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자지라>의 카툰 'IAEA가 공정하다'?

핵 주범 미국은 놔두고 이란과 북한만... 과연 공정조사 할까

등록 2007.03.09 11:28수정 2007.03.09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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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자지라>


북·미간에 한반도 핵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역할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IAEA는 공정한 해결사로서 이 문제를 무난히 마무리할 것인가?

@BRI@전투원과 비전투원을 가리지 않으며(차별성 원칙 위반), 목적에 비해 그 수단이 너무 과도하다(비례성 원칙 위반)는 점에서 핵무기·화생무기·미사일 등의 대량살상무기(WMD)는 지구상에서 궁극적으로 폐기되어야 할 대상이다.

그런데 문제는 IAEA와 함께 대량살상무기 비확산을 주도하는 미국이 사실은 대량살상무기 확산의 주범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대량살상무기의 확산과 비확산 모두가 실상은 미국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모순이야말로 대량살상무기의 비확산을 가로막는 핵심적 장애물일 것이다.

중동인들의 시각을 대변하는 카타르의 <알자지라>는 8일 이런 부조리를 고발하는 한 편의 카툰 동영상을 내놓았다. 파키스탄 출신 예술가 슈자아트 알리가 제작한 이 카툰의 제목은 ‘핵 대(大)수색’이다.

카툰이 독자들에게 던지는 의문점은 이것이다. “이 조사는 대량살상무기를 찾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조사요원이 과연 올바른 트랙 위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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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자지라>


첫 번째 그림에서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이 왼손에 수색 수단(돋보기)을, 오른손엔 수색 권한(IAEA 가방)을 갖고 대량살상무기를 찾아 나서는 장면이 나온다. 그가 걷고 있는 땅이 아무 것도 가공되지 않은 자연적인 맨 땅이라는 점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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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자지라>


좀 지나다 보면,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이 걷는 길은 자연적인 땅이 아닌 인공적인 교량이다. 교량의 오른쪽 끝에 ‘Made in ~’이라고 쓰여 있다. 누가 만든 다리인지는 아직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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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자지라>


다리를 다 건넜는데도 교량을 덮은 자재가 맨 땅까지 계속 덮고 있다. 자연적 토대가 아닌 인공적 트랙 위에서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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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자지라>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이란과 북한을 향한 수색의 발걸음을 계속 내디딘다. 그리고 ‘예상대로’ 그는 이란과 북한 앞에 멈춰 서서 “아! 잘 되고 있습니다”라며 ‘관객’들을 돌아본다.


북한과 이란이 동일한 팻말에 쓰여 있고 그 팻말에 동일한 방향의 화살표가 그려져 있다는 점은, 두 나라에 대한 IAEA의 조사 결과가 ‘천편일률적’인 것이 될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IAEA가 무언가 예정된 ‘조사결과’를 갖고 있을 위험성을 경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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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자지라>


인류에 해가 되는 대량살상무기가 북한과 이란에 있다면 당연히 해체해야 하겠지만, 문제는 엘바라데이 사무총장과 IAEA가 일부러 지나친 혹은, 모르고 지나친 것이 있다는 점이다. 그 하나는 이스라엘의 핵 프로그램이다. 또 하나는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문제다.

미국이 이라크 대량살상무기를 이유로 대규모 침공까지 감행했는데도 또, 이라크에 그런 무기가 없다는 것이 드러났는데도, IAEA는 이에 관해 입바른 말 한마디를 하지 않고 있다.

IAEA는 누구에 대해서는 엄정한 표정을 짓고 누구에 대해서는 일부러 눈감아 주고 있는 것인가? 또 IAEA는 대량살상무기 문제가 미국의 세계패권을 위한 수단이 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일부러 눈감고 있는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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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자지라>


이 같은 IAEA의 모순은 무엇 때문에 생기고 있는 것일까? 마지막 그림에서는 다리 입구가 클로즈업된다.

‘Made in U.S.A’ IAEA의 모순은 바로 여기에서 발생하고 있다. 미국이 만들고 미국이 예정해 놓은 트랙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IAEA는 ‘미국이 대량살상무기 확산 및 비확산의 주역’이라는 현대 세계의 모순을 극복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그 모순을 제도적으로 합리화하는 악역만 맡게 될 것이다. 카툰이 서두에서 “조사요원이 과연 올바른 트랙 위에 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조만간 한반도 핵문제에서 또다시 그 역할을 강화할 IAEA는 미국의 입김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공기’를 마시면서 인류평화를 위한 그 임무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미국이 만들어놓은 트랙이 아닌, 자유로운 맨 땅에서 대량살상무기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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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시사와역사 출판사(sisahistory.com)대표,일제청산연구소 연구위원,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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