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자전거.박정규
'저게 어떻게 움직일 수 있을까? 페달을 밟으면 분명히 짐에 부딪힐 텐데…. 그냥 끌고 가는 거겠지? 아니면 부딪히지 않을 정도의 한정된 각도에서만 페달을 밟는 걸까? 뭔가 특별한 기술이 있겠지. 대단한 고수가 틀림없다!'
가르침을 받기위해 주인을 제법 기다렸지만 나타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쉽지만 사진만 찍고 다시 길 위로 나섰다.
오후 1시10분. 거리 음식점이 보인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식당을 보면 밥은 먹어 줘야한다'는 생각이 자리 잡았다. 자연스럽게 나무 테이블에 앉아서 주문을 했다. 메뉴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 밥, 커리, 난이 고정메뉴이기 때문이다. 나만의 고정메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다른 메뉴도 있지만 큰 부담 없이 먹을 수 있고 어디서나 쉽게 먹을 수 있다는 점과 저렴한 가격 때문에 식당에서 먹는 경우에는 거의 밥·커리·난을 먹는다.
한 아저씨가 다가오더니 카메라에 관심을 보인다. 콧수염만 'ㅅ' 모양으로 멋스럽게 기르신 장난기가 가득한 얼굴이다. 촬영하는 방법을 가르쳐드리고 카메라를 맡기자
밥 먹는 모습을 촬영해주시며 아주 흥미로워 하신다.
그리고 내 수염을 한참 쳐다보시더니 "동양인에게는 수염이 어울리지 않아요. 우리가 오리지널이라고요. 자르세요"라고 한다.
"하하, 싫습니다. 저도 수염 좋아해요. 지금 열심히 기르는 중이랍니다."
"음, 그럼 제 친구한테 수염 정리 좀 하세요. 잠깐 만요."
"네, 먼저 밥 먹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