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저리·매국노 경제관료 몰아내자"

'한미FTA 저지 촛불문화제' 2000여명 참석

등록 2007.03.28 22:39수정 2007.03.29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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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최고위급 회담이 사흘째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협상 중단을 요구하는 반대 목소리도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28일 저녁 7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한국이 봉이냐?' 촛불문화제를 열고 "한미FTA 졸속 협상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약 2000여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촛불문화제는 가수들의 공연과 연극영화과 학생들의 공연, 바이올린 연주 등으로 다양한 문화행사로 채워졌다.

a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한미FTA 중단을 촉구하는 범국민 촛불문화제'에는 2천여 명의 시민이 모여들었다.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한미FTA 중단을 촉구하는 범국민 촛불문화제'에는 2천여 명의 시민이 모여들었다. ⓒ 오마이TV 김정훈

용인에서 온 한 시민은 대중가요 '무조건'을 개사해 "한미FTA 협상 저지는 특급명령이야"는 노래를 불렀다. 인천의 한 공부방 아이들도 '한미FTA 저지'를 주제로 단체 춤 공연을 벌여 큰 박수를 받았다. 김은정 세종문화회관노조 지부장은 바이올린으로 '마법의 성', '거위의 꿈' 등 잘 알려진 노래를 연주해 호응을 얻기도 했다.

a 촛불문화제에는 영화배우 문소리씨도 참석해 한미FTA의 협상중단을 촉구했다.

촛불문화제에는 영화배우 문소리씨도 참석해 한미FTA의 협상중단을 촉구했다. ⓒ 오마이TV 김정훈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영화배우 문소리씨는 무대 인사를 통해 "8년전 영화 <박하사탕>을 찍을 때 많은 영화인들이 검은 옷을 입고 거리로 나와 눈물을 흘리며 스크린쿼터 사수 투쟁을 했던게 인상적이었다"며 "그 때는 지금 여기에 또 나와 스크린쿼터 투쟁을 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미FTA 협상은 참여정부에서 일어날 것 같지 않은, 독재정권에서나 일어날 듯 한 협상"이라고 비난했다.

오종렬 한미FTA저지 범국본 공동대표 역시 "머저리, 등신 같은 경제관료들이 대한민국에 숱하게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 경제관료들은 강도가 집에 들어와 다 내놓으라고 하는데, 아흔아홉개를 다 주고 한 개를 돌려받았다며 국민들에게 잘했다고 말하고 있다"며 "이런 매국노들을 모조리 몰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지난 27일 협상장인 하얏트호텔에서 기습시위를 벌인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소속 회원 8명도 참석했다. 이들은 기습시위 하루 만에 풀려나 곧바로 촛불문화제에 나왔다.

함께 나온 이혁제 민주노동당 연수구위원장은 "한미FTA 협상은 미국과 한국 통상관료 그들만의 리그"라며 "매국적 협상 관료들을 반드시 청문회에 세울 것"이라고 성토했다.


촛불문화제에는 또 협상 중단을 요구하며 한시적 단식에 돌입한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후원자 모임도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김근태 친구들'과 '김근태 다물군'은 "한미FTA 저지, 나를 밟고 가라"는 대형 펼침막을 행사장에 갖고 나왔다.

일부 연극영화과 학생들은 해골을 직접 그린 종이봉투를 쓰고 나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종이봉투에 "한미FTA 저지, 모이자, 행동하자"는 구호를 적어 넣었다.


밤 9시께 촛불문화제를 마친 이들은 광화문 열린시민공원까지 도보 행진을 벌인 뒤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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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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