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소심 왕울컥...'톡톡' 튀는 대안학교 감수성

부산 도시 속 작은학교 '제6회 우다다 예술제'

등록 2007.02.28 17:07수정 2007.02.28 17:07
0
원고료로 응원
a

부산 도시속작은학교, 우리는 다 다르다! ‘제6회 우다다 예술제’ 포스터 ⓒ 우다다


@BRI@2007년 2월 27일 늦은 7시, 객석과 무대가 맞닿아 하나의 공간을 이루고 있는 부산민주공원 작은방(소극장)은 관객으로 시끌벅적했다. 자리가 모자라 서있는 관객까지 발견될 지경이었다.

'거침없는 우다다' 학교 학생들의 여섯 번째 예술제가 벌어지는 날. 민주공원에는 우다다가 숲이 되도록 도움주는 길잡이교사, 학부모, 아이들보다 더 많은 자원봉사선생님들, 멀리 서울, 대구 등 다른 지역에서 참교육을 실천하는 '스스로넷 미디어 스쿨',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 '가온학교', '광진 들속 작은학교', '합천자연학교' 등의 선생님과 학생들이 찾아왔다.

공연장 입구에는 수업 중에 만든 작품들과 우다다 가족들의 사진이 전시되었다. 홍보팀 학생들은 손수 제작한 리플릿 216장을 나눠줬다. 리플릿에 담긴 톡톡 튀는 짧은 글귀들, 손수 그린 밑그림에 일일이 색칠한 알록달록한 색연필 자국이 눈길을 끌었다.

a

학생들이 직접 만든<나무, 숲이 되다>의 수제작 리플릿 ⓒ 장원주

29명 학생들은 연출, 전시팀, 홍보팀, 소품팀, 음향팀 등으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공연을 준비했다. 지난 5회 예술제까지는 TV 개그프로그램들처럼 단편적인 연극 위주였다. 하지만 이번 예술제에는 극단 '자갈치'의 이미화 선생님을 초빙하여 큰 규모의 공연 한편을 준비했다.

연극은 학생회장 신유림(21)양의 인사로 막이 올랐다. "가슴을 뛰게 하라" "껍데기는 가라" "우다다?! 불법 빼곤 다 한다!!!" 같은 톡톡 튀는 홍보 문구들처럼 그들이 선보인 극은 좌중을 압도하는 별난 몸짓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넘쳤다.

a

우다다 라이브 밴드-극중 라이브음악들을 멋지게 연주한 황슬지(19),이혁재(18),이의연(18),구슬한(15) ⓒ 장원주

무대 1막 '끝은 새로운 시작의 출발이다'의 막이 오르며, 무대 한쪽에 자리 잡은 밴드가 007음악을 연주했다. 바바리를 입은 수상한 남자(이태재(16)분)가 나오더니 다른 친구와 함께 객석에서 관객(이한(19)분)을 끌어내 전봇대로 만들어버리고 '우다다 야구단! 신입단원모집' 포스터를 부착한다. 전봇대는 1장 내내 발길질을 받아가며 떨어지는 포스터를 다시 붙여가며 서있게 되고...청소부(이서인(16)분)가 등장하여 이들을 쫒아낸다.

a

어머니(류려(18)분)에게 학교를 가기 싫다고 하는 나소심(문수경(17)분) ⓒ 장원주


a

버스를 타고 우다다 야구단으로 향하는 청소년들 ⓒ 장원주

박까불(박다솜(15)분)등의 학우들에게 금품을 갈취당하는 나소심(문수경(17)분)은 어머니(류려(18)분)에게 학교를 가기 싫다고 하지만 꾸중만 듣는다. 사업이 망한 후 술주정뱅이가 된 아버지(이혁재(18)분)와 어머니(유소민(19)분)의 싸움에 왕울컥(박경민(17)분)이 집을 나온다. 한편 게임중독에 빠져버려 전화도 받지 않는 김개똥(김성철(19)분)의 아버지(박지예(17)분)는 아들을 게임중독에서 벗어나게 할 방법을 찾는다.

이들 모두는 우다다 야구단 포스터를 매개로 야구단으로 향하는 버스를 신나게 함께 타고 한 곳에 모인다.(운전기사-신유림(21), 라디오-임용주(17))

a

야구단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신입단원 박까불, 나소심, 왕울컥, 김개똥 ⓒ 장원주


a

숙소에서 한 이불을 덮고 자며 이리저리 부대끼는 단원들 ⓒ 장원주

2막 '모든 시작은 항상 새롭다'가 오르자 우다다 야구단의 감독(박영일(20)분)과 장코치(김규현(20)분), 박원로(이태재(16)분), 엉뚱이(송나온(16)분)가 신입단원 박까불, 나소심, 왕울컥, 김개똥을 맞이한다. 이런저런 훈련 끝에 숙소에 짐을 푼다. 숙소에서 한 이불을 덮고 자며 이리저리 부대끼는 단원들...갑자기 안보이던 단원인 귀신(강지현(16)분)이 나타나서 지나간다.

어머니가 찾아와서 왕울컥에게 생일선물을 건네지만 받지 않고 땅에다 내팽개친다. 나소심이 이를 보고 물건을 주워 주자 단원들이 몰려와 생일 빵을 때리며 친해진다. 그리고 바닥에 누워 하늘을 보며 노래 <날개만 있다면>을 모두 함께 부른다.

a

모두 함께 누워 하늘을 보며 노래<날개만 있다면>을 부르며 새로운 시작을 노래한다 ⓒ 장원주

3막 '우다다, 거침없이 달려라'에서 우다다 야구단은 최강팀과 경기를 치른다. 김해설(김기영(16)분)의 재치 있는 해설과 함께 카메라맨(이상헌(15)분)과 잡상인(임성현(16)분), 홍춘이(홍주연(20)분), 우다다 건너편 수퍼아줌마(박정심(17)분), 싸모님(김진하(15)분)의 맛깔스런 대화로 전초전(?)이 열린다. 우다다야구단이 선제 공격. 최강팀투수(이상헌(15)분)가 던진 야구공(역시 이상헌(15)분)을 상대로 단원들이 1점을 따내며 기뻐한다.

a

야구경기 중간 광고시간에 개량한복 등을 이용하여 다양하고 재미있게 벌어진 패션쇼 ⓒ 장원주

이어지는 광고시간. 우다다 옷집의 패션쇼다. 모델(홍주연(20), 황슬지(19), 임용주(17), 박지예(17), 김기영(16), 임성현(16), 구슬한(15), 이상헌(15)이 개량한복 등을 이용하여 다양하게 벌인다. 중간 중간 TV광고다. '내일 뭐 입지?'를 패러디한 '내일 뭐 걸지?' '내일 뭐 쓰지?' 등의 재치 있는 연기가 이어진다. 디자이너(신유림(21)분)가 등장하여 우다다 옷집을 소개한다. 이어서 치어리더들(유소민(19), 류려(18), 이혁재(18), 이의연(18), 박정심(17), 이서인(16), 김재혁(15), 김진하(15))의 응원전 한판이 벌어진다.

이어서 9회말 수비를 하는 우다다 야구단. 하나 되는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주듯 선수들 간 사인이 맞지 않아 다툼이 발생하고, 감독이 나와 '승리보다 하나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며 독려한다. 우다다 야구단은 끝까지 노력하지만 최강팀에게 결국 패배하고 만다. 이 때 길잡이 선생님 4명이 난타를 하며 '그래도 괜찮아' 춤을 추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입장할 때 나누어 준 노란 종이비행기가 작은방을 날았다. 이어 잔잔한 음악과 함께 우다다 학생들의 지난 시간을 담은 사진영상이 나왔다.

a

노래<사노라면>을 모두 함께 부르며 막이 내린다 ⓒ 장원주

영상 속에서 우다다의 '우리들'은 말한다.

"처음 학교에 들어갔을 때 서로 뭉쳐있는 우다다 사람들이 부러웠고, 이질감을 느꼈다. 그런데, 그들과 같이 지내다 보니 지금은 우다다 속의 나를 발견한다."
"우다다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표현하게 해주었다."
"우리는 다 다르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다."
"함께 해서 행복하다."


이어 <사노라면>노래를 모두 함께 부르며 막이 내렸다.

멀리서 오신 작은학교 선생님들을 대표하여 서울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 교장선생님이 "학교는 우리가 먼저 시작했지만, 올 때마다 새로운 감동과 도전을 받아갑니다. 아이들의 표정이 즐겁고 살아있는 것을 보면, 아이들 스스로가 예술제를 즐기고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라고 감동을 말했다.

김복남 교장선생님은 "아이들이 우리들보다 더 열심히 해서 부끄러웠다. 정말, 재미있고 주제를 잘 보여주는 한 마당이었다. 여행을 다니다보면 종종 커다란 아름드리나무를 보게 된다. 그 아름드리나무를 보고 우리는 '멋지다'라고 표현할 수는 있지만 '아름답다'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숲을 이루고 있는 작은 나무 하나하나는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다. 숲은 아름답다. 아름다운 우다다숲이 세상에 나아가 더 많은 숲을 만들 것을 기대한다. 아이들이 자랑스럽다"라고 느낌을 표현했다.

연출을 맡은 차원석(18)군은 극중 출연은 하지 않았지만 감격스런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길지도 짧지도 않은 지난 방학 한 달간 많은 준비를 하였다. 서로 짜증도 내고 '티격태격' 싸우기도 했는데 모두들 열심히 준비하였다. 큰 사건(?)없이 예술제가 완성되어서 다행"이라고 안도하면서 "큰 한 편의 극을 준비하면서 지각하고, 빠지는 친구들이 생기면 그 자리가 크게 비어 버렸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마지막 리허설 때 친구들이 생각보다 잘해 주어서 감동을 먹었다"고 자신의 감회를 이야기했다.

'연습은 정직하다'고 했다. 우다다 아이들은 많은 연습을 하였음을 몸으로 말해주었고, 우다다에서 더불어 생활한 시간 속에 깨버린 껍질들을 모두 던져버렸다. 자신만이 표현할 수 있으면서 모든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것들에서 우리는 감동을 느낀다. 각자 다 다른 학생들이 온 몸으로 펼치는 연극은 모든 이들의 마음을 하나로 이끌어 찾은 이들의 가슴에 감동을 밀어 넣었다. 이들은 이 날 예술제를 통해 서로 다른 모두가 상생하는 진정한 숲이 되었음을 보여주었다. 앞으로 온 세상을 너른 숲으로 만들어 나갈 아이들의 앞날이 기대된다.

우다다??

우다다?? “우다다”라는 뜻은 ‘우리는 다 다르다’의 줄임말이다. 서로서로가 다 다르지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자는 의미가 있다. 또, ‘우다다’는 경상도 방언으로 ‘서로를 공경하다, 보듬어주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거침없는 우다다학교는 도시에서 자라 도시에서 자기삶을 꾸려나갈 아이들과 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바라는 어른들이 모여 도시속 자원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도시형대안학교이다.

14살부터 19살까지의 너무나도 다른 성격들을 가진 아이들이 서로 잘 섞여져 친자매, 형제처럼 지내고 있다. 매일매일 나오시는 가족 같은 상근쌤들과 일주일에 몇 번씩 오시는 자원봉사 쌤들은 학생들 수보다 더 많다. 학교도 작고, 운동장도 없지만 도시속 수많은 자원들로 많은 것들을 누리고 있는 우다다의 수업은 지식 쌓기, 마음 쌓기, 세상 넓히기로 이루어진다. 그 중 프로젝트 수업은 나 자신과 너, 그리고 우리를 알게 해준다. 프로젝트 수업에는, 도전프로젝트, 농활, 도보여행, 예술제, 보따리수업 등이 있다.

우리는 우다다에서 각자 나이에 맞게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배우고 있다. ‘자유’보다는 ‘자율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정도로 자유로움 속에서 책임감도 느끼며 여러 가지를 배운다. 우리는 우다다라는 작은 세상 속에서 서로 사랑하고, 싸우고, 배우면서 학교 밖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지금 우다다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이름처럼 거침없이 나아가고 있다.

학생회장 신유림(21)의 글 중 발췌...

덧붙이는 글 | 필자는 동의대 사학과 학생입니다. 예술제에 초대해주신 우다다학교에 감사드립니다.

'이번 정류장은 범어사, 범어사 역입니다. 다음 정류장은 없습니다!'(극중대사)

부산광역시 금정구 남산동 21-8번지 2층 (우)609-813 전화:051)514-8812
(범어사 지하철역 1번 출구, 팔송(범어사 지하철역)정류소)

“막말로 당신이 우다다 야구단 홈페이지라도 한 번 들어와 봤소?!!! 어??!!!!”(극중대사)
http://www.udada.or.kr
http://care.daum.net/udada2001

덧붙이는 글 필자는 동의대 사학과 학생입니다. 예술제에 초대해주신 우다다학교에 감사드립니다.

'이번 정류장은 범어사, 범어사 역입니다. 다음 정류장은 없습니다!'(극중대사)

부산광역시 금정구 남산동 21-8번지 2층 (우)609-813 전화:051)514-8812
(범어사 지하철역 1번 출구, 팔송(범어사 지하철역)정류소)

“막말로 당신이 우다다 야구단 홈페이지라도 한 번 들어와 봤소?!!! 어??!!!!”(극중대사)
http://www.udada.or.kr
http://care.daum.net/udada2001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이사 3년 만에 발견한 이 나무... 이게 웬 떡입니까
  2. 2 도시락 가게 사장인데요, 스스로 이건 칭찬합니다
  3. 3 '내'가 먹는 음식이 '우리'를 죽이는 기막힌 현실
  4. 4 장미란, 그리 띄울 때는 언제고
  5. 5 '입틀막' 카이스트 졸업생 "석유에 관대한 대통령, 과학자에게도..."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