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B 공습' 광교산 몸살

코스 완만 이용 급증... 자연훼손 사고위험 노출

등록 2007.04.24 11:14수정 2007.04.2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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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와 용인시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광교산(582m)은 평일 1만3000명, 주말에는 2배 이상 늘어 2만5000명 정도의 등산객이 찾는 수원시의 진산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산이 넓고 완만한 능선이 많아 산악자전거(MTB) 코스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입소문을 타고 수도권 일대는 물론 전국 각지에서 MTB 동회인들이 속속 몰려들면서 등산객들과 잦은 마찰을 빚고 있다. 라운딩하면서 흙먼지가 발생하는 데다 굽이진 등산길이 좁아 사고의 위험마저 앉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MTB족들이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며 자연을 마구잡이로 훼손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MTB족 취미생활 극대화?= 평일인 23일 수원시 장안구 하·상광교동 13번 버스종점과 경기대 정문 인근에서 MTB족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몸에 딱 달라붙는 울긋불긋한 유니폼에 헬멧과 고글 등으로 중무장한 한 40대 중년남성은 통신대 헬기장까지 오른 다음 광교저수지까지 내려오는 약 9㎞의 능선을 따라 새로운 코스를 개척하겠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매순간이 긴장되고 다리 근육이 터질 듯 하다, 그러나 라운딩을 끝내고 나면 자신감과 성취감 희열 그 자체를 맛 볼 수 있어 자연이 훼손될 걸 알면서도 도전하게 된다"고 말했다.

▲자연 훼손 심각= 광교산 MTB 코스로 가장 각광 받는 경기대 인근 북수원의 하·상광교동코스. 비교적 코스가 쉽고 문안한 북수원에 라이더들이 몰리면서 이 일대 자연훼손도 심각하다.


경기대에서 형제봉에 이르는 코스는 등산객들과 잦은 마찰로 인해 MTB동호회 대표단들이 모여 자전거 금지를 선포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일부 MTB족들이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 때문에 곳곳이 파인 곳이 많고 흙이 쓸려내려 간 곳도 허다하다.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는 이류로 새로운 하강 코스를 개척, 마구잡이로 산림을 훼손하는 라이더들이 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등산객 사고위험 높아= 등산객들은 좁은 등산로를 위협적인 속도로 하강하는 MTB를 보며 안전에 위협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주말마다 광교산을 찾는다는 김양희(54·여)씨는 "지난 주말에 MTB 여러대가 한꺼번에 내려와 미처 피할 곳을 찾지 못해 계곡으로 떨어질 뻔 했다"고 경험담을 털어 놓았다.

이처럼 위협감을 느낀 일부 등산객들이 시나 구청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시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시는 등산객이 많이 몰리는 북수원 광교산 코스 이용을 자제해 줄 것과 자연 보호 등의 내용이 담긴 협조 공문을 각종 MTB 동호회에 보냈다.

홍보·계도 요원을 등산 코스 입구에 배치해 일반 MTB족들에게도 적극 알릴 방침이다. 또 공식 10개의 등산로 외에 20여개의 샛길을 차단, 출입을 통제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MTB를 판매하고 있는 점포에서 자전거를 구매할 때 라운딩 코스 및 산림보호 등을 사전 공지토록 하겠다"며 "등산객들의 안전은 물론 산림보호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인매일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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