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9일자에 실린 애나 스미스 관련 기사
'21세기 마릴린 먼로'로 불리던 섹스심볼 애나 니콜 스미스. 서른아홉의 젊은 나이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이 금발 여성이 미국의 TV와 신문을 뜨겁게 달구었다. 도대체 애나 스미스가 누구이기에 미국 언론은 그렇게 호들갑을 떨었을까.
본명이 '비키 린 호간'인 애나 스미스. 그녀는 1967년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태어났다. 2살 때 부모가 이혼한 뒤 어머니 손에 키워졌는데 애나는 '제2의 마릴린 먼로'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뒤 '짐스 크리스피 프라이드 치킨'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던 애나는 함께 일하던 16살 빌리 웨인 스미스와 결혼을 했는데, 그녀의 나이 17살이었다. 결혼 이듬해 애나는 아들 대니얼을 낳지만 아들이 1살이던 1987년, 남편과 이혼을 하게 된다.
그 뒤 생활에 어려움을 겪던 애나는 토플리스 바(가슴을 드러낸 댄서가 있는 술집)에서 일하면서 자신의 누드 사진을 <플레이보이>에 보내 창업주인 휴 헤프너의 눈에 띄게 된다. 그리고 '이달의 플레이보이 걸'로 선정되고 1993년에는 <플레이보이>가 선정한 '올해의 플레이메이트'로도 뽑힌다.
애나는 그 이후 게스 청바지 모델로서도 이름을 알리게 되고 '네이키드 건 33⅓'이라는 영화로 영화계에도 데뷔한다. 그러다 1991년, 자신이 일하던 토플리스 바에서 억만장자인 석유재벌 하워드 마셜 2세를 만나 결혼식을 올린다. 그 때 애나 나이 26살, 마셜은 89살이었다.
그러나 마셜은 13개월의 짧은 결혼생활을 끝으로 죽게 된다. 애나는 16억 달러로 추산되는 엄청난 돈을 남긴 마샬의 유산을 두고 마셜 아들과 재산분할 소송을 벌인다.
그런 와중에 애나는 작년 9월, 바하마의 한 병원에서 아버지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은 딸을 낳는다. 그리고 그 때, 자기를 만나러 온 아들 대니얼이 같은 병원에서 사흘 만에 죽게 되는 비극을 겪게 된다.
애나의 5개월 된 딸인 대니얼린의 아버지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현재 딸의 아버지로 추측되는 인물은 변호사 하워드 스턴과 프리랜서 사진작가인 래리 버케드이다. 두 사람 모두 대니얼린의 생부임을 주장하고 있는데, LA 법원은 애나가 죽기 하루 전날인 7일에 애나와 딸의 DNA 샘플을 21일까지 제출하도록 명령한 바 있다.
애나 사망사건을 다룬 미국 언론들
이렇게 드라마틱하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애나에 대해 대중들이 호기심을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애나가 대중들의 천박한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스타이기 때문에, 시청률이나 열독률을 생명으로 하는 미디어의 속성 때문에 애나와 같은 매력적인 아이템을 포기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지나치다는 비판의 소리도 높다. 도대체 어느 정도로 관심을 보였기에 이런 소리가 나오는 것일까.
ABC-TV는 애나의 출생에서 사망에 이르는 특집기사를 편성했으며 폭스뉴스채널 역시 웹사이트에서 그의 삶을 조명하는 포토에세이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신문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LA타임스는 애나 스미스의 풀 연대기를 게재하는가 하면 USA투데이는 주말판 커버스토리로 그녀의 죽음을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