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공장 '중국'이 나무를 심는다

쑨원을 추모하는 중국의 식목일

등록 2007.03.12 15:03수정 2007.03.1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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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중국의 국경절에 톈안먼에 등장한 쑨원의 모습이다.

중국의 국경절에 톈안먼에 등장한 쑨원의 모습이다. ⓒ 김대오


3월 12일은 중국의 국부로 불리는 쑨원(孫文)이 1925년 서거한 날이면서 동시에 중국의 식목일이기도 하다. 쑨원은 1924년 광저우(廣州)에서 열린 한 연설에서 ‘중국은 수재와 한재를 막기 위해 나무를 심고 숲을 가꾸어 대규모의 산림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그것을 기념하여 1928년 쑨원의 서거 3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식목행사가 열렸으며, 이에 1979년 제3기 전인대에서는 중국의 식목일을 쑨원을 추모하는 의미를 더해 3월 12일로 한다고 공식 확정 발표하였다.

@BRI@중국은 1982년부터 전국민 의무식목운동(11세에서 55세까지 건강한 사람은 의무적으로 3-5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식목운동)을 전개하여 지금까지 총 492억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2006년 한 해에는 5.5억 명이 식목행사에 참가하여 21.6억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고 중국임업국이 발표했다. 중국의 산림면적은 국토의 16.5%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 산림의 3.9%를 차지하며 세계 5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1인당 산림면적은 7.89㎢로서 세계평균인 71.8㎢에 크게 밑돌아 세계 119위이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환경올림픽으로 치르겠다며 대대적인 녹지개발 계획을 내놓고 있으며, 중국의 녹지율을 2010년까지 19.4%, 2030년까지 24%, 2050년까지 26%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장기계획도 마련해 놓고 있다.

중국의 적극적이고 절박한 산림정책의 배후에는 중국뿐 아니라 아시아 나아가 세계의 환경과 생태를 위협하는 사막화와 황사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있다. 중국의 사막면적은 국토의 27.3%에 해당하는 262만 2천㎢로 전국 18개 성·자치구 및 471개 현에 걸쳐있으며, 사막의 영향을 받는 인구는 대략 1억1000만 명에 이른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무분별한 개발, 벌목, 가뭄, 무절제한 방목 등에 의해 빠른 속도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내 사막화 진행속도는 50년대 1560㎢에서 70년대 2100㎢, 80년대 2460㎢, 90년대에는 3436㎢로 가속화되고 있으며 그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도 매년 65억 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중국은 1958년 전국사막화방지회의를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국가차원에서의 사막화 방지 프로젝트들을 시행해 오고 있으나 아직까지 실효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한국, 일본 3국이 공동으로 중국 서부지역 생태환경보존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유엔을 비롯한 독일, 네덜란드 등과도 공동 조림사업을 실시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인공초지 조성, 항공파종, 사막 인근 관개수로시설 확충, 이동 방목 등 사막화 방지를 위한 중국과 세계 각국의 다각적 노력들이 과연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해마다 엄청난 황사피해를 입고 있는 우리에게도 아주 중대한 관심사로 등장해 있다.

‘세계 공장’ 중국이 경제성장의 속도를 조절하면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강조하기 시작한 것은 빈부격차 문제도 있지만 갈수록 심각해지는 환경오염 문제가 간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 때문이기도 하다.


쑨원이 전제봉건왕조와 군벌, 제국주의와 맞서며 끊임없이 혁명을 시도했던 것처럼 세계 최대 오염국이 된 오늘날 중국은 이제 환경보호를 위한 필사적인 혁명을 준비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쑨원의 혁명정신이 이제는 환경오염을 막는, 나무를 심고 가꾸는 환경보호정신으로 거듭나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국정브리핑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국정브리핑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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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3년, 산둥성 린이(臨沂)에서 1년 살면서 보고 들은 것들을 학생들에게 들려줍니다. 거대한 중국바닷가를 향해 끊임없이 낚시대를 드리우며 심연의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건져올리려 노력합니다. 저서로 <중국에는 왜 갔어>, <무늬가 있는 중국어>가 있고, 최근에는 책을 읽고 밑줄 긋는 일에 빠져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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