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거리, 해운대 달맞이 길의 풍경

조각상과 홍매화가 어울리는 달맞이 길

등록 2007.03.13 10:31수정 2007.03.1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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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총각이 달 밝은 밤에 와서 사랑을 맹세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해월정. 그 해월정 옆에 홍매화가 붉게 피어 있다. 매화는 처녀총각의 정염을 닮았는지 시리도록 붉다. 붉은 꽃잎에 싸인 꽃술에선 노오란 꽃가루가 방울져 떨어진다. 매화가 바라보는 동해에선 햇살이 짱짱하도록 바다를 비치고….

붉게 피어난 홍매화
붉게 피어난 홍매화김대갑

절규
절규김대갑
해운대 미포를 지나 송정으로 접어드는 달맞이 길. 굽이굽이 12번을 돈다고 하여 '12곡도로'라고도 불리는 길. 부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카페와 근사한 레스토랑이 밀집한 곳. 만일 부산이 유럽의 어느 도시였다면 벌써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도 남았을 것이다.


달맞이 길에는 각종 문화 시설이 화려하게 수를 놓고 있다. 길거리 여기 저기에 보이는 화랑들에선 그림의 향기가 솔솔 피어난다. 추리문학관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존 르 까레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인연 - 동그랗게 만나는 너와 나의 인연
인연 - 동그랗게 만나는 너와 나의 인연김대갑
어느 대형 레스토랑의 청동 조각상들이 보기에도 멋진 자태로 사람들을 매혹시킨다. 절규하는 몸짓도 있고, 세 명의 무용수가 환형을 이룬 상도 있다. 그리고 부챗살처럼 퍼지는 기하학적인 조각상도 있다.

도대체 이들은 무슨 자격으로 달맞이 로드를 예술의 거리로 만드는지. 바다가 보이는 레스토랑에 놓여 있는 청동 조각상이라. 그 발상이 재미있고 신선하다. 그리고 식당 주인이 참 유복한 사람이라는 생각도 든다. 만만찮은 경비가 들어갔을 텐데.

부챗살처럼 퍼지는 햇살을 맞으며
부챗살처럼 퍼지는 햇살을 맞으며김대갑

달의 몰락
달의 몰락김대갑
해월정 근처에는 달의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아스라이 눈에 들어온다. 초생달에서부터 보름달까지 바닥에 표현해 놓았고, 밤에는 서치라이트가 켜진 가운데 사각의 기둥에 박힌 달들이 빛을 발한다. 이 조형물을 보기 위해선 그 옆에 놓인 새천년시계탑을 통과해야 한다. 그래야만 그 조형물을 볼 자격이 있으니까.

새천년의 시계탑
새천년의 시계탑김대갑

달맞이 놀이 마당의 햇살
달맞이 놀이 마당의 햇살김대갑
다시 미포에서 송정으로 넘어가는 길. 달맞이 놀이 마당의 잔디들이 파릇파릇 돋아나고, 멀리서 비쳐오는 바다의 은빛 물결이 눈알을 아프게 한다. 조금만 더 가면 송정으로 넘어가는 다리가 하나 나오고, 그 다리 위에서 바라본 청사포의 경치는 화룡점정이라!

역광을 받아 반사되는 청사포 앞바다
역광을 받아 반사되는 청사포 앞바다김대갑

연인의 광장에서 사랑을
연인의 광장에서 사랑을김대갑
춘 사월, 벚꽃이 날리는 가운데 애인과 함께 달맞이 길에서 문화의 향연을 맛보시도록. 그리고 연인의 광장에서 사랑을 속삭인 후 해월정에서 사랑을 약속하면 된다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유포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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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스토리텔링 전문가. <영화처럼 재미있는 부산>,<토요일에 떠나는 부산의 박물관 여행>. <잃어버린 왕국, 가야를 찾아서>저자. 단편소설집, 프러시안 블루 출간. 광범위한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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