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FTA협상 중단하는 용기 보여달라"

[현장] 홍세화·정대화 등 한미FTA 반대 1인 시위

등록 2007.03.23 12:10수정 2007.03.2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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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화 아니야? 홍세화!"

23일 오전 7시 30분. 광화문 지하철역 5번 출구에서 나오던 시민들은 홍세화 <한겨레> 기획의원의 모습을 보고 놀라는 눈치였다. 출근 중인 시민들 사이에서는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등의 저자인 그의 이름 석자가 새어나왔다.

홍 위원은 이날 1시간 동안 지하철역 앞에서 한미FTA(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하는 1인시위 주자로 나섰다. 출근길 시민들을 향해 한미FTA 협상 저지 투쟁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홍 위원은 "한국 정부가 미국 일정에 맞춰 한미FTA를 밀어붙이는 것에 대한 절박함을 알려야 한다"며 1인 시위에 나서게 된 배경을 밝혔다. 그는 이날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서울조직위원회와 함께 이날 서울 100여개 지하철역 입구에서 동시다발적인 1인시위를 진행했다.

그는 정부를 향해 "한미FTA 협상을 중단할 줄 아는 용기를 가져줬으면 좋겠다"며 "처음부터 잘못된 협상인데, 지금 와서 협상을 중단하자니 잘못된 판단을 스스로 인정할 용기가 없어서 그런 것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이어 "협상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자동차·섬유·국가소송제 등 우리가 얻는 것은 없고, 내주기만 하고 있다"며 "미국의 일정에 맞춰 협상을 끝내려고 한다면, '퍼주기'를 넘어 '바치기' 협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미FTA 체결로 인한 농업 시장 완전 개방과 투자자-국가 소송제(ISD)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정부가 광우병 위험 쇠고기 시장과 쌀 시장 개방 등 농업 문제를 완전히 포기한 듯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농업은 한 국가의 식량 주권 문제일 뿐만 아니라 문화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달 말까지로 협상 시한을 정했지만 끝까지 협상 저지를 위해 시민사회가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체결된 이후에도 국회 비준 등의 과정이 있기 때문에 끝까지 역량을 집중해서 발효되지 않도록 모든 힘을 바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상이랑 당사국간 이익이 일치할 때 가능"

홍 기획위원에 이어 1인 시위 바통을 이어받은 정대화 '창조한국미래구상' 실무위원장은 "한미FTA는 한국 사회의 방향과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엄청난 변화"라며 "'정치적 식민지'를 넘어 '경제적 주권침탈'까지 나타날 수 있는 협상을 현 정부가 마구잡이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 위원장은 "쌀의 경우 협상 품목도 아닌데도 미국에서 논의를 진행하고자 한다, 이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협상이란 당사국간에 이익이 일치할 때 이뤄지는 것인데다, 어떤 나라도 그 나라의 주식을 개방하는 나라는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무조건 개방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우리가 협상에 앞서 준비를 꼼꼼히 하고 체력을 길러서 제대로 협상해야 한다, 준비가 안 된 졸속적인 개방은 온 나라의 국민을 굶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a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은 23일 오전 한미FTA에 반대하는 1인시위를 진행했다. 그는 출근길 시민들에게 한미FTA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광화문 지하철역 입구에 섰다.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은 23일 오전 한미FTA에 반대하는 1인시위를 진행했다. 그는 출근길 시민들에게 한미FTA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광화문 지하철역 입구에 섰다. ⓒ 오마이뉴스 이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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