬하게 반대하나.
"의사들이 가진 정부에 대한 불신이 매우 크다. 의약분업이 끝난 뒤 지난 7년간 의사들은 정부의 ‘괘씸죄’에 걸려 굉장히 피해를 봤다. 정부에 맞서 싸웠다는 것 때문에. 또 의사들은 오죽하면 이 땅에서 의사로 태어난 것이 한이 된다고 말할 정도로 한이 맺힌 집단이다. 의료수가는 현실화는 안 되고, 매년 의사는 3500명이나 배출된다. 유사의료행위로 인한 피해도 보고 있다."
- 의사들이 벼랑 끝에 몰려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는 얘긴가.
"그렇다. 그러니까 생활고를 비관해서 자살하는 의사가 속출하는 시대가 왔다. 바로 얼마 전에도 부산의 산부인과 의사가 대낮에 공원에 올라가서 생활고 때문에 유서를 쓰고 목매 자살했다. 전체 의사의 3분의 1이 한달에 300만원을 못 번다. 월세 내고 간호사 월급 빼면 가져가는 돈은 100만원 조금 넘는다. 이게 우리 의료계의 현실이다."
- 정부는 의협 입장을 충분히 반영했다고 한다. 의료법 개정안에 합의해 준게 아닌가.
"정부는 충분히 논의하고 합의한 사항을 의협이 나중에 와서 깨고 나왔다고 한다. 천만의 말씀이다. 작년 8월부터 12월까지 만 4개월 동안 단 9차례 모임만 가졌을 뿐이다. 또 그 모임에서도 충분한 논의나 결론도 내리지 않았다. 그런데 복지부에서 갑자기 정부안을 브리핑하겠다는 얘기를 들었고 뒤통수를 맞았다. 우리가 언제 논의하고 충분히 합의했나."
- 이번 의료법 개정안의 핵심적인 문제는 뭔가.
"의사를 중심으로 하는 보건의료의 축이 무너지고 결과적으로 국민건강을 크게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 보건의료의 근간을 흔들기 때문에 우리는 의약분업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의약분업 때도 국민들에게 피해준다고 그렇게 이야기 했는데도 듣지 않았다. 시민단체도 정부 편을 들어서 장구를 치고…. 피해보는 국민들을 누가 대변하겠나. 결국은 건강 전문가인 의사가 나설 수밖에 없다. 우리가 안 나서면 직무유기다."
- 표준진료지침을 도입하는데 반대하는데,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 '임상진료지침'이 있지 않나.
"미국은 미국의사협회(AMA)가 전문학회에 의뢰해 진료지침을 만들어 의사들에게 권고하고 있다. 그런데 복지부는 법으로 만들겠다고 한다. 우리는 표준진료지침 작성 권한을 의협에 넘기라는 거다. 우리도 얼마든지 만들어 권고할 수 있다. 표준진료지침을 만들면서 한 질환당 5000만원씩 들여 100억씩 3년에 걸쳐 300억원을 투입한다고 한다. 그 돈은 국민들에게 피해가 된다. 또 표준진료지침을 의료법에 넣을 경우 의사들이 4중, 5중 처벌을 받게 된다."
"면허갱신? 변호사, 판사도 몇 년마다 시험 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