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삼아 떠나는 즐거운 붕어 낚시

강진 사초수로, 게릴라식 산란으로 타이밍 맞추기 힘들어

등록 2007.04.13 12:27수정 2007.04.13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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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황정호 광주 '낚시가좋아' 사장이 새벽 4시 반 경 걸어 올린 월척을 들어 보인다.

황정호 광주 '낚시가좋아' 사장이 새벽 4시 반 경 걸어 올린 월척을 들어 보인다. ⓒ 김동욱

남녘의 월척 봄 입질이 생각보다 더뎠다. 예년 같으면 2월 말, 늦어도 3월 중순에 한차례 입질 태풍이 지나갔겠지만 올해는 3월 말 현재까지도 잠잠하다. 이 가운데 강진의 사초수로에서 드문드문 월척급 입질이 이어지고 있어 지난 3월 28일 새벽 서둘러 집을 나섰다.

사초수로는 사초호의 최상류권을 말한다. 사초호는 전남 강진군 신전면 사초리에 있는 대형 간척호수로, 1993년 담수가 시작되었으니 올해로 14년째를 맞는다.


새벽 4시 이후 의외로 짧은 대에서 입질

사초호 제방에 도착하니 그때 시각이 오전 7시쯤. 새벽 2시쯤 서울을 출발했으니 현장까지 다섯 시간이 걸린 셈이다. 기자는 제방에서 바로 상류 수로까지 이어진 시멘트 길을 따라 진입한다. 이미 전날 사초수로 상류에서 밤낚시를 즐긴 황정호 광주 낚시가좋아 사장이 턱걸이 월척 한 마리를 낚았다는 정보를 접수 한 터. 약간은 느긋했다.

사초수로는 하류에서부터 차례로 세 개의 다리가 놓여있다. 통상 하류부터 1, 2, 3번 다리라 불리는데, 황사장은 2번 다리와 3번 다리 사이에서 밤을 샜다.

"새벽 4시 반 쯤 입질이 왔습니다. 그 전까지는 완전히 말뚝이었어요. 밤새 바람이 심하게 부는데다가 수온이 급격히 떨어져 전반적으로 조황이 좋지 못하네요."

황 사장은 삭은 줄풀 구멍을 찾아 모두 7대의 낚싯대를 펴놓고 기다렸다고 한다.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전날 오후 2시쯤. 밑밥을 주고 어두워질 무렵 케미컬라이트를 꺾었다. 그리고는 하염없이 시간만 흘렀다.

"새벽 4시 넘으면서 '오늘은 안 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랬는데, 그때 2.6칸의 짧은대에서 입질이 왔어요. 케미컬라이트가 순간 반짝 하더군요."


집단 산란 조짐 없어 시기 맞추기 힘들어

a 이날 낚인 사초수로 붕어. 비늘이 깨끗한 것이 아직 산란 전임을 말해준다.

이날 낚인 사초수로 붕어. 비늘이 깨끗한 것이 아직 산란 전임을 말해준다. ⓒ 김동욱

황 사장은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 입질이었다고 한다. 미끼는 새우. 너무 입질이 없어 대가리 껍질을 까볼까 하고 몇 번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도 산란기인데, 새우는 원형 그대로 쓰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결국 이 생각이 맞은 것 같습니다."


어쨌든 황 사장과 함께 출조한 다른 꾼들은 거의 빈 살림망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날 황 사장의 조황은 단연 군계일학이다. 오전 햇살이 수면에 퍼지기 시작하자 지렁이 미끼를 넣어둔 채비에 잔챙이 입질이 붙기 시작한다. 챔질해 보면 15cm 전후급.

사초수로는 4월 초 현재 부분 산란 중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예전처럼 집단 산란이 이루어지지 않고, 게릴라식으로 산란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사초수로를 잘 아는 현지꾼들은 올해 사초수로의 산란기 낚시는 타이밍 싸움이 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3월 말 사초수로 연안에는 아예 장박채비를 한 꾼들의 텐트가 여러 동 보인다.

쉽게 가는 길 / 서해안고속도로 목포나들목을 나가 영암방면 2번 국도를 따라 진행한다. 영산호하구둑을 건너 삼호-학산을 지나 성전까지 간다. 성전면에서 강진ㆍ보성 가는 2번 국고를 따라 계속 진행 강진까지 간다.

강진에서 해남 가는 18번 국도를 따라가다가 계라삼거리에서 도암ㆍ신전 이정표가 가리키는 55번 도로를 따라 좌회전 한다. 도암면을 지나 신전면에서 '사초' 이정표를 따라 좌회전 한 길로 들어가면 사초호 제방에 닿는다. 사초수로는 제방에서 상류쪽으로 시멘트 길을 따라 진입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월간 붕어낚시21 5월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월간 붕어낚시21 5월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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