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옥
천주산 정상에 이르는 길은 여러 갈래이지만 나는 천주암 코스로 해서 산행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이유는 순전히 기차가 다니는 건널목을 거쳐 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기차가 지나갈 때면 땡땡 소리가 나고 차단기가 내려지면서 기다려야만 한다. 그래도 한가한 시골 풍경 같은 정겨운 건널목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
천주산 등산객들을 위한 무료 주차장 안으로 들어선 시간이 벌써 오후 1시 45분께. 이미 자동차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 마침 한군데 비어 있어 운 좋게 주차할 수 있었다. 혼자서 천주암 쪽으로 올라가는데 천주암에서 들려오는 예불 소리가 내 마음속으로 파고들었다.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경건한 예불 소리에 늘 마음이 끌린다. 그리고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점이 불교의 큰 매력이다. 그날 천주산에는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산행을 나온 부모들이 많았다. 자연을 좋아하는 부모를 따라 어릴 적부터 산을 찾는 아이들은 가족끼리 하나하나 쌓는 즐거운 추억만큼이나 마음도 예뻐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