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2월 5일 오후 서울 전국은행연합회관 2층에서 열린 '창립2주년 자유주의연대 후원의 밤'에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왼쪽)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오른쪽)이 환하게 웃고 있다.연합뉴스 박지호
'손학규 변수'가 뉴라이트의 대선전략도 바꿀 수 있을까?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한나라당 탈당을 선언하기(19일) 전까지면 해도 뉴라이트 진영은 한나라당의 집권을 확신하고 있었다. 뉴라이트식으로 표현하면, '선진화체제 개막을 위한 정권교체'가 현실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런 '호언장담'까지 나왔다.
"대선게임은 끝났다고 본다. <손자병법>에도 나오듯이 싸우지 않고도 알 수 있다."
뉴라이트 진영의 한 핵심활동가는 "민주화세력은 열정도 명분도 정치적 구심력도 없는 반면, 보수진영은 어느 때보다 정권교체의 명분도 갖고 있고 그 열정과 사기도 높다"며 "더 이상 반전시키기 어려운 게임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대선판은 투표 전날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속설이 올 대선에도 적용되는 것일까?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의 탈당을 결행하자 뉴라이트 진영도 달라질 대선구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손학규 변수] "탈당 명분 약해... 적전 분열행위"
신지호 신자유주의연대 대표는 손 전 지사의 탈당과 관련 "그분의 심정은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정치란 명분이 어그러지면 안되는데 탈당 명분이 대단히 약하다"고 다소 비판적 반응을 보였다.
그는 "손 전 지사의 탈당이 한나라당에 마이너스 요인이 되겠지만 탈당 명분이 취약하기 때문에 대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다"며 "그의 탈당이 우리의 기존 스탠스(입장)를 바꿀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그는 "제3지대 정치세력화에 동참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제3지대 정치세력이 어떤 정책과 강령을 들고 나올지 살펴봐야 한다"며 "과거에 우리는 '고건 전 총리는 안된다'고 얘기한 적이 없기 때문에 그쪽 움직임을 나름대로 주시하겠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최홍재 조직위원장도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손 전 지사가 독자적인 지지층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우리의 큰 기조에 변수로 작용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이인제 학습효과라는 게 있기 때문에 정치발전 수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제3지대 정치세력화와 관련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개혁방향 등과 뚜렷하게 일치한다면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면서도 "그것이 의미있는 정치세력으로 성장할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흥미로운 점은 손 전 지사의 정치적 기반으로 주목받고 있는 '전진코리아'의 김윤 공동대표(한국경제세계화포럼 대표)가 자유주의연대 창립에 관여했다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 신 대표는 "김윤 공동대표는 자유주의연대 창립을 논의하는 과정에 잠시 참여했다가 결국 합류하지는 않았다"며 "우리가 성공하는 걸 보고 뭔가 모색하다 전진코리아를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김윤 공동대표가 자유주의연대 창립에 참여했다거나 기여했다고 하기 어렵다"면서도 "문제의식에서 유사한 게 있다"고 말했다.
또한 뉴라이트전국연합(상임의장 김진홍, 상임대표 이석연)은 손 전 지사의 탈당을 "배신행위이자 적전 분열행위"라고 규정한 비판성명을 내놓았다. 전국연합은 손 전 지사를 "제2의 이인제"라고 지칭하며 그의 탈당 행보를 맹비난했다.
전국연합은 "손 전 지사의 탈당은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나 아니면 안된다'는 노무현식 독선과 오만으로 가득찬 행위이자, 좌파정권 교체를 염원하는 국민의 여망을 저버린 배신행위"라고 비난했다.
전국연합은 "한나라당은 무능좌파정권에 질린 국민의 반사적 이익에 도취, 이번 12월 대선에서 마치 승리라도 한 양 내부분열 등 무사안일주의적 태도를 못 벗어나고 있다"며 "이러한 행태가 계속될 경우 정권교체라는 역사적 임무를 완수할 수 없는 사태로까지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최진학 정책실장은 "손 전 지사는 자신의 정치적 욕심 때문에 탈당한 것"이라며 "전국연합은 그에 대해 각을 세우며 견제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