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의회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여론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일부 의회 출입기자까지 시청 예산을 보태주고 해외연수에 동행하도록 해 반발을 사고 있다.
포항시의회, 8박 9일 유럽연수... "선진 복지시설 견학 목적"
22일 포항시의회에 따르면 오는 23일부터 8박 9일 일정으로 박문하 의장을 비롯해 의원 12명과 사무국 직원 6명 등 20여명이 유럽 해외연수를 떠날 계획이다. 이번 유럽 해외연수 국가는 프랑스·스위스·스페인·독일 등이며 선진적인 사회복지 시설과 친환경적 시스템을 견학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포항시의회는 이번 유럽 해외연수를 위해 일인당 260만원을 경비로 책정해놨다. 이에 따라 전체 예산은 6000여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포항시의회의 해외연수가 알려지면서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을 사면서 외유성 논란을 빚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지난해 포항시의회가 유럽 해외연수로 홍역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연수를 다녀오지 못했던 의원들의 외유성 해외연수를 계획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시민사회단체 "지난해 홍역겪고도 또 외유성 연수가나"
22일 포항시환경운동연합·민주노총포항시협의회 등 포항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성명을 내고 "지난해 11월 포항시의회는 해외연수를 심사하는 심사위원을 입맛대로 바꾸고 집행부 예산을 끌어 쓰면서 유럽행을 감행해 반발을 샀다"면서 "그런데 다시 나머지 시의원들이 같은 목적으로 유럽으로 떠난다는 것은 상식을 초월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포항시의회의 해외연수는 '외유성'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포항시의회는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의회 출입기자 2명을 해외연수에 동행시키면서 경비의 일부를 시청 예산으로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더욱 반발을 사고 있다.
포항시의회 사무국 담당자는 22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기자들의 경우 출입기자 한해 일부 경비를 시 집행부 예산에서 부담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구체적인 액수 등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청 공보실 한 관계자도 "시청 출입기자들에게 시정 홍보활동을 위해 지원하는 해외출장비가 올해 750만원이 책정돼 있다"면서 "이 중 일부를 이번 연수에 지원할 계획이인 것으로 알지만 구체적으로 얼마인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출입기자 2명도 동행... 시청 예산에서 일부 지원
포항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여론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출입기자 2명에 대한 경비도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함께 포함시켰다"면서 "언론사 기자의 취재경비까지 시민의 혈세로 부담해주면서 대동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참으로 이상하다"고 주장했다.
거기다 포항시의회는 유럽 해외연수를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예산뿐만 아니라 앞으로 2년치 예산도 앞당겨 경비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포항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지적하고 있다.
정침귀 포항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포항시의회가 해외연수를 계획하면서도 구체적인 참가자나 경비 등을 아직도 뚜렷이 밝히지 않고 있다"면서 "여론의 비난을 모면하기 위해 비밀스럽게 가는 해외연수는 결국 자신들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스스로 부끄러워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 국장은 "무조건적으로 해외연수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 사전사후 보고와 평가의 체계가 제대로 마련되면가능하다"면서 "하지만 지금처럼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무분별한 해외연수로 비춰져 연일 입방아에 오르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당당한' 시의회 "외유성 지적 전혀 안 맞아" 반박
하지만 이러한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의 지적에 대해 시의회측은 외유성은 전혀 아니라고 일축하고 있다.
포항시의회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포항시의회의 해외연수에 대해 외유성이라고 지적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연수에 필요한 일정으로만 빼곡히 채워져 있어 관광성이라는 지적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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