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김홍업씨가 국회에서 무안·신안 보궐선거 민주당 공천장을 받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운'도 따랐다.
이번 선거는 무안 출신의 강력한 경쟁자인 이재현 후보(71·무소속)와 신안 출신의 강성만 후보(46·한나라당), 그리고 역시 신안 출신인 김홍업 후보의 3파전이었다.
이 지역에서 민주당 정당 지지도는 50%를 넘나든다. 뒤늦은 '전략 공천'과 일부 당원들의 반발로 공천 효과가 반감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 지역에서 민주당 공천은 '출발선'부터가 다른 후보보다 유리함을 의미했다.
그렇다고 해서 유권자들이 쉽게 민주당 후보로 나선 김홍업씨에게 마음을 준 것은 아니었다. 다만, '될성 부른 세 사람 중에서 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면 그래도 DJ 아들이 낫지 않냐'는 것이 많은 이들이 내린 결론이었다.
일부에서는 홍업씨가 비리에 연루되었다고 비판했지만, 이재현 후보 또한 군수 시절 공무원 승진과 관련 뇌물죄로 처벌받은 비리 전력이 있다는 점이 오히려 '심리적 위안거리'였다. 어차피 똑같은 비리 연루자라면 그래도 젊은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더 낫지 않겠냐는 것이 이 지역 주민들의 정서였다.
물론 김홍업씨보다 더 젊고 참신한 후보(강성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당선이 되기에는 아직 그가 입은 '옷(한나라당)' 색깔이 유권자들의 마음에 걸렸다. 애당초 당선이 목표는 아니었던 만큼, 한나라당 후보가 두 자릿수 지지를 기록한 것만으로도 이 지역 주민들이 한나라당에 마음의 문을 연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나라당으로서도 이 지역에서 '심리적 교두보'를 확보한 셈이다. 선거 기간에 만난 김영준씨(강성만 후보 선대본부장)씨는 "한나라당이 과거에는 독립운동 하듯이 숨어서 선거운동을 했던 이 지역 정서를 감안하면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면서 다음 선거에 기대감을 피력했다.
김홍업 캠프의 한 관계자는 "신안보다 유권자 수가 1만명 이상 더 많은 무안 출신의 젊고 참신한 후보가 무소속으로 나섰더라면 이번 선거가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고 토로했다.
김홍업 "저희 집을 정치 명문가로 만들어주세요"