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장면(주)액세스엔터테인먼트
우리나라에서도 이들의 팬이 비단 모던 록 애호가에 한정되어있지 않은 이유도 바로 그 넓은 영토에 있다. 뮤즈는 라디오 헤드의 감성과 퀸의 드라마틱함, 헤비메탈의 과격한 사운드를 모두 갖고 있는 밴드다.
화려한 기타 솔로가 지나가면 아름다운 멜로디가 아무렇지도 않게 이어진다. '과격하게 울어댄다'라고 설명할 수 있는 매튜 벨라미의 보컬은 청승맞지만 공격적이다. 가성으로 일관하면서도 목소리에 담겨있는 파워는 여느 록 보컬에도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니, 헤비메탈부터 모던 록 팬까지 그들의 음악에 열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모던 록의 감성을 심으로 삼고, 헤비메탈의 사운드로 나무삼아 이를 감싸고, 프로그레시브 록의 드라마틱한 구성으로 색을 입힌 연필 같은 음악이다. 이 점은 우리나라의 록 밴드들이 보다 많은 대중성을 획득하기 위해 참조해야할 사항이기도 하다.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이 동시에 분비되는 음악, 그게 뮤즈의 핵심이다. 강(强)과 유(柔)의 오의를 동시에 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뮤즈의 내한 공연이 확정되고, 이들의 앨범을 산 사람보다 더 많은 인원이 예매 사이트에 몰렸다. 티켓 오픈과 동시에 스탠딩 구역이 매진됐고 예매 사이트 순위에서 동방신기와 1위 자리를 다투기도 했다. 그런 예매 전쟁을 거치고 눈보라를 뚫고 잠실에 도착한 사람들이 7천여명.
지방 관객들이 대절한 버스도 적잖이 공연장 앞에 세워져있었다. 2000년대에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해외 밴드로서는 단연 압도적인 관객 인원이었다. 그리고 공연 예정 시간인 저녁 8시를 약 30정도 넘겨 무대에 불이 꺼졌다.
그렇게 시작된 뮤즈의 첫 한국 공연은 광란의 진혼 미사에 다름 아니었다. 검정 연미복을 입고 등장한 매튜 벨라미는 그 미사의 지휘자였다. 그는 한 순간도 몸을 가만히 두지 않았다. 첫 곡 'Take A Bow'부터 마지막 곡 'Knight Of Cyclonia'까지 그는 뛰고 춤추고 흔들었다.
공연 중반 기타를 놓고 피아노를 치며 노래할 때는 리스트를 존경한다는 평소의 언급대로 여느 클래식 피아니스트 못지않은 광기를 뿜어냈다. 누가 록 밴드의 공연에, 특히 모던 록 밴드의 공연에 액션이 없다고 했는가. 뮤즈는 그런 선입견을 일거에 날려버리고도 남았다.
미소에서 감탄으로 진화한 관객들의 '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