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황색 앞치마를 입은 천사들

기쁜 마음으로 독거노인 잔치를 하는 새생명 복지회 단원들

등록 2007.02.12 13:56수정 2007.02.1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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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어느날 젊은 신사 한사람의 방문을 받고 "연탄을 때는 노인들에게 연탄을 나누어 드리고 집수리 봉사를 할수 있도록 소개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을 때만 해도 흔히 있는 '일회성 봉사활동이 되겠거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연탄 배달 현장을 찾아갔더니 의외로 열기가 뜨겁고 진정이 어린 것 같아 나도 팔을 걷어 부치고 같이 연탄을 배달한 일이 있었다.


그런데 금년초 그 신사가 다시 찾아와 설날이 돌아오는데 "독거노인을 위한 설맞이 1일 가족 사랑 나누기 봉사를 하고 싶으니 도와 달라"고 했다.

장소제공과 혼자 사시는 노인분 50명정도를 모아 주면 이·미용 봉사와 설날 잔칫상을 차려 음식을 대접하고, 약간의 선물도 준비하여 드리고 위로 잔치도 해 드리겠다고 한다. 덤으로 생활여건이 가장 어려운 댁 5가구에 대해서는 집수리 및 청소도 해 주시겠다고 했다.

a 새생명 복지회 소속 '아름다운 인연'이라는 이·미용 봉사단원들의 독거노인 봉사모습.

새생명 복지회 소속 '아름다운 인연'이라는 이·미용 봉사단원들의 독거노인 봉사모습. ⓒ 양동정


이 정도 봉사활동 같으면 규모가 너무 큰데 과연 이런 큰 일을 해 낼수 있을지 미심쩍기도 했지만 '밑져봐야 본전 아니겠느냐'하는 심정으로 2월 8일로 잔칫날로 정했다.

a 이렇게 기쁜 마음의 봉사 모습이 바로 천사의 모습이 아닌가.

이렇게 기쁜 마음의 봉사 모습이 바로 천사의 모습이 아닌가. ⓒ 양동정


행사 당일이 되고 화물차로 준비된 짐이 속속 도착하는데 예사가 아니다. 잔칫상에서 부터, 노인들이 앉을 수 있는 방석까지 보통 준비가 아니다. 속속들이 모여든 20여명의 여성분들이 쇼핑백 등에서 미용기구를 꺼내고, 주황색 앞치마를 꺼내 입더니 순서를 지켜 기다리고 계시는 노인들을 한분씩 의자에 앉히고 머리 손질을 하는데 역시 보통 솜씨가 아니다.

a 이·미용 봉사가 끝나고 차려진 설날맞이 잔칫상에서 독거노인들과 함께 하는 봉사자들.

이·미용 봉사가 끝나고 차려진 설날맞이 잔칫상에서 독거노인들과 함께 하는 봉사자들. ⓒ 양동정


이들이 바로 봉사단체인 새생명 복지회 소속의 '아름다운 인연'이라는 이·미용 봉사단원들이다. 이·미용 봉사가 진행되는 동안 또 다른 20여명의 봉사단원들은 잔칫상을 준비하기 시작하는데 정말로 정성이 대단하다.


a 어린이 봉사대원들의 봉사하는 모습이 바로 어린 천사들의 모습(?)

어린이 봉사대원들의 봉사하는 모습이 바로 어린 천사들의 모습(?) ⓒ 양동정


잔칫상이 차려지고 모두가 한자리에 앉아 즐거운 마음으로 노인들과 식사하는 모습이 어찌 그리도 아름다운가? 같이 동반한 어린이 봉사대원 7명은 처음 보는 노인들에게 팔다리를 주물러 드리고 재롱을 떠는 모습이 어린 천사의 모습을 보는 것같다.

a 가수 김규민과 함께하는 노래잔치도 즐겁습니다.

가수 김규민과 함께하는 노래잔치도 즐겁습니다. ⓒ 양동정


식사가 끝나고 전직 가수였던 2분의 봉사대원이 진행한 노래잔치와 재롱잔치 또한 외로운 할머니들을 또 한번 감동시키는 청량제가 되었다. 행사가 끝나고 돌아가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께는 10Kg짜리 쌀한포와 참치세트1개, 설날에 끓여 잡수실 떡국과 만두가 든 선물세트를 나누어 드렸더니 눈물을 글썽이는 분들도 있었다.


a 사단법인 새생명 복지회의 장길자 회장님이 독거노인께 설날 선물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단법인 새생명 복지회의 장길자 회장님이 독거노인께 설날 선물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 양동정


이번 행사는 사단법인 새생명 복지회 장길자 회장님과 주황색 앞치마와 조끼를 입은 봉사자들이 진행한 행사로 웃는 얼굴로 봉사하는 그 모습이 진정 이시대의 천사의 모습이 아닌가 싶었다. 행사가 끝나고 우리동네 70분의 독거노인중 적어도 당일날 초대되신 50분은 돌아오는 설날까지 만이라도 덜 외로우실 것이라는 생각이든다.

a 행사가 모두 끝난 후 단체사진 촬영도 즐겁습니다.

행사가 모두 끝난 후 단체사진 촬영도 즐겁습니다. ⓒ 양동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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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의 역할에 공감하는 바 있어 오랜 공직 생활 동안의 경험으로 고착화 된 생각에서 탈피한 시민의 시각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그려 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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